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청춘의 힘찬 시작
제식련·화생방 교육·사격 등 소화
주말엔 견학·체험 프로그램 병행
훈육요원, 생도 생활 노하우 전수도
오는 21일 입학식 후 정식 생도로 생활
미래 육군 이끌어갈 ‘화랑의 후예’ 준비
육사 3·4학년 화랑기초훈련 파견생도들
매서운 눈으로 교정선배의 진심과 후배의 기쁨이 오갔다
민간인에서 사관생도로 바뀌는 5주간의 시간
정예장교의 기초를 닦는다
작가 데이비드 립스키는 4년간 미국 육군사관학교(육사) 생도들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쓴 책 『강하게 살아라』에서 기초군사훈련 부분을 각 학년 생도 생활만큼 비중 있게 서술한다.
미 육사 생도들에게 기초군사훈련이 그만큼 강렬하게 기억됨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작가 표현대로 기초군사훈련은 미 육사에 입학하기 위한 행군의 종점이자, 소위 계급장을 달기 위한 또 다른 행군의 출발점이다. 지난달 17일부터 ‘호국간성, 강군의 요람’ 대한민국 육사에서 5주간의 화랑기초훈련을 받는 85기 예비생도들도 마찬가지다. 미래 육군을 이끌어갈 ‘화랑의 후예’는 저절로 태어나지 않는다.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을 함양하고,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자세와 기초전투기술을 익히며, 정예 육군 장교로 성장하는 시작점에 선 예비생도들의 훈련 현장을 찾았다. 글=최한영/사진=이경원 기자
훈육장교들 꼼꼼하게 예비생도 지도
6일 오전, 85기 1중대 예비생도들이 사격술 예비훈련 교육장에 모였다. 예비생도들은 K2 소총을 들고 ‘엎드려 쏴’ 자세를 취한 후 조준, 호흡 멈춤, 격발까지의 과정을 숙달하고 있었다.
오준혁(대위) 훈육장교가 예비생도들 사이를 오가며 제대로 된 사격 자세를 취하는지 확인했다.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쓰니까 그럴 수 있어. 그래도 자세 제대로 잡아야 해.” 오 대위 목소리가 예비생도들 사이를 묵직하게 울렸다.
그는 “소총을 처음 잡을 때 제대로 된 사격 자세를 익혀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교정할 기회가 없기에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라고 하며 세세히 살핀다”고 설명했다.
예비생도들이 임관 후 일선 부대 소대장으로서 병사들을 지도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인근 핵 및 화생방 교육에서는 이성우(대위) 훈육장교가 임무형보호태세(MOPP) 단계별 행동절차를 설명했다. “동작 완료 10분 전!” 이론교육을 마친 이 대위의 구령에 맞춰 예비생도들이 앞에 놓인 화생방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예비생도들의 선배가 될 육사 3·4학년 화랑기초훈련 파견생도(기파생도)들 눈은 특히나 매서웠다. “전투복 상의를 보호의 하의 안에 넣어야지.” “보호의 상의까지 입었으면 장구류 다시 착용한 다음에 전투화 덮개 착용해.” 기파생도들은 화생방 보호의를 입고 있는 예비생도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네 알겠습니다.” 지적받고 대답하는 예비생도 목소리에 잔뜩 기합이 들어갔다.
긴장감이 흐르던 찰나, 기파생도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본 4개 소대 중에 1중대 2소대가 제일 빠르게 잘하고 있다.” 예비생도들은 “감사합니다”라고 답하며 보호의 착용을 계속했다. 칭찬 때문인지 착용 속도가 빨라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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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생도 말투·동작에서 군인 모습 엿보여
인근 실내사격장에서는 사격술 예비훈련을 마친 예비생도들의 실탄 영점사격이 한창이었다. 실탄을 다루는 곳이기에 특히나 긴장감이 흘렀다. 예비생도들은 3발 사격 후 크리크를 수정하고는 2차 사격을 했다. 안전검사까지 마친 예비생도들이 자신이 쏜 영점표적지를 들고 기파생도 앞에 섰다. “잘 쐈다. 합격!” “감사합니다!” 짧은 칭찬과 답변 속에 선배의 진심, 후배의 기쁨이 오갔다.
훈련 3주 차 막바지에 들어선 예비생도들은 어느덧 기파생도의 진심을 알아차린 듯했다. 박희원 예비생도는 “가치관 토의 시간에 소대장 기파생도가 본인의 가치관을 말씀하시며 ‘육사에서 열심히 생활하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하신 것이 계속 생각난다”며 “훈련받으며 내가 바뀌는 것이 느껴진다”고 힘줘 말했다. 박 예비생도의 말투와 동작에서 어느덧 군인다운 모습이 엿보였다.
교관들도 예비생도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었다. 김계성 군사학 교관은 핵 및 화생방 교육 후 막간을 이용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여러분 거의 다 왔습니다. 앞으로 2주만 버텨서 이겨내고, 생도가 되면 일반학기 군사학 수업 때 봅시다. 교육 끝!” 김 교관의 말이 끝나자 예비생도들의 박수가 육사 교정을 울렸다. 모두의 노력 속 예비생도들은 당당하게 화랑의 후예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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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 장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
육사는 화랑기초훈련에서 예비생도들이 자긍심을 함양하고, 입학 후 조기 적응하는 데 필요한 기본소양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예비생도들은 이 과정에서 올바른 국가관·안보관·대적관·군인정신을 함양하고, 군인 기본자세를 익힌다.
예비생도들은 1주 차에 훈련 적응에 중점을 두고 군인정신·인성 교육, 제식훈련을 마쳤다. 2·3주 차에는 핵·화생방 교육, 사격, 20㎞ 전술행군, 체력단련을 하며 장차 정예 장교가 되기 위한 기본자세를 완성하고 있다. 4·5주 차에는 리더십 개발 교육, 교과과정, 문화·체육 활동 등을 하며 생도 생활 적응력과 자신감을 높인다.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체력단련도 계속한다.
주말에는 훈련 목표에 부합하는 견학·체험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예비생도들은 △육사의 전통과 올바른 국가·안보관을 확립하기 위한 육군박물관 견학 △서울 전경을 감상하고 육사인으로서 자부심을 쌓기 위한 교훈탑 야간 견학 △2주 차 영점사격 외에 다양한 사격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과학화훈련장 사격훈련 △소대 단위 단결력·소속감 향상을 위한 영내 트래킹 △훈육요원이 생도 생활 노하우를 전수하는 진로설계 교육 등을 하고 있다. 육사의 역사·전통을 계승하는 신조탑 참배, 사자굴 의식, 재구 의식, 태릉탕 의식도 예비생도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화랑기초훈련을 마친 예비생도들은 오는 21일 입학식을 거쳐 정식 생도로 입학한다. 오세웅(준장) 생도대장은 “화랑기초훈련 기간은 민간인에서 사관생도로 신분이 바뀌는 중요한 시기”라며 “훈련받은 예비생도들이 장차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는 정예 장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는 데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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