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와 함께하는 국방안보 진단
18. 중동 분쟁과 한반도 안보에의 군사적 함의
휴전 회담 이끈 카타르 중재 중단 선언
트럼프 당선 후 이란과 확전 우려 커져
이스라엘 안보 환경 한국과 공통점 많아
선공습 후 지상 기동 난항 눈여겨봐야
전자기 스펙트럼 포화 등 새 문제점도
미국과 협조 아래 면밀한 대비 필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피란민 거처로 쓰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학교를 공습해 10명이 숨지고 최소 2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간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쟁 전망과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아본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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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상황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13개월을 넘어섰다. 그동안 양측에서 4만5000여 명이 사망했고, 지금도 그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 9월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는 가자지구가 전쟁 전 상태로 경제를 회복하는 데 350년이 걸릴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미래의 비전은 차치하고, 가자지구 주민들이 당장 올겨울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온이 떨어지고 폭우 가능성이 예측돼 감염병과 급성 영양실조 환자의 급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자국민 1000여 명의 사망을 일으킨 지난해 10월 7일 기습 충격에 이어, 당시 가자지구로 납치된 254명의 인질 중 100여 명은 생사도 불분명한 채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에서는 이미 700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했으며, 동원됐던 예비군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문제도 종종 보도되고 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국가 경제 상황도 심각하다. 국민의 양극화, 국제사회의 반유대 정서 확대 등도 이스라엘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특히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이 헤즈볼라의 산발적 공격으로 인해 예루살렘 등지로 소개된 이래 1년이 넘도록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전선을 이스라엘 북부의 헤즈볼라까지로 확대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리타니강 이남 지역에 레바논군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을 제외하고는 무력을 배치하지 않아야 한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01호의 준수를 강조하며 레바논 남부 공세를 강화해 나갔다.
또한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 등 주요 지도자를 제거했으며 헤즈볼라의 무기고, 비밀 금고 등을 폭격하면서 레바논 중부와 북부에 대한 공습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쟁 전망
휴전을 위한 협상은 더욱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이집트·카타르가 휴전 회담을 이끌어 왔으나 최근 카타르가 중재 중단을 선언했다. 양측이 성실하게 협상할 의향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이스라엘의 공세가 강화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네타냐후 총리와 매우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으며,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 차지한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대선 운동 기간에도 공공연하게 이스라엘 지지 발언을 해왔다.
향후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에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가 예상된다. 이에 발을 맞춘 듯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마찰을 빚어왔던 요아브 간트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극우 유대인들과 정치적 입장을 함께하는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을 새로운 국방장관으로 임명했다. 전쟁을 지속하고 이란과 헤즈볼라 등 ‘저항의 축’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전선이 레바논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이란과의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오랜 갈등을 겪어왔음에도 직접적인 무력 충돌은 피해 왔으나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상호 간 본토를 공격했다.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수공장과 방공망 등을 전투기로 폭격한 이래 보복을 장담한 이란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대선 결과를 기다리며 핵협정 부활을 통해 경제제재를 완화하고자 하는 이란의 신임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의 전략적 인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란의 외교관계 해법이 복잡해졌다. 이스라엘의 신임 국방장관 카츠는 공공연히 이란의 핵시설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중동 정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안보에의 군사적 함의
이스라엘의 안보 환경은 우리나라와도 유사하다. 지정학적 중요성, 작은 영토, 핵을 보유한 주적의 존재, 징병제 실시 등의 공통점 때문이다.
이에 우리 군은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전략, 전술, 군사제도 등을 배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군이 수행하고 있는 시가전, 지하 땅굴 작전, 하이브리드전, 인지전 등의 대응을 통해 다양한 교훈을 도출할 수 있다.
일례로 이스라엘이 겪은 시가전 수행 간 어려움은 추후 우리 군의 시가전 교리 발전 시 참고할 부분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충분한 공습을 통해 위험을 제거한 후 지상과 지하에 동시 병력을 투입하며 소탕 작전을 진행했다. 이 과정 중 좁은 기동로에 폭격으로 인한 잔해까지 쌓여 지상 기동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근접 화력지원 간 우군 피해, 지하 작전 병력과의 기동 속도 차이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무인 전투차량, 소형 전술 지상로봇, 지상과 공중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드론 등 첨단 무기와 장비가 피아 모두에서 다수 활용됐는데, 전자기 스펙트럼 포화 현상이라는 새로운 문제점도 드러났다.
한편, 역사상 최초로 벌어진 이스라엘과 이란의 상호 간 본토 공격은 연합 전력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이란의 두 차례에 걸친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이스라엘 측의 연합 전력은 거의 완벽한 방공망을 형성했다. 국가 간 신뢰와 충분한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2021년 이스라엘에 대한 작전통제가 미 유럽사령부에서 미 중부사령부로 변경된 이후 중부사령부에 속해 있는 아랍국가들과 이스라엘 간 원활한 정보 공유가 이루어졌던 것도 성공적인 대공 방어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역시 북한의 집중적인 포탄과 미사일 공격에 더해 쓰레기풍선까지 다양한 공중 위협에 노출돼 있다. 북한이 다량의 위협 수단을 동시에 섞어 쏘는 전술을 구현한다면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한 협조 아래 대응 우선순위 선정, 대응체계 선정 등에 면밀한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너무나 많은 사람이 생명과 삶터, 희망을 잃었다. 이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가 네타냐후 총리의 정권 안보 및 집권 연장이라고 하는 평가와 함께 ‘정의로운 전쟁’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무력뿐만 아니라 대화·외교 등 모든 방법을 마련해 전쟁을 끝내고 가자지구와 레바논, 그리고 이스라엘에서 자라날 어린이들이 희망을 갖고 지역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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