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돌아오셨나요’…박종익 일병, 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입력 2024. 12. 05   16:53
업데이트 2024. 12. 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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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단, 유해발굴 19년 만에 신원 확인
홀어머니·동생 셋 남겨두고 입대한 장남
경북 봉화군서 ‘호국 영웅 귀환 행사’

이근원(오른쪽 넷째)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 5일 경북 봉화군 유가족 자택에서 고(故) 박종익 일병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갖고, 유가족께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유단 제공
이근원(오른쪽 넷째)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 5일 경북 봉화군 유가족 자택에서 고(故) 박종익 일병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갖고, 유가족께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유단 제공



6·25전쟁 당시 홀어머니와 어린 동생 셋을 남겨두고 입대 후 전사한 호국영웅이 74년 만에 가족의 품에 안겼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5일 “2005년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6·25전쟁 당시 ‘양양지구 유격전’에서 전사한 고(故) 박종익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41명으로 늘었다.

고인은 1929년 12월 경북 봉화군에서 2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5남매 중 둘째였던 고인은 학업을 포기하고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에 매진했다. 1948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고인은 어머니와 누나, 동생 셋을 책임지는 가장 역할까지 짊어져야 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고인은 인근 초등학교에서 이틀간 제식훈련을 받고 곧장 전장에 투입됐다. 이후 국군 유격사령부 제5유격대대에 배치되어 수많은 전투에 참전하던 중 ‘양양지구 유격전’에서 북한군을 소탕하다 1950년 11월 16일 장렬히 전사했다.

양양지구 유격전은 ‘영월-진부-강릉-양양’ 방면의 잔적과 설악산의 북한군 패잔병을 소탕하기 위해 수행된 유격작전이다.

이날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경북 봉화군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에서 진행됐다.

유가족 대표인 남동생 박종대 씨는 “저는 막내아들이지만 형님 대신 장남으로 평생 살아 왔다”며 “형님 유해가 오면 ‘형님 이제 돌아오셨냐’ 하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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