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명소 시즌2] K군사의료 주한미군에 접목, 미 육군 공로훈장 영예

입력 2024. 10. 14   17:21
업데이트 2024. 10. 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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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 - 시즌2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 남소윤 육군소령

군에서 외상환자 접하며
신속 후송 중요성 깨달아
군, 의무 분야 발전 가능성 큰 곳
그 과정서 역할 하고 싶어 임관
미 항공군의관교육 최초 이수 
“군 항공후송 체계 발전시켜
장병 지키는 일 힘 쏟을 것”


열정은 뿌듯함보다 아쉬움을 더 크게 남긴다. 임무를 완수한 성과에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도 조금 더 해내지 못한 데 대해 자책을 갖게 한다. 군의관의 열정도 그렇다. 살려야 한다는 중압감 속에서도 더 나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항상 자신을 채찍질한다.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 근무 중인 남소윤 육군소령 역시 그런 열정을 가진 군의관이다. 서현우 기자/사진=부대 제공 

 

 


남 소령은 2017년 의무사관 47기로 군문에 들어섰다. 미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의대를 졸업한 때였다. 여성이기에 군 복무 의무가 없었고, 미국에서 의사의 삶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남 소령의 선택은 군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부터 생각해온 것이었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군은 전문성과 특수성이 있는 곳입니다. 체계적이고 추진력 있는 조직이기도 합니다. 의무 분야에서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그 과정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결정한 일이었습니다.”

남 소령은 군에서 외과를 전공하며 외상환자를 많이 봐왔다. 외상환자는 상태의 심각성 때문에 무엇보다 신속한 후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본인 역시 교통사고를 겪으며 외상환자와 그 보호자의 다급한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임관 이후 항공군의관으로서 임무 수행하면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남 소령은 현재 의료종합상황센터에서 진료지원팀장을 맡고 있다. 의료종합상황센터는 군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24시간 365일 응급환자 처치·후송·치료에 대한 원스톱 지원 임무를 한다. 항공의무후송 지원 임무도 한다.

남 소령은 본래의 임무를 하면서 지난해 말부터는 주한미군과의 소통도 이어왔다. 특히 미8군사령부 내 의료시설과 운영시스템 개선을 위한 아낌없는 조언을 전했다. 우리 군 의료체계의 우수성을 공유하는 동시에 동맹의 능력을 높이는 일이기도 했다. 미8군이 의료상황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운용하는 데 남 소령의 제언은 큰 도움이 됐다.

 

 

태극기·성조기가 함께 부착돼 있는 미 항공의무교육 수료 기념패.
태극기·성조기가 함께 부착돼 있는 미 항공의무교육 수료 기념패.

 

남 소령 전투복의 항공의무기장.
남 소령 전투복의 항공의무기장.



“우리 군의 우수한 의료지원 체계를 참고해 미8군이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했습니다. 주한미군의 의료시스템 개선은 우리 군과의 협조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양국 군 모두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노력으로 미8군은 시스템 구축을 온전히 이룰 수 있었다. 미군은 남 소령이 부대 의료임무 개선 전반에 도움을 제공하고 양국 군의 신뢰와 협조체계를 강화한 데 대한 감사의 의미로 ‘미 육군 공로훈장’을 수여했다.

남 소령은 지난 전반기에는 합동 항공후송 처치 교육에도 참여했다. 군 항공 군의관·구조사 등의 임무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었다. 교육이 후반에 이를 때 미 육군 항공의무학교(US Army Aviation School of Medicine) 학장인 베네치아 대령이 남 소령을 찾았다.

남 소령의 활동을 눈여겨봤던 베네치아 대령은 미군의 항공군의관교육 과정 참여를 제안했다. 하지만 미군의 교육과정 시작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제반 준비도 충분치 못했다. 이에 미군의 적극적인 요청과 행정 지원이 이뤄졌고, 육군인사사령부의 협조도 큰 힘이 됐다. 결국 남 소령은 교육에 참여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항공군의관을 양성하는 미군의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학교에 가서 보니 100년이 넘은 교육 역사에서 한국군으로는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많은 관심을 받았고, 어렵사리 교육에 참여했기에 치열하게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교육은 항공의학을 비롯해 항공의학, 항공법규, 해상생환 등 항공군의관이 갖춰야 할 전반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항공후송에서 이뤄지는 모든 부분의 숙지·숙달을 목표로 했다. 프로그램에는 일부 조종훈련도 있었다. 조종사 부재 상태에서 의무 요원도 조종술을 사용할 수 있어야 했고, 조종사들도 기본적인 후송·처치술을 익혀야 했다.

교육에는 실력을 갖춘 미군 항공군의관들이 참여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전통·체계가 있는 교육이지만 동맹·우방국에도 개방하지 않은 교육이었다. 북유럽 국가의 군에서 1년에 1명 정도만이 교육에 참여할 뿐이었다. 남 소령은 우리 군 최초로 교육을 이수했다.

남 소령은 미 항공의무교육 최초 이수와 공로훈장 수훈의 영광보다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데 오롯이 집중하고 있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장병들의 생명을 살리고 우리 군 의료체계 발전에도 일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교육을 마치고 수료기념패를 받았는데, 동기들과 찍은 단체사진 옆으로 태극기가 미국 국기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미군의 항공군의관 양성 교육에서 배운 것을 우리 상황에 접목하고, 나아가 우리 군의 항공후송 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장병들을 지키는 일에 더욱 힘을 쏟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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