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52보병사단] 군기 아래에 열외는없다

입력 2024. 12. 20   17:14
업데이트 2024. 12. 22   09:23
0 댓글

육군52보병사단 올해 마지막 예비군훈련 현장을 가다

예비군들 방탄헬멧·탄띠 착용으로 훈련 시작
“군기 유지하며 이동합니다” 지시에 일사불란
개인화기·영상모의 사격, 시가지전투 등 소화
조교·교관, 소총·장비 확인 후에야 비로소 끝

육군 모든 부대의 예비군훈련이 지난 20일 51·52보병사단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각 부대 예비군훈련 교관·조교들은 올해 전국 280만여 명의 예비군들이 현역 시절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훈련을 준비하고 시행했다. 박달과학화예비군훈련장 곳곳을 땀으로 물들인 52사단 박달예비군훈련대 구성원들도 그랬다. 올해 계획된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들의 시선은 어느덧 내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훈련대 소속 개인화기 조교가 예비군들에게 사격 전 주의사항을 전달하며 소총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훈련대 소속 개인화기 조교가 예비군들에게 사격 전 주의사항을 전달하며 소총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교관·조교, 매서운 눈으로 예비군들 이끌어 

지난 20일 오전, 훈련장 앞에 도착한 예비군들을 예비군지휘관과 조교들이 맞이했다. 전투복 등 복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예비군들을 피복대여소로 안내하고, 준비한 방탄헬멧과 탄띠를 착용토록 하는 것으로 훈련은 시작됐다. 누구든지 예외는 없었다. “동대장(예비군지휘관) 앞으로 2열 종대로 모여주십시오. 군기 유지하며 안보교육관으로 이동합니다.” 조용하면서도 절도 있는 목소리에 예비군들은 지시를 따라 이동했다.

개인화기 조교가 사격 전 예비군의 청력보호헬멧 착용을 돕고 있다.
개인화기 조교가 사격 전 예비군의 청력보호헬멧 착용을 돕고 있다.



안보교육관에서 안보·보안교육을 마친 예비군들은 편성된 분대별로 훈련을 시작했다. 예비군들은 △개인화기 사격 △영상모의 사격 △핵 및 화생방 보호 △시가지 전투 △야지전술 등의 훈련을 소화했다. 각 훈련마다 교관·조교들의 매서운 눈초리가 예비군들을 향했다. 특히 실탄을 다루는 개인화기 사격 훈련에서 이런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사격 전 사격술예비훈련(PRI) 강의실에서 조교는 소총 특징과 작동원리, 유의 사항 등을 꼼꼼히 설명했다. 사격장에 들어서서는 긴장도가 한층 높아졌다. 교관이 전체 사격 통제를 하는 사이 조교들은 예비군 뒤에서 “탄알집 아직 결합하지 마시고 대기하십시오” “조종간 반자동으로 바꿔주십시오”와 같은 지시사항을 전하고 확인했다.


조교가 사격 전 예비군에게 탄알집을 전달하고 있다.
조교가 사격 전 예비군에게 탄알집을 전달하고 있다.


다른 훈련장도 마찬가지였다. 가상현실(VR) 기술 기반 영점사격과 도심지 방어 전투를 할 수 있는 영상모의사격 훈련 중 한 예비군이 소총 격발을 하지 못하자, 뒤에 있던 조교가 재빨리 다가가 총기 상태를 확인했다. 김태경 교관의 “교전 시작됐습니다”라는 외침으로 시작된 시가지전투훈련은 연막탄까지 터지며 실감나게 전개됐다. 김 교관의 “양 팀, 전진하면서 적극적으로 임해주기 바랍니다”라는 독려에 힘입어 양 분대는 치열한 교전에 나섰다. 김 교관은 예비군들이 착용한 마일즈 장비에 표시된 ‘사망’ ‘부상’ 등의 정보를 전하며 훈련을 원활하게 이끌었다. 

과학화된 시스템에 각 교관·조교의 능숙함이 더해지며 이날 훈련, 더불어 지난 3월 4일 시작한 사단의 올해 계획됐던 모든 예비군 훈련이 마무리됐다.

사단은 올해 VR 기술 등을 활용해 예비군들이 도시지역 작전에 부합하는 실전적 전투기술과 상황 조치 능력을 숙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예비군들의 전투력을 끌어올리고 훈련 참여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육군52보병사단 박달예비군훈련대 소속 조교가 지난 20일 박달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예비군훈련에서 시가지전투에 나서는 예비군들에게 소총을 나눠주고 있다.
육군52보병사단 박달예비군훈련대 소속 조교가 지난 20일 박달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예비군훈련에서 시가지전투에 나서는 예비군들에게 소총을 나눠주고 있다.



훈련대 교관·조교들의 헌신도 올해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데 원동력이 됐다. 교관·조교들은 훈련일에는 오전 7시30분 전후로 교장에 내려가 준비를 마쳐야 한다. 훈련이 있을 때 휴가는 언감생심이다. 본인이 자리를 비우면 제대로 된 훈련이 힘들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비훈련 기간에도 훈련장과 장비 정비·관리, 집체교육과 임무수행 평가 등 다음 훈련을 위한 일정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조경수(대위) 훈련중대장은 “올해는 특히 기상 이변으로 인한 폭염·폭설 등이 겹치며 훈련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모두가 ‘예비군 정예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자부심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훈련대 모두가 사명감과 전우애를 토대로 맡은 임무를 완수했다. 개인화기 조교 박서진·배용준 병장이 애초 지난 19일이었던 전역 일정을 하루 미루고 마지막 훈련에 임한 이유도 ‘사명감과 전우애’ 때문이었다. 박 병장은 “훈련대 한 명 한 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기에 마지막 훈련까지 마치고 부대를 떠나고 싶었다”며 “실탄을 사용하는 개인화기 훈련은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기에 마지막까지 책임감 있게 훈련에 임했다”고 전했다. 배 병장도 “지난달 폭설이 왔을 때 한 명도 빠짐없이 눈을 치우며 전우애가 두터워졌던 기억이 나를 붙잡았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한 건의 사고 없이 훈련을 마쳐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사단은 이날 훈련 종료 후 두 사람에게 사단장 명의의 표창장을 수여하며 격려했다. 두 사람이 전역식을 마치고 위병소를 떠날 때, 먼저 전역한 선임들까지 멀리는 전북 전주에서 올라와 위병소 밖에서 반갑게 맞이했다는 소식은 ‘전우애의 힘’을 다시금 떠오르게 했다. 조 대위는 “두 사람이 군 생활 중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임무도 모범적으로 수행했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며 “맡은 임무를 불만 없이, 능동적으로 찾아서 하는 인원들의 중대장으로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시가지전투훈련 교관이 훈련 후 예비군 팔에 부착된 마일즈 장비를 확인하고 있다.
시가지전투훈련 교관이 훈련 후 예비군 팔에 부착된 마일즈 장비를 확인하고 있다.


“내년에도 최고의 예비군 훈련 위해 노력” 

사단은 올해 성과를 토대로 내년에도 성과 있는 예비군훈련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승용(중령) 박달예비군훈련대장은 “훈련대 교관·조교의 헌신이 있어 올해 훈련을 이상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입소하는 예비군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최한영 기자·이경진 인턴기자/사진=이경원 기자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