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전술·최강의 팀워크…“최고 전투전문가 명예는 우리의 것”

입력 2024. 12. 11   17:14
업데이트 2024. 12. 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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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1보병사단 최우수 보병소대 선발대회

“전방 30m 적 확인” 긴장감 팽팽
소대장 명령 떨어지기 무섭게 일사불란 움직임
일부 후미 기습에 수비팀 타격 ‘공기마저 싸늘’
치열한 쌍방교전 전개 체력·정신력 한계 도전
마일즈 장비 착용…창의적 이동·사격기술 요구
율곡대대 6중대 1소대 우승…“단결력이 바탕”

열흘 넘게 숨 돌릴 틈 없이 전개된 육군1보병사단 ‘최우수 보병소대 선발 대회’가 11일 막을 내렸다. 사단 최고의 소대를 선정한 이 대회는 경기도 파주시 운천마일즈훈련장에서 펼쳐진 ‘소대 쌍방 마일즈 훈련’으로 마무리했다. 고도의 전투 기량을 선보인 참가 장병들의 열정은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사단 최고 전투 전문가’란 명예를 차지하기 위한 장병들의 굵은 땀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박상원 기자·이경진 인턴기자/사진=조종원 기자

 

11일 경기도 파주시 운천마일즈훈련장에서 진행된 육군1보병사단 ‘최우수 보병소대 선발대회’ 중 마일즈 전술훈련 쌍방교전 참가 장병들이 수풀로 몸을 은폐하고 있다.
11일 경기도 파주시 운천마일즈훈련장에서 진행된 육군1보병사단 ‘최우수 보병소대 선발대회’ 중 마일즈 전술훈련 쌍방교전 참가 장병들이 수풀로 몸을 은폐하고 있다.

 


생생한 전투 현장 


이날 오후 운천마일즈훈련장. 차가운 겨울바람이 군복을 스치는 가운데 사단 장병 2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최우수 소대 선발대회 결승전에 참가한 사단 장병들이다.

운천마일즈훈련장은 산악지형에서의 쌍방교전을 연습하는 데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대회를 치러야 하는 장병들 얼굴에는 긴장감과 함께 싸워 이기겠다는 전투의지가 역력했다.

대회는 청군·황군으로 나뉜 두 팀이 산악지형에서 쌍방교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술 토의를 마친 각 팀 장병들은 마지막 장비 점검을 마친 뒤 전투준비에 돌입했다. 잠시 후 교전을 알리는 신호가 떨어졌다. 장병들은 저마다 유리한 엄폐물을 선점하기 위해 빠르게 달려나갔다. 그러면서도 상대를 속이기 위해 미리 준비한 기동전술도 펼쳤다.

신혜성(중사) 평가관은 세심한 눈빛으로 참가 장병들이 전술적 활동을 취하는지 살폈다. “장병들이 마일즈 장비를 착용했기 때문에 부상 정도가 곧바로 나옵니다. 이를 기반으로 각 소대의 점수를 반영해 평가하고 있죠. 또 근접 교전 상황 시 서로 다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를 곧바로 제지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교전에서 수비 역할을 맡은 방미대대 3중대 2소대원들은 능선 위로 빠르게 이동하며 사격 위치를 선점했다.

김민석(소위) 2소대장은 전투의 중심에서 침착하게 명령을 내렸다. “1분대는 발성 장애물 설치 후 무전을 통해 곧바로 보고하기 바람.” 김 소대장 지시에 따라 1분대는 공격 소대가 기습하는 길목에 장애물을 설치했다.

반면 공격팀인 율곡대대 6중대 1소대는 엄폐물을 활용, 적의 움직임을 차단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찾고 있었다.

30분가량 소강상태가 이어지던 중 수비팀에서 소대장의 명령이 떨어졌다.

“적이 오른쪽 산등성이를 타고 접근 중이다! 모두 엄폐 후 대응 사격 준비!” “전방 30m 적 확인! 우측 조 조준사격 후 후방으로 이동!”

김 소대장은 전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소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일사불란한 행동이 펼쳐졌다.

하지만 1소대는 병력을 일부 우회시켜 후미로 기습을 가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수비팀은 큰 타격을 입었다. 산비탈에 메아리치는 양쪽 지휘관의 명령은 공기를 더욱 팽팽하게 만들었다. 실제 전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이란 생각이 들자 지켜보기만 해도 몸을 움추릴 수밖에 없었다.

장병들은 본격적인 교전이 시작되자 서로를 제압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기습을 통해 심대한 피해를 입힌 공격팀도, 불리한 상황에 놓인 수비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다녔다. 교전은 공격 측인 1소대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와 상관없이 투지를 불태운 두 팀 모두의 손을 들어줘야 할 듯했다.

 

 

비탈면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가는 장병의 모습.
비탈면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가는 장병의 모습.

 

장병들이 근거리에서 쌍방교전을 펼치고 있다.
장병들이 근거리에서 쌍방교전을 펼치고 있다.

 

교전에 앞서 작전계획을 논의 중인 장병들.
교전에 앞서 작전계획을 논의 중인 장병들.

 

마일즈 장비의 영점을 맞추고 있는 장병들.
마일즈 장비의 영점을 맞추고 있는 장병들.



훈련의 하이라이트 전술적 응용력

소대 쌍방 마일즈 전술훈련의 핵심은 각 소대가 가진 전술적 응용력과 팀워크다. 실제 작전 환경을 재현한 이 훈련에서는 지휘관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병력을 효과적으로 배치해야 했다. 특히, 산악지형에서는 적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위한 창의적인 이동과 사격 기술이 요구된다.

공수가 전환된 소대는 다시 한자리에 모여 전술을 복습하기 시작했다. 공격팀이 된 2소대는 두 번의 패배는 없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다시 시작된 두 번째 교전. 2소대의 정찰병이 수비 소대 후방을 기습했다. 하지만 수비팀인 1소대의 대응은 침착했다.

“후방에 적 2명 접근 중! 섬멸 후 전진합니다!” 상대와 조우한 장병들의 빠른 판단 덕분에 1소대는 기습 상황을 무사히 넘긴 뒤 주도권을 장악했다.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면서 소대 간 교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치열한 전투는 체력과 정신력을 한계로 몰아갔다. 마일즈 장비에서 울리는 사망 경보음은 분위기를 더 고조시켰다.

결국 교전은 전술적 기동과 단결력을 앞세워 고지를 지켜낸 수비팀에 돌아갔다. 이들을 이끈 양유진(중위) 1소대장은 그제서야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소대원들이 하나가 되어 이번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소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예 소대 양성을 위한 여정

치열한 교전 결과 공격·수비에서 모두 상대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율곡대대 6중대 1소대가 최우수 보병소대의 영예를 차지했다.

양 중위는 “소대원들의 단결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오늘 당장 적과 싸워도 승리할 수 있는 강한 전투력을 갖기 위해 앞으로도 실전적인 교육훈련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단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경쟁을 넘어 육군의 창끝 전투력을 향상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 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전투 기술과 단결력을 다진 경험은 실제 작전에서도 큰 자산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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