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호국훈련] 도하작전 앞두고 치열한 공방

입력 2024. 10. 21   16:59
업데이트 2024. 10. 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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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호국훈련에서 육군7기동군단은 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과 30기갑여단을 ‘청군’ 공격부대로, 8기동사단과 5기갑여단을 ‘황군’ 방어부대로 편성해 대규모 쌍방훈련을 전개한다. 국방일보는 사흘에 걸쳐 두 공격·방어부대 훈련을 동행하며 호국훈련의 전반적인 시간대별 흐름을 살펴본다. 공세를 위한 도하작전에 앞선 공격부대의 도하 여건 조성 사격과 방어부대의 도하 거부 사격 현장에서 7군단의 호국훈련은 시작됐다.

올해 호국훈련에서 공격부대를 맡은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북진대대 장병들이 21일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훈련장에서 K9A1 자주포 사격 후 주변 정리를 하고 있다.
올해 호국훈련에서 공격부대를 맡은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북진대대 장병들이 21일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훈련장에서 K9A1 자주포 사격 후 주변 정리를 하고 있다.

 

속도戰…신속하게 쏴라 
Attack! 수기사, 거침없는 공격
K9A1 자주포 18문 동시 발사
6.7㎞ 밖 표적 100% 명중 압권
“도발한다면 압도적 화력으로 섬멸”

21일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훈련장. 올해 호국훈련에서 공격부대(청군)를 맡은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수기사)은 본격적인 공세에 앞서 여건 조성에 나섰다. 다음 날 이어질 남한강 도하작전에 앞서 상대의 방어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수기사 북진대대의 K9A1 자주포 실사격훈련 현장을 다녀왔다.


완벽한 도하 위해 최고의 여건 조성 

수기사 북진대대는 이날 K9A1 자주포 실사격으로 방어부대(황색)인 8기동사단과 공병 교전의 첫 포문을 열었다.

기동부대 전투의 핵심은 빠른 기동력, 즉 속도다. 적 진지로 신속히 전개하기 위한 대표적 전술 중 하나인 도하 작전을 위해선 주변의 적을 격멸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강 주변에 적이 산재한 상태에서 문·부교를 활용한 도하는 큰 전력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이날 훈련은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수기사와 8기동사단이 각각 ‘도하 여건 조성 사격’과 ‘도하 거부 사격’을 연달아 진행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대대의 임무는 후방에서 강력한 화력 지원으로 아군 기동부대의 도하를 막으려는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올해 호국훈련의 중요한 ‘첫 단추’인 만큼 훈련장에는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북진대대라는 애칭처럼 저희 부대원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싸워 이길 준비가 돼 있습니다. 북진대대원 모두 국민을 수호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적 도발 시 즉·강·끝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하겠습니다.”

류영욱(중령) 북진대대장이 늠름한 모습으로 늘어선 K9A1 자주포 18문을 바라보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사격이 끝난 뒤 장비를 옮기는 장병들. 부대 제공
사격이 끝난 뒤 장비를 옮기는 장병들. 부대 제공

 

공격개시선으로 기동 중인 K1A2 전차. 부대 제공
공격개시선으로 기동 중인 K1A2 전차. 부대 제공



한 발 쏜 듯 ‘효력사’

이날 부대는 K9A1 자주포 18문을 동원해 6.7㎞ 밖 표적에 고폭탄 100여 발을 사격했다. 결과는 100% 명중이었다.

권택규(대위) 2포대장은 “오늘 사격한 모든 고폭탄이 표적 안에 정확히 명중했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특히 이날 사격 중에는 모든 포를 동시에 발사하는 ‘효력사’가 압권이었다. 같은 타이밍에 발사한다고 해도 시간 차는 불가피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대대 장병들의 실력은 이러한 예상을 순식간에 기우로 만들었다. 대대의 효력사는 단 한 발의 고폭탄을 쏜 듯 한 번의 사격음만 들려왔다.

‘원팀’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부대. 숱한 훈련으로 합을 맞춰왔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권 포대장도 “18개 화포가 동시에 사격하기 때문에 모든 포가 명중하기 쉽지 않다. 포가 방열하는 시기와 낙탄 시간 등을 모두 동일하게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며 “화력사를 완벽히 성공해냈다는 것 자체가 포대원들의 훈련 상태가 굉장히 좋다는 방증이고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현재 안보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포대의 병사부터 포대장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북한군을 초전박살 낸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했다”며 “실제 전쟁을 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사격을 해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훈련에 참가한 김도현(일병) 1포대 병포반장은 “그동안 실전처럼 훈련한 결과 초탄 명중을 달성했다”며 “남은 호국훈련 일정에 최선을 다해 임하며 적이 도발한다면 압도적인 화력으로 즉각, 강력히, 끝까지 섬멸하겠다”고 말했다.

도하 여건을 조성한 수기사는 22일 경기도 여주시 도하훈련장에서 7군단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작전에 참가해 본격적인 공세에 돌입한다. 글=조수연/사진=김병문 기자

 

 

같은 날 호국훈련 방어부대인 육군8기동사단의 K9A1 자주포가 적 기동부대가 도하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사격하고 있다.
같은 날 호국훈련 방어부대인 육군8기동사단의 K9A1 자주포가 적 기동부대가 도하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사격하고 있다.


시간을 벌어라…교란戰 
Defense! 8사단, 빈틈없는 수비
K10 탄약운반장갑차 실전성 눈에 띄어
한 몸인 듯 즉시 탄 보급, 적 도하 차단
“실전처럼 훈련…안보 대비태세 재정립”

한민족의 역사 속 기록에 남을 만한 승전은 대부분 방어하는 입장에서 치러졌다. 강을 건너는 수나라 군대를 강물로 섬멸한 살수대첩부터, 일본의 침략을 막아낸 임진왜란 당시 3대 대첩 역시 국토와 국민을 지키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그 역사 속 군대의 역할은 수 세기가 지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그 임무를 실전에서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육군8기동사단이 2024년 호국훈련에서 다양한 상황에 맞춰 방어부대 역할을 소화한다. 훈련 첫날 ‘도하 거부 사격’으로 포문을 연 현장을 찾았다.


공격부대 어림없다 ‘도하 거부 사격’

21일 이른 아침,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에 있는 사격장. 짙게 꼈던 안개는 서서히 걷혔지만, 여전히 어려운 조건을 극복해야 하는 8사단의 2024년 호국훈련은 이날 이곳에서 막을 올렸다.

호국훈련은 공격부대와 방어부대로 나뉘어 방어선을 돌파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8사단에는 강을 건너 진격하려는 공격부대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부여됐다. 사단은 곧바로 예하 포병부대인 명품백호대대 K9A1 자주포 18문을 즉각 투입해 방어에 나섰다. 이름하여 ‘도하 거부 사격’. 적의 기동부대가 문·부교 등의 교량을 설치해 도하하려는 것을 방해하고 시간을 늦추기 위한 목적이다. 해당 전력이 모여 있는 집결지를 목표지점으로 사격 명령이 떨어졌다.

시뻘건 불을 뿜는 포신 주위로 하얀 포연이 흩날렸다. 한 문씩 사격하는 지명사로 영점을 맞춘 자주포들은 6문이 동시에 사격하는 효력사로 위력을 뽐냈다. 눈앞이 번쩍하는 사격 순간에 이어 귓전을 때리는 포성과 땅이 흔들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약 6㎞ 떨어진 표적지에 정확하게 떨어진 포탄이 뿌옇게 일으키는 흙먼지를 확인하면서 57발의 사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신영근(중령) 대대장은 “전 장병이 확고한 대적관과 안보관을 확립한 가운데 훈련에 임해 성과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격 준비 중인 장병. 부대 제공
사격 준비 중인 장병. 부대 제공

 

장병들이 훈련 후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부대 제공
장병들이 훈련 후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부대 제공



K10 탄약운반장갑차도 실전처럼 훈련

특히 이날 훈련 중 눈에 띄었던 건, 사격에 임한 자주포뿐만 아니라 분주하게 움직인 K10 탄약운반장갑차였다. 전·평시 화력태세 및 지속지원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K10으로 자주포에 155㎜ 탄약을 보급하는 상황을 설정해 실전성을 높였다.

자주포 뒤에 바짝 붙은 K10에서 포탄을 이동시킬 레일이 튀어나와 두 장비를 연결하는 ‘접속’을 수행했다. 버튼 몇 개를 조작하자, 무거운 포탄들이 레일을 따라 하나씩 자주포로 옮겨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에는 직접 장병들이 손으로 옮겨야 했던 데서 크게 발전한 모습이다.

K10을 운용하는 박상직(상사) 탄약반장은 “전자동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정확한 절차를 숙지하고 정상적으로 운용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실제 포탄사격 중 제한 없이 즉시 탄을 보급하는 능력을 확인했다는 것이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대는 이번 사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빈틈없는 임무 수행 능력을 확인하고 장병들의 사기까지 높였다. 신 대대장은 “이번 사격을 진행하면서 현 안보 상황과 관련한 대비태세를 재정립할 수 있었다”며 “남은 호국훈련 및 앞으로 진행될 모든 훈련에 항상 실전처럼 임하면서 언제나 승리하는 부대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8사단은 22일 공격부대의 도하가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거점 방어 및 지연 작전에 나선다.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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