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寶…붓의 신선이 그린 석가세존 등 ‘국보’ 신규 지정

입력 2025. 01. 05   11:37
업데이트 2025. 01. 0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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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후불도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
김천 직지사 ‘삼불회도’
보물서 잇따라 승격

승려 혜철 유골 안치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통일신라 최고 석공 솜씨
예술·기술적 가치 커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

 


2025년 새해를 맞아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재가 잇따라 국보로 신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후불도인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와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1997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화면 하단에 새겨진 1729년(조선 영조 5)이라는 제작 연대와 의겸(義謙)을 비롯해 여성(汝性)·행종(幸宗)·민희(敏熙)·말인(抹仁) 등 제작에 참여한 승려들의 이름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불화다. 특히 제작 책임자 격인 의겸을 붓의 신선인 ‘호선(毫仙)’이라는 특별한 호칭으로 기록해 그의 뛰어난 기량도 짐작할 수 있다.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가운데 석가여래를 크게 부각하고 나머지 도상들은 하단에서부터 상단으로 갈수록 작게 그려 상승감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조선 후기 불화의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제자들의 얼굴 표현과 세부 문양에서는 조선 전기 불화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 중 약사여래설법도, 영산회상도, 아미타여래설법도(왼쪽부터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 중 약사여래설법도, 영산회상도, 아미타여래설법도(왼쪽부터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는 1980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이번에 국보로 지정된 조선 후기 후불도다. 중앙의 영산회상도, 좌측의 약사여래설법도, 우측의 아미타여래설법도 3폭으로 구성돼 있다. 현존 삼불회도 중 3폭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작품으로, 세관(世冠)·신각(神覺)·밀기(密機) 등의 화승이 1744년(조선 영조 20) 완성해 직지사 대웅전에 봉안했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에 유행한 공간적 삼불회도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불화다. 장대한 크기에 수많은 등장인물을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로 장중하게 그려냈다.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은 통일신라 시대 적인선사(寂忍禪師)의 승려 혜철의 유골을 안치해 세운 석조물인 ‘부도(浮圖)’다. 여러 개의 석재를 짜 맞춰 조립했고, 가구식 기단을 별도로 둔 팔각원당형 부도탑의 전형으로 탑 맨 아래에 있는 하대석에는 각기 다른 형상의 사자상이 양각돼 있다. 석탑의 몸을 이루는 탑신석 양 옆면에는 목조건축의 기둥 등을 새겼다.

전체적인 비례감과 조형미가 뛰어난 데다 특히 목조건축의 지붕 형상을 본떠 조각한 옥개석은 전통한옥의 처마곡선과 목부재를 사실적으로 재현한 데서 당대 최고의 석공이 시공했을 것으로 추정돼 예술적·기술적 가치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지속해 협조하면서 보존·활용하는 적극행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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