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를 맞이할 때 어김없이 많은 이가 더 나은 자신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체중 감량, 꾸준한 독서, 더 나은 인간관계 등 각양각색의 목표가 있지만 그중 상당수는 3일을 넘기지 못한다. 흔히 이를 ‘작심삼일’이라고 부르며 자신의 의지 부족을 탓하기도 한다. 그러나 새해 결심이 실패하는 이유는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작심삼일로 끝나는 근본적 이유는 심리적·행동적·환경적 요인이 얽혀 있어서다. 단순히 의지 부족 때문만은 아니니 오래 상심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아비투스(Habitus)’다. 아비투스는 피에르 부르디외가 주창한 것으로, 우리가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 체화돼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행동과 사고의 틀을 뜻한다. 아비투스는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내면화한 습관과 규범이다. 즉 무의식적인 나의 설계자라는 의미다. 이는 단순히 습관의 반복이 아니라 사고방식과 선택,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규정하는 틀이다. 특정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은 바로 이 아비투스에서 비롯된다. 단순한 개인적 특성이나 취향을 넘어서는 거대한 힘이다.
그렇다면 아비투스가 왜 중요한가?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를 아비투스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예측할 수 있고 더 깊이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아비투스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방법은 작은 변화를 반복하는 것이다. 갑자기 큰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작은 습관을 꾸준히 쌓아 가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매일 30분 운동’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면, 처음엔 5분을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 중요한 점은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작은 변화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아비투스로 자리 잡게 된다.
우리의 행동은 주로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책을 읽는 사람이 되려면 책이 눈에 띄는 곳에 있어야 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려면 운동복이 쉽게 손에 닿는 곳에 있어야 하는 이치다. 환경을 의식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아비투스를 변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비투스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자기성찰이다. 일주일에 한 번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돌아보자. 목표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어떤 점에서 어려움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조치를 하는 게 필요하다. 성찰과 피드백을 하면서 점차 아비투스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아비투스는 의식하지 못한 채 우리의 행동을 이끄는 강력한 힘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의식적으로 다룰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고, 환경을 재구성하며,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성취를 축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아비투스를 형성할 수 있다.
습관은 곧 너와 나의 본래 모습이다. 무의식적인 습관은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 강력한 힘이다. 하지만 이 힘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작심삼일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공을 이룰 수 있다. 새해에는 더 이상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무의식적인 습관의 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해로 만들어 보자. 작은 변화에서 시작해 그것이 쌓여 더 나은 나를 만들어 갈 것이다. 습관은 나의 오늘을 만들고, 오늘은 나의 미래를 만든다. 푸른 뱀의 해에는 습관의 힘을 이해하고, 이를 삶의 도약대로 삼아 보자. 새해는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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