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유해로 발굴된 박갑성 하사, 74년 만에 귀환

입력 2024. 12. 10   17:07
업데이트 2024. 12. 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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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단, 호국영웅 귀환 행사 열어
혼인신고도 못한 아내 남겨두고 입대
노전평전투서 전사…인식표 함께 발견

 

10일 인천시 계양구 고 박갑성 하사의 유가족 자택에서 진행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에서 이근원(왼쪽)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유가족에게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국유단 제공
10일 인천시 계양구 고 박갑성 하사의 유가족 자택에서 진행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에서 이근원(왼쪽)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유가족에게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국유단 제공



완전 유해로 발굴된 6·25전쟁 호국영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9월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 일대에서 인식표·계급장과 함께 완전한 형태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신원을 고(故) 박갑성 하사로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42명으로 늘었다.

고인은 1924년 12월 경기도 화성시에서 4남 중 셋째로 태어났다. 고향에서 농사들 짓던 고인은 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12월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아내를 남겨두고 대구 1훈련소로 입대했다.

이후 국군 8사단 10연대에 배치돼 ‘횡성전투’ ‘호남지구 공비토벌 작전’ 등 전투에 참전했고, 1951년 8월 28일 ‘노전평전투’에서 북한군 2군단을 격퇴하던 중 전사했다.

국유단은 전사 연구와 참전용사 증언을 토대로 지난 9월 11일 대부분의 유해가 존재하는 완전 유해를 발굴했다. 유해의 우측 쇄골 인근에서 인식표도 함께 발견됐다.

국유단은 고인의 유해 시료를 감식하면서, 기동 탐문관이 병적 자료를 토대로 고인의 본적지 관할 관공서를 방문해 친조카를 찾았다. 이후 유해 및 유가족 유전자를 비교·분석하는 과정을 거친 끝에 지난달 말께 가족 관계를 확인했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완전 유해로 발굴되는 경우는 10% 미만으로, 고인은 완전 유해 형태는 물론 인식표·계급장이 함께 발굴돼 약 3개월 만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국유단은 설명했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10일 인천광역시 계양구의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국유단은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했다. 또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와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며 위로를 건넸다.

친조카 박광운 씨는 “삼촌이 입대 전 농사를 지으며 힘들게 사셨는데, 이제라도 유해를 찾았으니 국립묘지에 안장해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전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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