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날] “PKO 파병 현장, 여군 참여 확대 필요”

입력 2024. 10. 23   17:37
업데이트 2024. 10. 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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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의 날 
국방부·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제2회 여성 유엔평화유지군 포럼’


유엔 평화유지활동 역량 강화 과정 
파병 4회 이성연 중령 등 100여 명 참여
아·태지역 여군 22명 대상 교육도 실시

 

2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2회 여성 유엔평화유지군 포럼에서 이성연 육군중령(진)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2회 여성 유엔평화유지군 포럼에서 이성연 육군중령(진)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국방부와 유엔여성기구(UN Women) 성평등센터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2회 여성 유엔평화유지군 포럼’을 공동으로 열었다. 

이번 포럼은 유엔 여군 평화유지활동(PKO) 역량 강화 과정 중 하나로, 2021년 서울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 공약에 따른 것이다. 당시 정부는 유엔 PKO 파병지역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여성 PKO 요원의 참여 확대’를 위해 유엔여성기구와 협력해 유엔 여군 교육과정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연계해 열린 이날 포럼은 ‘도전 과제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국제사회에서 유엔평화유지군의 중요성, 여군의 PKO 참여 확대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또한 PKO 역량 강화과정에 참여한 교관 및 교육생뿐만 아니라 국방부 국제정책관,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소장, 국방대학교 총장, 주한 대사 및 무관, 대한민국 및 유엔군사령부 장교, 사관생도 및 학군장교 후보생 등 100여 명이 함께하며 성황을 이뤘다.


포럼에서는 PKO 파병 현장에서 평화유지군 여성의 참여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타이슨 니컬러스(호주 해군중령) 유엔여성기구 전략군사 자문관과 젠 위트워(예비역 호주 해군중령) 여성·평화·안보(WPS) 전문가, 그리고 4번의 PKO 파병 경험이 있고 현재 유엔 교전중지협정 감시부대인 골란고원임무단(UNDOF) 연락장교로 임무 수행 중인 이성연 육군중령(진)이 연사로 나섰다.

 

 

제2회 여성 유엔평화유지군 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포럼 주제를 압축한 문구를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2회 여성 유엔평화유지군 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포럼 주제를 압축한 문구를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 중령(진)은 ‘현장의 목소리: 평화유지군 여성을 위한 장벽 허물기’ 발표를 통해 “성공적인 여군 평화유지군 롤모델 형성을 위해 선배 여군의 멘토링 시스템 구축, 경험담 공유, 리더십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국방부는 이에 앞서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유엔여성기구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군 22명을 대상으로 국방대학교 국제평화활동센터 및 서울글로벌센터에서 ‘PKO 역량강화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은 △유엔참모장교 과정(UNSOC) △리더십·임파워먼트 워크숍 △제2회 여성 유엔평화유지군 포럼으로 구성됐다.

포럼에 참석한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여성 PKO 요원은 PKO임무단 최전방에서 여성·아동과의 접촉 및 소통을 통해 임무를 수행하는 핵심 주체”라면서 “특별강연에서 나왔던 귀중한 PKO 경험과 제언을 통해 여성 참여의 중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유엔 PKO 기여 공약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글로벌 중추 국가 및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상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기존의 병력 공여 위주 PKO 활동에서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한 기술·재정·훈련 제공 등 역량 강화지원 활동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게 대표적이다.

나아가 국방부는 이번 특별 포럼을 통해 유엔이 강조하는 여성·평화·안보 의제를 적극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인구절벽 시대에 한국 여군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여군의 PKO 참여 확대와 전문인력 양성에 더욱 힘쓸 것을 약속했다.
글=조아미/사진=양동욱 기자


타이슨 니컬러스 유엔여성기구 뉴욕본부 전략군사 자문관
타이슨 니컬러스 유엔여성기구 뉴욕본부 전략군사 자문관


인터뷰 
- 타이슨 니컬러스 (호주 해군중령) 유엔여성기구 뉴욕본부 전략군사 자문관

한국의 노력은 훌륭한 사례…
여성 리더십 장벽 극복에 중요


타이슨 니컬러스 전략군사 자문관은 현재 호주 국방군에서 유엔여성기구 뉴욕본부로 파견돼 전략군사 자문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유엔여성기구 고위급 인사들에게 자문을 제공하며, 성 인지적 평화유지, 안보부문 개혁, 군비 축소 및 소형 무기 이슈, 성 착취 및 학대 예방·대응 등과 관련한 사항들을 총괄하고 있다. 또한 무관으로서 외교와 국제교류 활동에서 유엔여성기구를 대표하고 있다. 25년간의 군 생활 동안 다양한 제대의 지휘관과 참모직을 수행했다. 중동에서는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 작전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호주군·나토·미군과 전투 작전에 참여했다.


- 유엔여성기구에서 유일한 남자 현역 군인이다. 어떤 임무를 맡고 있나?

“성별 인지적 평화 유지, 안보부문 개혁, 군축 및 소형 무기·경무기, 군인의 성 착취 및 학대 예방·대응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국제 참여 및 국방 외교 분야에서 유엔여성기구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평화 유지, 안보부문 개혁, 군축, 소형 무기 통제, 성 착취 및 남용에 대한 유엔 시스템의 업무가 성별에 따른 대응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등이 포함된다.”


- 여성을 위한 평화유지훈련은 종종 여성이 주도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성평등을 옹호하고 여성의 평화유지에 대한 완전하고 동등하며 의미 있는 참여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리더십 직책에 있는 남성이 성 포용적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모델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차별 금지 권리는 기본적인 인권이자 모든 수준의 평화와 안보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정한 리더는 단순히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표준을 설정해야 한다.”


- 한국은 지난 2년 동안 여군 장교들을 위한 PKO 역량강화교육을 개최해 왔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유엔의 평화유지에 어떻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나? 

“대한민국이 여군 장교를 위한 평화유지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개최한 것은 평화유지구상(A4P·Action for Peacekeeping)에 따라 유엔의 평화유지 이니셔티브를 지원한 훌륭한 사례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숙련된 여성 지도자를 양성해 더욱 많은 여성이 평화유지 임무를 주도할 충분한 준비를 갖추도록 지원한다. 평화유지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임으로써 유엔이 설정한 성평등 목표를 달성할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관점과 경험이 대표될 수 있도록 해 임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평화유지활동의 여성 군인과 경찰을 위한 ‘엘시 이니셔티브 기금’, 여성 군인 평화유지활동 과정, 여성 평화유지군 훈련과 같은 한국의 노력은 평화유지 임무에서 여성의 참여와 리더십에 대한 장벽을 극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 유엔본부 차원에서 평화유지 임무의 여군 장교 참여를 위한 다른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 

“평화유지에 여성의 완전하고 평등하며 의미 있는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여러 이니셔티브가 시행되고 있다. 유엔평화활동국(DPO)은 평화유지활동에서 군과 경찰 임무를 수행하는 여성 수를 늘리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유엔 군·경찰 양성 평등 전략(2018~2028년)’을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이 주요 공여국으로 지원하고 있는 ‘엘시 이니셔티브 기금’은 평화유지 역할에 여성의 배치를 늘리기 위해 재정적 인센티브와 지원을 제공한다. 이러한 이니셔티브는 평화유지활동을 하는 여성의 수를 늘릴 뿐만 아니라 평화유지 임무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미 있는 역할 부여를 위해 고안됐다.”


젠 위트워 WPS 전문가, 유엔여성기구 여군평화작전과정 교관
젠 위트워 WPS 전문가, 유엔여성기구 여군평화작전과정 교관


인터뷰 -
젠 위트워 (예비역 호주 해군중령) WPS 전문가, 유엔여성기구 여군평화작전과정 교관

여성 참여, 작전 효과 향상…
롤모델로서 지역사회 변화 촉진


젠 위트워는 호주 국방군의 평시 최고 훈격인 공로훈장(CMS)을 수상했고, 안보분야 기관에서 사회적 ‘성(Gender)의 주류화’ 국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에는 호주 국방군의 최초 젠더 자문관으로서 아프가니스탄 나토 군사작전에 참전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호주 국방군에서 여성·평화·안보(WPS) 국가행동계획 이행을 주도했으며 2018년까지 유엔여성기구 뉴욕본부에서 초대 군사 자문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유엔여성기구 및 미국 평화작전훈련연구소와 함께 우크라이나, 요르단, 뉴욕 등지에서 활동했다. 현재 젠더국제자문기구의 선임 자문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 PKO에서 여성의 역할은 어떠한 면에서 중요한가?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평화유지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작전의 효과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이나 다른 이슬람 국가들에서 여성 평화유지 요원들은 남성 요원들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사회 내 여성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런 점이 여성들이 평화유지에 더 기여하는 가치라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여성 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안전하게 활동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그들이 밑은 역할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종종 여성 평화유지 요원들은 지역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며 중요한 정보를 얻는다. 아울러 여성 평화유지 요원들은 롤모델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지역사회에서 행동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 이와 연계해 파병 활동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한 사례들이 있었나?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할 때였다. 당시 아프간 군인과 경찰을 훈련·자문·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여성을 군·경으로 모집하고 훈련하는 일이 포함됐다. 그렇게 모집된 아프간 여성들은 ‘여성 참여팀’에서 활동했다. 이 개념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목적으로 2007년쯤 미국에서 시작됐다. 여성 참여팀은 나토 병력과 혼성 참여팀의 일원으로서 아프간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중요한 정보, 특히 안보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해당 지역사회의 안보와 안전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을 식별했다.”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PKO 역량강화교육 교관으로 참여했다.


“이 교육은 리더십 및 역량 강화 워크숍이다. 평화유지활동 참여 여성 수를 늘리기 위한 유엔의 전략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역량강화교육은 지역 내 여성들이 함께 모여 그들의 다양한 관점·기술·배경을 공유하면서 평화유지 환경에서의 리더십을 탐구하고,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평화유지활동의 젠더적 특성을 이해하게 도와준다. 교육을 통해 여성들에게 평화유지 환경에서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방해하는 장애물과 장벽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심어주길 기대한다.”


- 유엔 PKO임무단의 반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역량강화교육으로 아·태 지역에서 PKO 활동에 어떤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보나? 

“가장 중요한 점은 한 지역 내에서 서로 다른 국가 출신 여성들이 함께 모이면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에서 그 지역 내 협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이는 그 지역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들은 여성·평화·안보와 평화유지활동의 성별적 특성을 이해하게 됐으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 기술을 공유할 것이다. 그리고 이 지식을 고국으로 가져가 지속해서 나눌 것이다. 이것이 지역 내에서 공동의 협력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연재해나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서도 훈련받은 여성이 리더 역할을 맡을 경우, 지역 평화유지활동에서 더 나은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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