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군사상식] 고도 500㎞서 요격 더 촘촘하고 강하게… 적 미사일 막아낸다

입력 2025. 02. 06   16:56
업데이트 2025. 02. 0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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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군사상식 - SM3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은 

KIDA “조건부 타당”…도입 사업 속도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탑재
이란 공습 방어로 실전 능력 검증
적 미사일 비행 중간단계서 요격 가능
복합다층방어체계 구축…KAMD 고도화

 

미 해군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레이크 이리(Lake Erie)함이 SM3 블록ⅠB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출처=RTX 공식 홈페이지
미 해군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레이크 이리(Lake Erie)함이 SM3 블록ⅠB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출처=RTX 공식 홈페이지

 


적의 탄도미사일을 중간단계(고도 90~500㎞)에서 요격할 수 있는 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 SM3 도입에 대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조건부 타당’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SM3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KIDA는 지난 1일까지 진행된 해군의 SM3 블록Ⅰ 구매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앞서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지난해 4월 제16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SM3 해외 구매를 결정했다. 당시 책정된 사업비는 8039억 원, 사업 기간은 2025~2030년이었다.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KIDA의 사업 타당성 조사라는 관문을 통과함에 따라 SM3 도입 사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형 3축체계 역시 보다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SM3는 정조대왕급(8200톤급)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될 예정이다. 총 3척을 건조하는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에는 SM3와 함께 종말단계(고도 33~36㎞) 요격을 맡는 장거리 함대공유도탄 SM6도 탑재된다. 두 유도탄을 모두 장착할 경우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종말·중간 단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미 해군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Fitzgerald)함이 SM3 블록ⅠA를 발사하고 있다. 출처=미 해군 공식 홈페이지
미 해군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Fitzgerald)함이 SM3 블록ⅠA를 발사하고 있다. 출처=미 해군 공식 홈페이지

 


이는 탄도미사일 탐지·추적에 주력하던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힌다.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이 탐지·추적·요격 능력을 모두 갖춘 ‘해상 기반 한국형 3축체계’의 핵심으로 불리는 이유다. 기존 요격체계와 더불어 다층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미국 RTX(옛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SM3는 블록ⅠA·B 및 블록ⅡA 등으로 구분된다. 초기형인 블록ⅠA는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운용했고, 블록ⅠB는 이를 유도장치와 자세제어장치 등 부품을 업그레이드해 고도·파괴력을 높였다. 블록ⅡA는 일본이 개발에 참여했다. 2015년 6월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2020년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표적 요격시험도 마쳤다. 2022년에는 해상자위대 마야급 이지스 구축함 2척에 ICBM 모사 표적의 실제 요격에 성공했다. 미국 역시 지난해 12월 괌에서 블록ⅡA를 이용해 중거리탄도미사일(ALBM) 요격 시험을 마쳤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지원을 위해 블록Ⅰ과 함께 처음으로 실전에서 사용돼 전 탄 명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지난 1월에도 홍해에서 후티 반군과의 교전 중 SM3를 사용했다.

우리 군이 도입할 계획인 블록Ⅰ은 전장 6.58m, 전폭 1.57m, 중량 1500㎏이다. 마하 8.8의 속도로 700㎞ 이상 떨어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특히 탄도미사일의 ‘상승-중간-종말’ 비행 단계 가운데 고도가 가장 높은 중간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했다. 함께 탑재될 SM6는 사거리 240~400㎞, 요격 고도는 34㎞로 종말단계 요격을 맡는다.

SM3 도입으로 중간단계 요격 능력을 갖출 경우 우리 군의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능력은 보다 고도화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추가 요격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SM3 도입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KAMD가 추구하는 복합다층방어체계(요격 고도가 다른 복수의 유도탄으로 적 미사일과 최소 두 차례 이상 교전하는 방어체계)에 SM3가 포함될 경우 적의 다량·다종 미사일과 방사포 혼합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다. 비교적 비행 속도가 느리고 전체 비행시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승·중간 단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거리에서 한 박자 빠르게 대응하는 장점도 있다.

방사청은 지난해 4월 SM3 도입을 발표하면서 “해상에서 발사하는 탄도탄요격유도탄을 확보함으로써 적의 탄도탄 위협에 대한 실효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SM3가 도입되면 우리 군은 고도 15~40㎞는 패트리어트와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Ⅱ) 천궁Ⅱ가, 40~70㎞ 범위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그 이상은 사드(THAAD·종말단계 고고도지역방어체계)와 SM3가 중첩 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장사정포를 요격하는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가 배치되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무력화할 KAMD 체계는 보다 촘촘하고 단단해질 전망이다. 맹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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