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안보정세가 불안정하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고통을 직접 겪고 있고, 수천 ㎞ 떨어진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만 볼 일은 아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관계가 형성됐고, 이로 인해 북한군 특수전 부대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정황이 언론에서 공개되고 있다. 이렇듯 외부 환경이 불안정하고 불명확한 시점에 군인으로서 ‘우리 대한민국 국군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바로 ‘응집력’이다. 응집력은 무엇이고 왜 우리에게 필요한가?
응집력이란 사전적 의미로 ‘어떤 단체나 조직에 속하는 구성원을 통합하는 힘, 또는 물체가 외부 힘의 작용에 저항해 원형을 지키려는 힘’이다. 임진왜란 때 바다에서 조선을 지킨 이순신 장군은 맹렬히 공격해 오는 적 앞에서도 ‘학익진’을 활용해 흔들림 없이 대형을 유지한 채 흐트러짐 없는 응집력을 발휘함으로써 효율적인 전투를 해 열세한 상황에서도 대승을 거뒀다. 고대 그리스에선 일명 ‘팔랑크스 대형’(창과 방패를 지닌 많은 수의 병력이 밀집해 적군을 압박하는 전술)을 갖춰 적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함으로써 다수의 군인이 하나의 큰 힘을 발휘했던 전투기술을 활용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이순신 장군도, 고대 그리스 군인들도 구성원의 힘을 결집시키기 위한 원동력을 ‘응집력’에서 찾아 적에게는 빈틈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순간 가장 강력한 ‘한 방’을 날리는 기회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응집력의 유사어는 군대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결’이다. 최근엔 단결, 즉 똘똘 뭉쳐야 하는 응집력이 필요한 상황이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다. 국내에선 병역자원 감소로 인한 전투원 부족현상과 장비 운용의 제한, 높은 수준의 복지 및 처우 개선 요구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있다. 국외로부터는 대한민국의 주적 북한의 지속적 쓰레기풍선 살포와 그로 인한 대한민국 내부의 남남갈등 발생, 북한군의 온당치 못한 파병소식 등이 있다. 형태와 방법, 주체는 다양하지만 이 모든 게 우리가 직면한 도전요소다.
“한 사람이 길목을 잘 지키면 능히 1000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 333척 규모의 왜군을 13척으로 물리쳤던 명량해전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에 기록한 말이다. 앞서 언급한 도전요소들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대한민국과 국군은 강력하고 튼튼한 응집력을 발휘해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할 힘이 있는 국가이자 군대다. 죽음 앞에서도 한 치 물러섬 없이 적과 싸워 이기겠다는 필사즉생(必死則生)의 자세와 함께 대한민국과 국군을 지지해 주는 열렬한 국민의 의지가 모여 응집력으로 발산된다면 어떠한 도전도 극복해 낼 수 있다. 도전을 성장의 기회로 삼아 더욱 강건한 국군으로 자리매김해 나가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시기보다 ‘응집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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