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북 감시초소 파괴 우리측 검증 방해했다”

입력 2024. 10. 23   17:28
업데이트 2024. 10. 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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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지대 표지 설치 접근 막고
7곳 총안구는 존재 자체 부인

 

2018년 12월 우리 측 검증단이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일대에서 북한 검증단과 함께 북측 GP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국방부가 22일 유용원 의원실에 제출한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제대로 검증에 임하지 않았다. 이경원 기자
2018년 12월 우리 측 검증단이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 일대에서 북한 검증단과 함께 북측 GP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국방부가 22일 유용원 의원실에 제출한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제대로 검증에 임하지 않았다. 이경원 기자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철거한 북한군 감시초소(GP)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제대로 검증에 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남북은 비무장지대(DMZ) 내 GP 각각 10개를 파괴했고, 1개씩은 병력·화기·장비를 철수하고 보존 GP로 남겼다. 같은 해 12월 양측은 상대측 GP에 검증단을 보내 파괴 여부 등을 검증했다. 북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둘러대거나 지뢰지대 표지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검증을 방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당시 합동참모본부에서 작성한 ‘북한 파괴 GP 검증 보고서’에 담겨 있었다. 이 문건은 그동안 비밀로 분류돼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유용원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 요청에 따라 지난 22일 비밀을 해제하면서 언론에 공개됐다.

문건에는 북한이 폭파 방식으로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한 10개 GP 등에 우리 측 검증단이 방문해 현장 조사한 내용이 담겼다. 우리 군은 당시 11개 북한 GP(보존 GP 1곳 포함)에 7명씩, 총 77명을 투입해 불능화 여부를 검증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검증단은 10개 GP 지상시설에 대해서는 대체로 폭파·철거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지역은 지뢰지대 표지 설치로 교통호 매몰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기록했다. 북한은 지하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검증단은 식별이 제한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GP 병역막사 인근에서 우리 측 검증단이 위장된 미상의 지하공간을 발견해 지적하자 ‘이곳을 샘물이라고 했다가 지하 물탱크라고 번복, 둘러대기 급급했다’고 적었다.

GP 내 총안구 파괴 여부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총안구는 일종의 전투진지로 총이나 포를 쏘기 위해 만들어놓은 구멍을 말한다. GP에서는 기관총, 소총 같은 직사화기를 운용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0개 GP 중 7곳에서 총안구 파괴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7곳의 GP에는 총 31개의 총안구가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우리가 총안구가 설치된 지역으로 판단한 곳에 지뢰지대 표지를 설치해 접근을 막거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방식으로 검증을 방해했다.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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