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지자체] 산업 수도 자부심으로 방위·보훈 모범도시로

입력 2024. 11. 25   17:13
업데이트 2024. 11. 25   17:23
0 댓글

군과 지자체 ⑨ 울산광역시

안보 요충지
원전 등 핵심 인프라 보유
국가 비상사태 대비
통합방위 태세 역량 키워

함정의 요람

국산 전투함 생산 현대重
남해 수호 해군3함대
산업·군 시너지 적극 지원

체감형 보훈

MZ 장병엔 투어·축제
독립유공자·참전용사엔
명예수당 등 다양한 지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인 울산광역시는 현재 ‘산업 수도’로서 위상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동시에 국방·보훈 분야에서도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모범이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울산시는 해군과 지역 내 자리 잡은 HD현대중공업의 협력을 통해 방위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체감형 보훈 정책’ 역시 쉼 없이 추진 중이다. 특히 지역 곳곳에서는 보훈 대상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존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보훈 정책을 촘촘하게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글=박상원/사진=이경원 기자

 

울산광역시 남구 울산대공원에 위치한 현충탑. 울산시가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숨진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는 장소다.
울산광역시 남구 울산대공원에 위치한 현충탑. 울산시가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숨진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는 장소다.

 


지역 방위의 중요성 증대

울산시는 국가 경제와 에너지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지역 방위체제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석유화학공단과 원자력발전소 등 핵심 인프라를 보유한 만큼 국가 안보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시는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을지연습과 민·관·군·경·소방의 공조체제 확립을 목표로 육군53보병사단과 함께 화랑훈련·충무훈련에 적극 참여하며 통합방위체제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화랑훈련 기간에 처음으로 실시한 ‘핵·대량살상무기(WMD) 사후관리 훈련’은 지자체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그동안 핵·WMD 사후관리 훈련은 군 부대가 주도했던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 훈련에서는 울산시가 유관기관과 협력해 피해 평가, 대피·구조, 제염, 의료지원, 복구·재건 등 사후관리 5단계 절차와 과업을 정립했다.

시의 통합방위 혁신은 군에서도 주목했다. 당시 훈련에는 김명수 합참의장과 고창준 육군2작전사령관 등이 참관해 현장훈련을 지도·점검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의 안보가 곧 대한민국의 안보라는 마음으로 위기 상황 발생 시 울산시가 주도적으로 임하겠다”며 “통합방위 태세를 확립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고(故) 김도현 공군중령이 순직 당시 탑승한 기종인 A-37B.
고(故) 김도현 공군중령이 순직 당시 탑승한 기종인 A-37B.

 

HD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신채호함 진수식 현장.
HD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신채호함 진수식 현장.

 

울산시가 개최한 6·25전쟁 제74주년 기념식.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개최한 6·25전쟁 제74주년 기념식. 울산시 제공

 


울산 시티투어로 도시 매력 소개

울산시에 따르면 매년 지역에 전입해 군 생활을 시작하는 장병은 200여 명이다. 울산시는 이들이 지역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높일 수 있도록 ‘울산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시티투어는 장병들이 울산의 주요 명소와 산업단지를 탐방하며 도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티투어에 참여한 장병들은 울산의 상징인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에쓰오일 등의 주요 공장을 방문하고 태화강국가정원, 영남알프스, 대왕암공원 등 자연경관을 둘러보게 된다.

지난달 12일 열린 ‘2024 공업축제’ 기간에는 육군53보병사단 장병 200여 명이 축제장을 방문해 울산을 마음껏 즐겼다. 참여 장병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장병들은 울산을 ‘제2의 고향’으로 느끼고 군 생활의 긍정적인 추억을 쌓으며 지역과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시장은 이와 관련, “울산에서 군 생활하는 장병들이 지역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관련 지원을 전입 장병들 가족까지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해군과 협력 강화·조선산업 연계 발전

울산은 대한민국 수출의 전초기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제조한 글로벌 조선 기업인 HD현대중공업이 위치한 도시다. 현대중공업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해군의 첫 국산 전투함인 ‘울산급 호위함’을 생산한 바 있다. 울산을 비롯한 남쪽 해역은 해군3함대가 빈틈없이 수호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울산시는 대한민국의 조선산업 발전과 군 경쟁력 향상에 오랜 시간 해군, 현대중공업과 함께 해왔다. 또 새로운 도약을 위한 걸음을 걷고 있다.

최근 울산시는 해군의 첨단화에 발맞춰 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조선산업의 미래 발전을 위해 선박통합데이터센터를 개소, 차세대 선박 연구를 적극 지원 중이다.

2019~2022년에는 정부지원금과 시 자체 예산을 투입해, 국내 최초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인 ‘울산태화호’ 건조에 성공했다. 매연이 없는 친환경 자율운항선박인 울산태화호는 디지털 해상통신 서비스 실증과 스마트십 핵심 기자재 개발 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해군의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설계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연간 20조 원 규모의 미국 해군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함에 따라 울산시 역시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울산시는 앞으로 외국군과의 교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지역에 외국군에 적합한 정주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외국군과 기업 관계자들이 울산에 편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며 “현대중공업·해군과 함께 함정산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울산대공원에 있는 고 김도현 공군중령을 기리는 흉상.
울산대공원에 있는 고 김도현 공군중령을 기리는 흉상.

 

 

보훈 정책의 체감 강화

울산시는 독립유공자와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보훈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보훈 명예수당 지급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3년 7월에는 기존 ‘복지여성국 노인복지과’를 ‘복지보훈여성국 보훈노인과’로 개편해 보훈 정책에 힘을 실었다. 시는 국가 지원 외에도 지방정부 차원에서 매달 참전명예수당 10만~15만 원을 지급하고, 저소득 독립유공자 유족에게는 20만 원의 생활지원수당을 제공하고 있다.

울산 지역 출신 군인들을 기억하는 행사도 꾸준히 개최 중이다. 2006년 어린이날 축하 에어쇼 도중 순직한 고(故) 김도현 공군중령, 1970년 훈련 중 발생한 수류탄 사고를 자신의 몸으로 막아낸 고 차성도 육군중위 등 지역의 보훈 영웅들을 기리는 추모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들 모두 울산 지역 출신 영웅인 만큼 시는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김 시장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것이 진정한 보훈”이라며 “보훈 문화가 지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