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최대·최강!’ 1포병여단을 소개할 때 자주 등장하는 수식어다. 1포병여단은 전군 최대 규모 포병여단이자 막강한 화력을 보유한 부대다. 6·25전쟁 중인 1953년 2월 창설돼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1포병여단 장병들조차 ‘현재’에 집중할 뿐 흘러간 부대 역사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여단에서는 장병들의 애대심 고취와 부대정신 함양을 위해 우리의 뿌리를 찾고 부대 역사를 정립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부대역사 바로 세우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시작은 막막했다. 부대 창설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수많은 책, 전쟁기록물 속 포병 이야기를 읽는 것부터 시작했다. 여단 창설지인 포병학교,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강원도 고성을 포함해 부대 발자취를 따라 전국 각지로 향했다. 역대 지휘관들을 찾아갔고, 기록물을 관리하는 대내외 기관에도 수시로 방문했다. 수십 년이 흐른 시점에서 부대 흔적이나 유의미한 사료(史料)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단과 관련된 것이라면 작은 단서 하나, 글귀 한 줄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몇 개월의 노력 끝에 수십 년의 부대사를 비롯한 방대한 역사자료가 모였다.
72년의 세월을 거슬러 무수한 기록을 읽고,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그동안 잘 체감하지 못했던 1포병여단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초의 군단 포병단으로 창설된 당시 배경과 부대 발전 과정을 이해하게 됐다. 왜 1포병여단을 대한민국 최초·최강 부대라 칭하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1포병여단’이라는 부대가 자리매김하기까지 많은 이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대 역사를 들여다보니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여단급 포병부대로서의 체계와 면모를 갖춰나가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장비의 현대화·전력화 과정에서 포병의 역사를 견인하며 부대다운 부대,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부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역대 지휘관 및 선배 전우들’이 있었다. 결국 1포병여단의 역사는 이곳을 거쳐 간 무수한 부대원이 한 글자, 한 글자씩 써 내려간 것이다. 그 때문인지 현충원 충혼당에 모셔진 1대 여단장님을 찾아뵙고, 각 묘역에 빼곡히 잠들어 계신 호국영령을 바라봤을 때 이전과는 다른 감정에 휩싸였다.
여단은 올해로 창설 72주년을 맞이한다. 우리는 비호포병부대원으로서 ‘이겨야 산다’는 부대정신을 계승하고 있으며,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역사’라 하면 거창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군 복무 중인 우리는 이미 각 부대의 역사 속 한 페이지에 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함께 부대 역사를 적어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훗날 뒤돌아봤을 때 내가 남긴 그 한 페이지에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각자에게 주어진 순간에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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