[2025 한·UAE 연합훈련] ‘서울의 4배’ 끝이 안 보이는 훈련장…최대사거리 향해 ‘끝까지 쏜다’

입력 2025. 02. 13   18:22
업데이트 2025. 02. 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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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UAE 연합훈련
② 알하므라 훈련장과 도전

국내 훈련장과 무엇이 다른가
방대한 사격 범위·1문 동시탄착 가능
통신 개통 쉽지 않아…안정적 유지 관건
한국군 전투력·준비성 ‘시험 무대’
극복해야 할 기후·지형 변수는
급격한 일교차, 빠른 적응이 중요
부드러운 모래, 원활한 기동 어려워
몰아치는 바람, 장비 점검 더 철저히

우리 군을 대표하는 기동전력이 끝없는 사막을 질주할 준비를 마쳤다. 육군8기동사단을 주축으로 한 ‘2025년 UAE 연합훈련 TF(현지연합훈련단)’가 아랍에미리트(UAE) 알하므라 종합훈련장에 도착했다. 장병들은 한국에서 익힌 전술을 바탕으로 사막이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작전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투화 끈을 동여맸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알하므라 훈련장의 특성과 장병들이 극복해야 할 도전을 되짚어봤다. 글=박상원/사진=조종원 기자 

 

2025 한·UAE 연합훈련을 앞두고 알하므라 종합훈련장에서 육군8기동사단을 주축으로 한 현지연합훈련단 장병들이 K2 전차, K9A1 자주포,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 장비 점검을 하고 있다.
2025 한·UAE 연합훈련을 앞두고 알하므라 종합훈련장에서 육군8기동사단을 주축으로 한 현지연합훈련단 장병들이 K2 전차, K9A1 자주포,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 장비 점검을 하고 있다.

 

미군·유럽군도 훈련하는 곳 

지난 10일(현지시간) UAE 알하므라 훈련장.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훈련장 규모, 봉긋 솟은 모래언덕, 광활한 지평선을 마주한 현지연합훈련단 장병들은 처음 접하는 환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숙영시설 바로 앞에 펼쳐진 이국의 바다는 이곳이 이역만리 타국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알하므라 훈련장은 서울의 약 4배 크기에 달한다. 기갑·기계화부대가 실기동·실사격 훈련을 전개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다.

훈련장은 크게 △전차사격장 △포병사격장 △도시지역훈련장 △해안사격장으로 구성됐다. 특히 포병 전력의 최대사거리 사격이 가능할 정도로 방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박재현(중위) 전투촬영팀장은 “이곳은 미군을 비롯해 여러 유럽 국가가 정기적으로 훈련을 실시하는 곳”이라며 “국내에서는 수행하기 어려운 대규모 기갑·포병훈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장병들이 직면하는 가장 큰 변수는 급격한 일교차와 사막 특유의 환경이다. 낮에는 강렬한 태양이 작전 수행을 어렵게 만들고, 밤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적응력을 시험한다.

부드러운 모래 지형은 장비 기동에 최대 장애물이다. 계속 몰아치는 모래바람은 자주포·전차·장갑차 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현지연합훈련단은 출국 전부터 고온과 모래바람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체력단련뿐만 아니라 장비 점검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영진(준위) 지속지원소대장은 “사막 환경에서 UAE군 르클레르(Leclerc) 전차가 기동을 원활하게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K2 전차도 큰 문제 없이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다만 궤도가 모래에 깊이 빠질 확률이 있는 만큼 부드럽게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해외 연합훈련에 투입된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알하므라 훈련장에 전개돼 있다.
처음으로 해외 연합훈련에 투입된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알하므라 훈련장에 전개돼 있다.

 

연합훈련을 위해 아부다비에 도착한 K2 전차.
연합훈련을 위해 아부다비에 도착한 K2 전차.

 

아부다비 자이드항에 도착한 기갑 장비들이 UAE군 중장비수송차량(HET)에 적재되고 있다.
아부다비 자이드항에 도착한 기갑 장비들이 UAE군 중장비수송차량(HET)에 적재되고 있다.


국내와 다른 환경…다양한 전술훈련 가능 

알하므라 훈련장과 국내 훈련장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현지연합훈련단 장병들은 사격 범위와 지형을 꼽았다.

권기성(대위) K9A1 자주포 포대장은 “이곳에서는 25㎞ 장사거리 사격은 물론 1문 동시탄착(TOT) 사격도 문제없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한국은 산악과 평지가 조화를 이뤄 다양한 전술훈련이 가능하고, 사막은 완전히 다른 전장 환경을 제공하는 만큼 많은 것을 배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후·지형 자체가 작전 수행 방식과 병력의 적응력을 크게 변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용배(상병) 자주포 조종수는 “국내 훈련장은 보통 돌과 진흙이 많은데, 이곳은 모래로 가득 찼다”며 “화포 간 안전거리를 신경 써서 조종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기범(하사) 통신지원반장도 “국내와 다르게 통신 개통이 쉽지 않았다. 확연히 다른 환경에서 통신 지원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어떤 지형에서도 완벽한 통신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응 능력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사막에서 검증받는 K무기체계 

현지연합훈련단은 국내에서 정밀성과 기동성을 강조한 훈련을 수행해왔다. 이에 반해 알하므라 훈련장은 장비의 신뢰성을 유지해야 하는 시험 무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관계자들도 훈련 기간 장비 가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K2 전차는 차열 커버와 모래 유입 방지 장치를 활용해 사막에서도 안정적인 사격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K21 보병전투장갑차는 기동 중 장애물 돌파 능력을 테스트하며 사막에서도 실전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윤여경(하사) K21 조종수는 “모래가 기동에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넘지 못할 장애물은 아니었다”며 “K21 장갑차는 이런 환경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완벽한 훈련을 위한 지원 

연합훈련을 위해 UAE군도 지원체계에 만전을 기했다. 현지연합훈련단이 머무는 숙영시설을 훈련센터에 마련했고, 생필품·급식을 지원하는 등 장병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아울러 UAE 군의관이 상주하는 응급대응체계도 구축했다.

안순옥(대령) 현지연합훈련단장은 “국내에서는 전술을 발전시키는 훈련을 해왔고, 알하므라에서는 그 전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할 것”이라며 “두 훈련장은 상호 보완적이며, 우리 장병들은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군 관계관도 “알하므라 훈련장은 단순한 훈련장이 아니라, 한국군의 전투력과 준비성을 시험하는 무대”라며 “이번 훈련은 양국의 협력이 더 굳건해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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