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안전기지’를 만들자

입력 2024. 10. 16   16:29
업데이트 2024. 10. 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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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을 읽고


최민호 상병 육군51보병사단 승리대대
최민호 상병 육군51보병사단 승리대대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펴냄
전홍진 지음 / 글항아리 펴냄



현대인에게 우울증은 불가피한 영역이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앓게 되지만 도착점은 엇비슷하다. 필자는 가족 문제와 경제 사정으로 인해 지난해 8월부터 정신과를 다녔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슬퍼할 겨를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3월이 돼 입대했지만 쉼 없이 달려오느라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우울증이 휘몰아쳤다. 신병 보호기간 어떻게든 이 난제를 해결하고자 병영 도서관에 갔는데, 우연히 전홍진 선생님의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을 읽게 됐다.

어떤 방식으로 예민함을 승화시킬 수 있을까? 저자가 제시한 방법 중 도움이 됐던 게 있다. 우선 타인과의 만남이다.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에 다다르면 항상 긴장상태에 있기에 타인과의 만남을 피함으로써 예민함을 조절할 수 있다. 예민한 이들은 타인과 접촉 시 그 사람뿐만 아니라 주위 환경까지 신경 쓰는 경우가 많아 쉽게 피곤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정상인보다 오감으로 들어오는 정보량이 많아 머리가 복잡하다. 주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온전히 상호작용을 하도록 예민함을 조절하는 관리를 열심히 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좋은 표정과 말투다. 사람의 첫인상은 표정과 말투로 결정되곤 한다. 타인의 신뢰와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울하고 예민해지면 자신도 모르는 새 미간을 찌푸리게 되는데, 이를 ‘오메가 사인’이라고 한다. 자신의 얼굴을 잘 볼 일이 없으니 미간을 찌푸리는지도 모를 수 있다. 표정에 유의하며 좋은 말투로 다가가면 남들도 나를 좋게 생각하므로 항상 실천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접근해 보자.

자존감 또한 매우 중요하다. 자존감은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다. ‘자아존중감’이라고도 하는 자존감은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고 유능한 사람이자 소중하다고 믿는 마음이다. 자존감이 부족하면 예민해지고 좌절하며 자신에게 매우 엄격해진다.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선 ‘안전기지’ 형성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 기댈 수 있는 대상과 공간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군대에서 칭찬받았을 때 자존감이 올라갔다. 우리 부대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받는 느낌이었다.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다. 현대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마음의 병은 마음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과거는 이미 지나가 손쓸 수 없다. 지난날만 회상하며 좌절한다면 현재와 미래도 과거와 같이 잘못된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현재를 즐겨야 미래와 미래에서 맞이할 과거가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예민함으로 고민하는 장병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힘든 세상 모두 마음만은 편히 갖고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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