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G20 정상회의 주요 성과

러 외무장관 직후 연사 나서 ‘눈길’
일·호주 정상 등 직설적으로 러·북 거론도

 

 

국제무대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적 군사협력을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 연설이 세계 각국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러시아 대표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러·북 군사 협력을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세션에서 10번째 연사로 나섰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와 북한을 향해 군사 협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면서 그 불법성을 국제사회가 함께 심각하게 인식해 중단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신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발언 직후 연사로 나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윤 대통령 발언이 끝나자 다른 정상들 역시 뜻을 같이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 다음 차례였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러시아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는 방식으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 의해 국제 식량 안보 위협을 가중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북한이 러시아가 저지른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국제 평화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비난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역시 “북한이 우크라이나 영토 주권을 위협하는 러시아의 전쟁에 함께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에 따르면 이어진 2세션에서도 독일, 일본 등이 러·북 협력을 계속 지적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많은 정상이 꽤 직설적으로 구체적 용어와 예시를 써가며 북한과 러시아를 거론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전쟁 관련 이야기 대신 개발도상국, 기후 변화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그것(전쟁)을 일부러 피해 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해설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현안을 피한 사이 윤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이 일제히 러시아 앞에서 러·북 협력을 정면비판하며 압박한 그림이 그려진 셈이다.

러·북 협력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번 G20 정상회의는 격론의 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초청국 발언이 이어지면서 1세션이 예정 시간을 두 시간 넘겨 끝나는 등 회의가 길어졌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정상과 따로 양자 회담을 열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세션이 끝나지 않아 각 정상이 서로 나오지 못해 회담할 수 없던 상황”이라며 “다자회의 성격이 이렇다”고 설명했다. 맹수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