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 30년간 지금처럼 정보기술(IT) 변화를 보며 가슴 설레던 때가 있었을까? 올해 전해진 두 가지 뉴스는 정보통신 담당자로서 그동안 그려 오던 전장 혁신이 비로소 현실화된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 첫 번째로, 연초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을 적용한 S사의 스마트폰을 봤다. 지금까지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선 방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했으나 온디바이스 AI는 통신이 제한되는 환경에서도 스마트폰만 있다면 실시간 통역 등 생활 속의 AI 실현을 가능케 했다.
지난해 ‘AI 소요기획·사업관리과정’에 선발되는 혜택을 누렸다. 교육기간 군·산·학·연 AI 기술동향과 해외 적용사례를 확인했다.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개발도구를 활용해 AI 모델을 직접 실습해 봤다. AI는 기술 관련 전문지식보다 업무 분야별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어떻게 쓸지 창의적인 생각과 지속적인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로, 내년 초에 글로벌 위성통신기업이 스타링크 국내 서비스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스타링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파괴된 우크라이나 통신 인프라를 보완해 작전 수행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기업은 오는 2027년까지 1만2000개 저궤도 소형 군집위성을 이용해 전 세계 어디서든 막힘없는 통신서비스를 추진한다.
지난해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근무 시절, 훈련부대가 운용 중이던 지휘통신 기반체계들이 산악과 수풀이 산재한 환경에서는 성공률이 제한적이고 둔중해 기민한 운용이 쉽지 않았음을 체험했다. 반면 미군은 위성 기반 통신체계를 활용해 이런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작전을 전개하는 모습이 정보통신 담당자로서 항상 부러웠다. 스타링크 국내 서비스는 통신 인프라가 열악한 민간 분야와 함께 국방 분야의 적용 기대감을 높여 준다.
IT 분야 신기술은 한 번 확산되기 시작하면 과거로의 역행보다 앞을 보며 조금씩 혹은 급진적으로 발전한다. 현재 AI 기술과 스타링크 같은 위성 기반 통신기술은 가히 확산 일로에 있다. 군에서 이러한 기술이 잘 접목돼 활용된다면 우리의 전장환경은 지금과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이 될 것이다. 전장에 전개된 플랫폼이 지형과 기상 제약을 극복하고 언제·어디서든 연결되는 초연결·초지능 전장환경이 실현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업무와 전장환경에서 IT 분야 신기술을 어떻게 접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거대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를 느끼고, 이에 맞춰 선제적으로 생각하고 준비하는 자만이 전장을 주도한다는 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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