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빅터스 도전, 상이군인 처우 개선에 도움 됐으면”

입력 2025. 02. 12   16:38
업데이트 2025. 02. 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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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전 전상자 이한 선수
5개 종목 출전 “참가 자체에 의미”
“메달보다 화합…2029 대회 유치 기대”

 



“상이군인의 보상과 처우를 개선하고 위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인빅터스 게임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2025 캐나다 인빅터스 게임’(제7회 세계상이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이한(34·예비역 해병병장) 선수가 11일 스노보드 종목 출전 직전 진행된 국가보훈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이 선수는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 파편상을 당한 상이군인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스노보드, 실내조정, 수영, 좌식배구, 스켈레톤 등 5개 종목에 출전한다.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아쉽게도 없다”면서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두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입대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19세 청년(당시 이병)이었던 그는 북한의 122㎜ 방사포에 의해 얼굴과 왼쪽 다리 등 4곳에 파편상을 입었다. 6개월 동안 치료를 받은 그는 해병대 연평부대로 복귀해 병장으로 만기전역했다.

이 선수는 “연평도 포격전은 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며 “운명을 달리한 분들도 있어 슬프고 화도 나지만, 그분들 덕분에 제가 지금 살아 있다고 생각해 더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서해 최북단 연평도를 아무런 선전포고도 없이 선제포격했고, 우리 군이 이에 대응사격을 하면서 격렬한 포격전이 벌어졌다. 연평도 포격전으로 해병대 연평부대에서 장병 2명이 전사했고, 16명이 다쳤다. 민간인도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이 선수는 연평도 포격전을 배경으로 한 연극 ‘연평’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군인의 존재 이유와 집·가족의 의미, 꿈과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삶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연극은 지난해 6~7월 공연됐다. 연평도 포격전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까지 앓았던 그가 연극에 출연한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 선수는 “연평도 포격전 사상자뿐만 아니라 국가를 위해 군 복무를 하다가 돌아가시거나 다친 분들에 대한 예우가 드높아져야 한다는 생각에 연극 출연을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서울시 청년부상제대군인 상담센터에서 상이군인 대상 법률 및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이 선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그렇다 보니 많은 분이 (북한의 도발로) 돌아가시거나 다치기도 한다”며 “그런 분들에 대한 처우가 더 개선됐으면 좋겠고, 국민께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가 2029 인빅터스 게임 대한민국 유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빅터스 게임은 다친 군인들이 스포츠 화합을 통해 재활하고 건강을 되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된다면 정말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국가보훈부 공동취재단·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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