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만남] 박재성 훈민정음기념사업회 이사장

입력 2024. 10. 16   16:29
업데이트 2024. 10. 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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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시발점? 아는  만큼  대화가  깊어져요

한자어, 바른 어문생활에 도움 되지만 
뜻 모르고 찾기도 어려워 이해 걸림돌
찾기 쉬운 한자사전 만들려 30년 노력
방대한 3만5861자 수록…풀이 곁들여

 



『우리말로 찾는 정음자전』은 우리말로 한자를 찾을 수 있는 사전이다. 박재성 훈민정음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장장 30년에 걸쳐 펴냈다. 한자 교육도 하지 않는 이때 한자사전을 펴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문맹률은 가장 낮은데, 덩달아 문해율도 가장 낮은 기이한 현상을 빚고 있다. 어문 생활을 바르게 하기 위해선 한자의 이해와 활용이 병행돼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도구가 한자사전이다. 그런데 한자를 찾는 방식이 어렵다 보니 이게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한자를 찾는 3가지 방법만 자세하게 들여다봐도 여러 문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자를 찾기 위해서는 부수색인(部首索引), 자음색인(字音索引), 총획색인(總劃索引)을 알아야 한다. 부수색인은 찾고자 하는 한자 부수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자음색인은 찾고자 하는 한자의 음(音)을 알아야 한다. 총획색인의 경우에도 먼저 찾고자 하는 한자의 총획수를 명확하게 셀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설령 획수를 정확히 세어 찾는다고 하더라도 획수가 같은 수많은 한자 중에서 찾아낸다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한자의 정확한 뜻을 아는 게 어려운 일이 됐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다. 박 이사장은 우리말로 쉽게 찾을 수 있는 한자사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한자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우리말로 찾는 정음자전』을 펴냈다. 책에는 3만5861자의 방대한 한자가 수록돼 있다. 우리말 표제어마다 정확한 풀이를 곁들이면서 국어사전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편집했다. 여기에 한자마다 출전(出典)과 용례(用例)를 담았다. 이를 위해 1193개 문헌에 수록된 2만5537개의 문장을 인용했고, 부록으로 ‘우리말로 찾는 한자어’ 7345개도 실었다. 방대한 분량만큼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3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우리말로 찾는 정음자전 / 박재성 지음 / 가나북스 펴냄
우리말로 찾는 정음자전 / 박재성 지음 / 가나북스 펴냄



“바다처럼 넓고 넓은 한문 전적(典籍)의 경서(經書)를 전부 찾아볼 순 없었기에 사전 원고 작업은 생각만큼 쉽게 진전되지 않았다. 그나마 어려서부터 한문 서당에서 글을 배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한문학자로서 매진해 온 덕분에 나름대로 여러 경서를 접할 수 있었던 게 오랜 시간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탱해 준 밑거름이 됐다. 훈민정음 창제 580돌이 되는 올해 출간할 수 있게 돼 더욱 뜻깊다.”

박 이사장은 이 책이 국어를 가르치는 교육자는 물론 문학인과 학생 등 많은 이에게 활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의도는 ‘나라의 말소리가 중국과는 달라 문자(한자)와는 서로 맞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으로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할 사람이 많으니라. 내 이를 위하여,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마다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라는 어제서문에 잘 나타나 있듯이 한자를 폐기하라는 게 아니라 백성이 편리하게 어문 생활을 하라는 거였다. 한자를 알아야 한글 뜻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이 책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정신을 바로 세우고, 한글의 올바른 뜻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박 이사장이 활동하고 있는 훈민정음기념사업회는 훈민정음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훈민정음의 올바른 이해를 돕고 문자 강국의 자긍심을 전승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사단법인이다. 훈민정음 경필 쓰기 범국민운동, 훈민정음해설사 자격시험 및 연수교육, 훈민정음 기념탑 건립, 훈민정음대학원대학교 설립 등을 추진 중이다.

글·사진=송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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