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어렵고 위험한 곳에 항상 레인저<RANGER>가 있을 것이다

입력 2024. 12. 03   15:27
업데이트 2024. 12. 03   15:29
0 댓글
송성훈 상사 육군39보병사단 군사경찰대
송성훈 상사 육군39보병사단 군사경찰대


배고프고 목말라도 
졸리고 힘들어도
움직여야 했다.
일반인이었거나 혼자였다면
절대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었을 거라고.
전쟁에서 공평한 것은 없다.
실제 전장은 이보다 더 불합리할 것이다


얼마 전 동복유격장은 교육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주로 아군의 후방지역에서 작전하는 군사경찰대 소속으로서 전장환경에서 마주하는 산악·하천 및 적지 비정규전 활동엔 미숙하고, 정보 또한 부족해 교육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우리 2팀은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는 구호 아래 똘똘 뭉쳐 있었기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안타깝게 불합격했다가 재입소한 동기생, 올해 전문유격 도전이 3번째라는 동기생도 있었다. 나를 포함해 누구나 언제든 탈락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 전문성을 갖춘 교관들이 열정적으로 교육하면서 원하는 수준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이해하고 체득하는 것은 오로지 교육생의 능력에 달려 있었다. 뒤처지면 낙오되고 만다. 유격전의 환경은 이미 조성돼 있었다. 팀원들은 자발적으로 야간훈련을 했다. 이미 능력이 갖춰져 있었음에도 함께하며 도움을 준 팀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팀원으로 인해 훈련장의 열기는 밤늦도록 식을 줄 몰랐다.

인간의 본능을 시험하기라도 하듯 교육과정은 철저하게 짜여 있었다. 배고프고 목말라도, 졸리고 힘들어도 움직여야 했다. 심지어 가렵고 따가워도 씻지 못하는 환경이 자진 퇴소의 종을 두드리도록 자극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다시금 생각했다. 일반인이었거나 혼자였다면 절대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었을 거라고. 전쟁에서 공평한 것은 없다. 실제 전장은 이보다 더 불합리할 것이다. 오히려 힘든 상황을 제공해 준 유격교육대와 그 어려운 상황을 같이하는 팀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기로 다짐했다.

교육이 끝나갈 무렵, 교관들과 교육대장님은 우리가 진정한 유격대원으로 발돋움하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유격대장님은 우리의 임무가 힘들고 어렵고 위험해도 95%의 마음가짐과 5%의 전략을 갖고 있으면, 그 어떤 일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군 생활은 물론 인생의 길잡이가 돼 주는 잊지 못할 특별한 말이었다.

교육기간 중 누구보다 간절했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우리와 함께 수료하지 못한 동기도 있다. 그들 또한 올해의 고배에 흔들리지 않고 다시 도전해 유격대원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한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