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 베일 벗은 중국 새 스텔스 전투기 ‘J-35’
주하이에어쇼서 공개…실전배치 앞둬
최첨단 항공우주기술 집약 완성도 높아
J-20과 항공전자장비·운용체계 공유
최대 속도 마하 1.8·전투반경 1200㎞
해군·공군용 개발…수출에도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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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초 중국 주하이에어쇼(공식 명칭 China International Aviation & Aerospace Exhibition 2024)에서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중국 인민해방군의 새로운 5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일반에게 공개됐다. 미국의 F-35와 비슷한 크기와 외형에 이름조차 F-35를 의식한 듯한 J-35는 중국이 개발한 두 번째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려하게 등장한 J-35는 기존 J-20과 함께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PLAAF) 및 해군항공대(PLANAF)의 미래를 책임지게 될 쌍두마차로 불린다.
뛰어난 성능 유감없이 발휘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인 두 번째 5세대 스텔스 전투기가 본격적인 실전배치를 앞두고 2024년 주하이에어쇼에서 일반에게 공개됐다. 2017년 중국의 첫 번째 스텔스 전투기 J-20이 실전배치된 지 7년여 만이다.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고, 처음 그 존재가 공개된 이후 갈수록 미국의 F-35와 비슷해지는 외형으로 인해 J-35는 ‘중국이 F-35를 불법 복제해 만들었다’는 비난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번 주하이에어쇼에서 실제로 공개된 J-35A는 높은 완성도와 뛰어난 성능을 대내외에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기대 역시 매우 높다.
주하이에어쇼가 열리는 동안 복수의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관계자는 J-35의 우수성, 특히 미래전에 대비한 유·무인 합동 전투 능력을 극찬했다. J-35의 개발·제작을 주도한 중국항공공업집단(AVIC) 산하 선양항공기공사(SAC)는 이번 에어쇼에서 그간의 논란을 종식시키고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개발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또한 J-35의 수출에도 적극 나서 미국이 동맹국에 판매하고 있는 F-35의 대항마 역할을 책임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FC-31에서 J-35A까지
이번에 공개된 J-35A의 원형은 2012년 10월 31일 처음 그 존재가 확인된 FC-31이다. FC-31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개발자금을 지원하는 게 아닌 SAC에서 자체 예산을 갖고 업체 주도로 개발이 이뤄졌다.
2대의 비행 가능한 시험기가 제작돼 각각 2012년과 2016년 처녀비행에 성공했으며, 최소 4대 이상의 지상 시험용 기체가 추가로 제작됐다. 2010년대 후반 항공모함에서의 운용이 불가능한 J-20과 성능 개량의 한계가 분명한 J-15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전투기가 필요해지면서 FC-31이 주목받게 된다.
2018년 10월 PLANAF가 차세대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5세대 스텔스 함재기로 FC-31을 선택했으며, J-31이란 명칭을 부여했다. 2021년 10월 29일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본격적인 지원을 토대로 함재기로 개조된 첫 번째 개량형 기체가 첫 비행에 성공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함재기로 개조된 J-31은 기존 FC-31에 비해 더 넓은 날개폭, 완전히 재설계된 전면 동체·조종석 등의 변화가 확인됐다. 2023년 9월 26일 보다 성능이 개량된 J-35가 공개됐으며, PLANAF와 PLAAF를 위한 2가지 파생형의 개발 역시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 11월 개최된 주하이에어쇼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정식 무기체계로 편입되면서 J-35A라는 명칭을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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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20의 첨단 기술 공유하는 J-35
J-35 개발과정의 특징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본격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중국 특유의 불투명함으로 인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심과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짧은 기간 폭발적 성과를 거두게 된다. 시제기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던 FC-31에 비해 J-35는 미국제 F-22·F-35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완성된 외형이 특징이다. 중국의 최첨단 항공우주기술이 집약됐기 때문이다.
항공전자장비와 운용체계를 J-20 개량형과 J-35가 공유한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일부 전문가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J-35가 기존 J-20과 항공전자장비 및 무장체계를 공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운용체계가 서로 다른 F-22와 F-35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에 여러 제약이 있지만, J-20과 J-35는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호운용성이 무장운용은 물론 전술임무 수행 시 여러 장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F-22와 F-35의 임무 수행 능력·무장은 서로 다르지만 J-20과 J-35는 크기만 다를 뿐 운용체계부터 무장까지 많은 부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J-20과 J-35의 상호운용성이 미국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성능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J-35A가 수출용으로 개발된 J-31, 즉 FC-31의 성능 개량형보다 정교한 레이다·항공전자장비, 개선된 공기역학·스텔스 특성, 더욱 발전된 무장운용 능력, 강력한 WS-19 엔진 등을 갖춘 완전히 다른 기체라고 평가한다.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음에도 최대 속도 마하 1.8에 약 1200㎞의 전투행동 반경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J-20 수준의 전자전(EW) 및 전자전 대응(ECM) 능력을 갖췄으며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다와 전자광학추적장비(EOTS)를 조합해 F-35에 필적하는 공중전 능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원천기술 부분은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 중국의 악명 높은 간첩활동에 의한 결과물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J-35가 F-35처럼 단발이 아닌 쌍발 엔진을 선택한 이유도 고출력 단발 엔진의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FC-31은 러시아제 클리모프 RD-33 엔진을 기본으로 하지만 J-35는 성능이 개량된 구이저우 WS-13E로 대체됐고, 최근엔 WS-21 엔진을 장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전문가는 J-35가 초음속 순항이 가능한 WS-19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J-35 개발이 던지는 화두
공개된 J-35A는 외형상 많은 부분이 F-35는 물론 KF-21 등 5세대 및 4.5세대 전투기들과 같거나 유사하다. 다종다양한 전투기를 운용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이 J-35를 전력에 새롭게 추가하는 것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일단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외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전에서 어느 수준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어서다.
그럼에도 업체 주도 형태로 개발된 J-35의 성공사례는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 놓인 다른 국가들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첫 번째는 전투기 개발 성공에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음은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통한 혁신은 필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J-35A의 최초 고객이 PLANAF가 아닌 PLAAF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미국과 서방세계 전문가들은 J-35A의 잠재력은 F-16V와 F-35의 중간 수준이지만 상황에 따라선 그 이상의 능력도 발휘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J-35로 인해 중국·러시아 동맹국들이 수출시장에서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F-35 스텔스 전투기로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던 군사적 우위가 상실되거나 반감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대로 중국·러시아 동맹국 입장에서는 F-35를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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