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기본군사훈련단에 입영해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앞에서 자랑스러운 공군인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5주가 지난 지금 우리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공군인으로 당당히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훈련소에 입소했던 날이 떠오릅니다.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던 우리는 이곳 기본군사훈련단에 모였습니다. 너무나도 다르던 우리가 하나 되기 위해 처음으로 배운 것은 군인의 기본인 ‘제식’이었습니다. 모두가 같은 옷을 입고, 함께 발을 맞추고, 똑같은 자세를 취하면서 우리는 서툴렀지만 조금씩 하나가 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겨 갔습니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 후 동기들과 함께 3㎞ 전투뜀걸음을 하고, 서로의 어깨를 잡고 의지하며 자욱한 화생방 가스를 견디고, 흙바닥을 뒹구는 각개전투훈련을 수행하면서 조금씩 군인으로서의 굳은 의지와 신체를 길러나갔습니다.
대망의 유격훈련 날, ‘팀워크 강화훈련’이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하나의 동작을 취하며 유격체조를 해 나갔습니다. 온몸이 뒤틀리는 듯 힘들었지만 동기들의 함성에 힘을 얻어 버틸 수 있었습니다. 훈련이 끝난 후 전투복에 묻은 흙을 털어주며 서로를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힘든 순간을 함께 극복하고 느낀 뜨거운 전우애를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지난 5주간 기본군사훈련은 스스로 한계에 도달할 만큼 힘들었던 시간도 있었지만, 기쁘고 감사했던 시간도 많았습니다. 각개전투훈련 후 먹었던 간식, 유격훈련 후 먹었던 초코파이, 1주일 만에 손에 쥐었던 휴대전화, 그리고 힘든 순간을 이길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사람들의 응원 목소리, 사회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누리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알게 됐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느끼면서 조금씩 공군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병861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주신 훈육관이 있었기에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수료라는 종착점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수료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이제 곧 초록색 옷을 입었던 나뭇잎은 가을의 낙엽이 돼 저마다의 비행을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록색 군복을 입고 훈련소에 모여 하나 된 우리는 이제 자랑스러운 보라매가 돼 선선한 가을바람을 타고 저마다의 비행을 시작할 것입니다.
병861기 보라매 여러분의 힘찬 날갯짓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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