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로 날아가 소리 없이, 오차 없이 명중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이란?
운용요원 단 3명…모든 임무 가능
조이스틱으로 레이저 빔 발사
정밀성·빠른 대응 속도 강점
서울 방어 새 패러다임 제시
레이저발진기 출력 확대 진행 중
기술체계 숙련도 확보 등 과제도
육군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가 서울 핵심 지역에 처음 배치한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은 단순한 군사 장비 배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북한의 무인기 위협이 급증하는 가운데, 기존 방공체계로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한 결과물이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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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레이저 대공무기’인가?
천광은 ‘스타워즈’ 같은 SF 영화처럼 레이저 광선을 사용한다. 광섬유에서 생성된 레이저로 표적을 타격해 무력화하는 무기체계다. 영화처럼 발사된 레이저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천광의 가장 큰 강점은 정밀성과 빠른 대응 속도다. 고출력 레이저를 활용해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적이 작거나 빠르게 이동하더라도 레이저 빔을 통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유효사거리 내에서 실시간 탐지와 타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적의 소형 무인기와 멀티콥터에 최적화된 무기다.
경제성과 지속성도 상당하다. 발사 비용이 약 2000원에 불과하기에 기존 방공체계 대비 월등히 경제적이다. 탄약 없이 전기만으로 운용, 지속적인 작전 수행을 할 수 있다.
소음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레이저 무기의 특성상 소음이 없어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은밀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도심에서 방공 작전을 수행할 때 민간에 불필요한 공포심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천광 운용 장병들도 최신 무기의 우수성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승태(중위) 레이저대공무기중대 소대장은 “대공포 오리콘을 사격 하기 위해서는 운용요원 10명이 필요했다”며 “하지만 천광은 3명이면 사격 준비부터 타격까지 모든 절차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창(상사) 수방사 전력부사관도 “천광은 자동추적(Lock on)을 걸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레이저가 발사된다”며 “정확성은 다른 무기와 비교하면 차원이 다르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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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광, 대한민국 방공의 새로운 전력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개발사업은 2019년 8월 시작돼 약 87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협력으로 개발된 이 무기는 실사격 시험에서 100% 격추에 성공하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무기는 방위사업청(방사청) 한국형 스타워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으로,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캠퍼스에서 양산 착수 회의를 통해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육군은 지난 10월 4일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올해 전력화하는 최신예 무기 4종을 공개하는 전력화 행사를 개최했다.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 등과 함께 이날 대내외에 공개된 첨단 전력화 장비 중 하나가 바로 ‘천광’이었다. 북한의 전방위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육군의 첨단 신규 장비로 소개된 ‘천광’에는 적 소형무인기와 드론을 단시간에 파괴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현재 방사청은 핵심 구성품인 레이저발진기의 출력을 수백 킬로와트 수준으로 높이는 추가 기술 사업도 진행 중이다. 향후 천광이 항공기·미사일 등 대형 항적을 대응하는 레이저무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도입의 군사적·전략적 의미
천광의 실전 도입은 다양한 의미를 시사한다. 먼저 수도 서울 방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서울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중요 군사시설이 많은 지역으로, 북한의 우선 타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천광’의 배치는 이러한 위협을 억제하고 도심 방공 체계를 강화하는 상징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의 심리전 차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무인기를 활용해 한국군의 방공망을 시험하거나 심리적 압박을 가해 왔다. 그러나 ‘천광’의 실전 배치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대응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역할을 한다.
방사청이 지난 7월 양산 착수 회의 당시 “세계 최초로 레이저 무기를 군에 실전 배치·운용하는 선도국가가 됐다”며 북한 무인기 도발 대응 능력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군사비 절감과 방공 능력 극대화를 동시에 이루는 선택으로, 대한민국 방공 전략의 진화를 의미한다.
다만 천광의 성공적인 실전 배치를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새로운 기술 체계에 대한 장병들의 숙련도 확보, 주요 거점 지역으로의 추가 배치, 그리고 기존 방공 체계와의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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