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안 되는 길 아쉬워 말지니

입력 2024. 10. 15   15:36
업데이트 2024. 10. 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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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 판단·선택의 중요성 역설하다

 

모든 길·적·성·땅 
공격하고 차지할 필요 없고
군주의 명령 따르지 않을 수 있어

군대는 생존과 직결
깊은 통찰 통해 판단·선택해야

 

강한 적은 함부로 공격하지 않으며(위), 견고한 성은 공격이 능사는 아니다. 사진=챗GPT
강한 적은 함부로 공격하지 않으며(위), 견고한 성은 공격이 능사는 아니다. 사진=챗GPT

 

 

途有所不由, 軍有所不擊, 城有所不攻, 地有所不爭, 君命有所不受(도유소불유, 군유소불격, 성유소불공, 지유소부쟁, 군명유소불수)

⇒ 길이 있어도 가면 안 되는 길이 있고, 적군 중에는 공격해서는 안 되는 군대가 있다.
적의 성 중에는 공격해서는 안 되는 성이 있고, 적의 땅이라도 쟁탈해서는 안 되는 땅이 있다. 군주의 명령이라도 따르지 말아야 할 명령이 있다. 

⇒ There are routes that should not be taken. Among the enemy forces, there are some troops that should not be attacked.
There are fortresses with the enemy’s territory that should not be attacked. There are territories within the enemy’s land that should not be fought over. 
There are orders, even from the king, that should not be followed.

손자는 이 구절을 통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to achieve victory) 모든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불필요한 위험(unnecessary risks)을 피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지휘관이 전장에서 내리는 판단과 선택(judgment and choice)은 전투의 승패뿐만 아니라 국가의 존망(survival of the state)을 좌우하기 때문에 길이 있다고 무조건(unconditionally) 가서는 안 되고, 적이 보인다고 해서 무작정 전투에 돌입해서도 안 된다고 손자는 강조한다.


길이 있어도 가서는 안 되는 길이 있다


손자는 “길이 있다고 해서 가는 것이 아니다”고 경고한다. 전쟁에서 길을 선택하는 것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 군대의 생존(survival)과 직결된 문제다. 적이 매복(ambush)할 가능성이 있거나 보급로(supply route)가 차단될 가능성(possibility of being blocked)이 높은 길을 선택하면 군대는 쉽게 함정(trap)에 빠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지형적 경로뿐만 아니라 전술적 결정(tactical decision)에서도 적용된다. 전략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는 신속히 유리한 지형으로 이동하거나, 위험을 피하는 것이 전투에서 생존하는 지혜다. 손자의 가르침은 길과 방책(route and course of action)의 선택이 전쟁의 승패(victory and defeat in war)를 결정할 수 있음을 가르쳐 준다.


모든 적군을 공격할 필요는 없다 

모든 적군이 반드시 공격 대상(target of attack)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손자는 적군 중에서도 방어(defense)가 철저하거나 힘이 강한 군대(strong enemy)는 무모한 공격(reckless attack)을 피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승산이 없는 전투(hopeless battle)에 뛰어드는 것은 지휘관의 어리석은 선택(Commander’s foolish choice)이며,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전쟁에서 자원(resources)을 아끼고, 최대한 적을 약화시키는 것이 목표이므로, 피할 수 있는 전투(avoidable battle)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강한 적과의 전면전은 군대의 사기(morale)를 저하시킬 수 있으며, 불필요한 희생(unnecessary casualties)을 야기할 수 있다. 승산이 없는 싸움(hopeless battle)은 피하고, 더 나은 기회를 노리는 것이 장기적인 성공(long-term success)을 보장한다.

 

강한 적은 함부로 공격하지 않으며(위), 견고한 성은 공격이 능사는 아니다. 사진=챗GPT
강한 적은 함부로 공격하지 않으며(위), 견고한 성은 공격이 능사는 아니다. 사진=챗GPT



모든 성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손자는 적의 성 중에서도 공격해서는 안 되는 성이 있다고 가르친다. 이는 그 성이 방어적으로 매우 강하거나, 점령 후 유지가 어려울 경우다. 전쟁에서 성을 함락시키는 것은 상징적 의미(symbolic meaning)가 크지만, 전략적 가치(strategic value)가 없는 성을 위해 큰 희생을 치르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다. 성을 공격할 때는 그 성의 위치, 방어력(defense capacity), 그리고 전체적인 전쟁 판도(overall war landscape)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손자의 가르침에 따르면(According to Sun Tzu’s teachings) 적의 성을 공격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되며, 그 성의 전략적 가치(strategic value)를 면밀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땅을 차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손자는 전쟁에서 모든 적의 땅을 쟁취하는 것(seizing the enemy’s territory)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not the best course of action)을 강조한다. 어떤 땅은 전략적으로 가치가 없거나, 그 땅을 점령하는 데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경우 쟁취할 이유가 없다. 군대의 자원과 병력(the army’s resources and troops)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지역(essential area)에만 집중해야 한다. 불필요한 지역을 위해 싸우는 것은 자원을 낭비(waste of resources)하고, 전투의 피로도(fatigue)를 높일 뿐이다. 손자는 필요하지 않은 지역을 점령하려는 무의미한 싸움을 피하고 승리를 보장하는 핵심 지역(key area)에 집중할 것을 권고한다.


군주의 명령도 따르지 않을 수 있다 

손자는 군주의 명령이라도 상황에 맞지 않으면 반드시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가르친다. 이는 항명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황(battle situation)과 맞지 않는 명령이 군대의 생존을 위협할 경우 지휘관이 독자적인 판단(independent judgment)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터에서는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현장 지휘관(field commander)의 정확하고 신속한 결정(accurate and swift decision)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손자의 이 가르침은 전쟁터에서는 지휘관이 독립적인 결정(independent decision)을 내리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신중한 전략적 선택이 승리의 열쇠 

손자는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한 신중한 판단(careful judgment)과 선택의 중요성(the importance of choice)을 역설한다. 길이 있다고 무작정 가서는 안 되고, 적을 만나는 대로 공격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듯이, 성(castle, fortress)과 지역 역시 상황에 따라(depending on the situation) 선택해야 한다. 또한 군주의 명령이라도(Even if it is the ruler’s order) 지휘관은 상황에 맞춰 전략적 판단(strategic judgment)을 내려야 한다. 손자의 이 가르침은 전쟁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의 복잡한 문제 해결에도 깊은 통찰(insight)을 제공한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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