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러시아 파병…좌시 않고 대응”

입력 2024. 10. 20   16:34
업데이트 2024. 10. 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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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긴급안보회의 주재
“국제사회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
국정원, 북 병력 수송 러 함정 포착·추적
한미 합참의장 안보정세·현안 논의

지난 16일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군사시설 연병장에 북한 인원으로 추정되는 400여 명이 운집해 있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
지난 16일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군사시설 연병장에 북한 인원으로 추정되는 400여 명이 운집해 있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긴급안보회의를 주재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경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긴급안보회의를 열어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점검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국가안보실, 국방부, 국가정보원(국정원)의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윤 대통령 등 참석자들은 북한군의 러시아 이동 및 러시아에 대한 전쟁 지원정보를 공유하고, 이의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아울러 러·북 군사밀착이 군사물자 이동을 넘어 실질적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이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는 우방국들과의 공조하에 북한의 러시아 파병 동태를 초기부터 면밀히 추적해 왔다”며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긴급안보회의를 주재한 것은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북한 병력 수송 목적의 러시아 함정 활동 모습. 우리나라가 운용하는 합성개구레이다(SAR) 탑재 위성으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제공
지난 12일 북한 병력 수송 목적의 러시아 함정 활동 모습. 우리나라가 운용하는 합성개구레이다(SAR) 탑재 위성으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 제공


이와 관련, 같은 날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러시아 파병을 위한 특수부대 병력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군 동향을 밀착 감시하던 중 북이 8~13일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 

정부 소식통 등에 의하면 북한은 특수작전부대 예하 4개 여단 소속 1만2000명 규모의 병력을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은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상륙함 4척과 호위함 3척이 북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북한 특수부대 1500여 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 완료했고, 조만간 2차 수송작전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해군함대의 북한 해역 진입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공군 소속 AN-124 등 대형 수송기도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을 수시로 오가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파병된 북한군이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하바롭스크·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현재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으로, 적응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 합동참모의장은 이날 제49차 군사위원회회의(MCM)를 화상으로 개최하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포함한 안보정세·현안을 논의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김명수 합참의장과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이 북한의 도발행위와 러·북의 군사협력 증대가 한반도 및 전 세계의 긴장과 위협을 고조시킨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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