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같이 … 첨단 시설 방호, 핵심 기술 수호

입력 2024. 10. 09   14:22
업데이트 2024. 10. 0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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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1보병사단, 국가중요시설 합동 방호·대테러 훈련

우주산업 중심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7㎞ 해역서 미상 선박 식별
경계 드론, 적 움직임 감시·추적
장병들, 지상 침투 대항군 격멸

“중요시설 방호·테러 대응 능력 강화

국가 안보의 핵심 언제든 철저히 방호”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기지 ‘나로우주센터’는 대한민국의 우주 개발과 연구를 위한 핵심으로 국가중요시설이다. 특히 이곳은 국방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멀지 않은 미래, 나로우주센터를 통해 우리 기술로 발사될 인공위성은 군사적 감시와 정보 수집에 사용되는 등 안보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국가중요시설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육군31보병사단이 나로우주센터에서 합동 방호·대테러 훈련을 했다. 국가 안보의 핵심을 지킨다는 다짐으로 가득찬 장병들의 뜨거운 훈련 현장을 소개한다. 글=박상원/사진=조종원 기자 

 

8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전개된 합동 방호·대테러 훈련 중 육군31보병사단 이순신여단 장병들이 경계를 하고 있다.
8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전개된 합동 방호·대테러 훈련 중 육군31보병사단 이순신여단 장병들이 경계를 하고 있다.

 


국가중요시설 방호를 위해 한자리에

8일 오후 2시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중심인 이곳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이곳에는 발사통제동, 위성·발사체 조립 시설, 추적 레이다 등 우주 발사체 발사를 위한 첨단 시설과 장비가 갖춰져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국가보안기관으로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돼 있다. 이는 이곳이 테러 위협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뜻도 포함한다.

이번 훈련에는 31사단 이순신여단 4해안감시기동대대와 나로우주센터, 고흥경찰서, 여수해양경찰서(여수해경) 나로도 해경파출소 등 유관기관이 참여했다. 훈련은 나로우주센터가 적의 주요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이를 방어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훈련에는 육군·해경 경비정과 드론, 열영상감시장치(TOD), 재밍건 등도 동원됐다.

이날 훈련 진행을 맡은 박경신(소령) 4해안감시기동대대 정작과장은 훈련을 앞두고 참석자들에게 휴대전화를 꺼줄 것과 훈련 도중 녹음이나 촬영을 금지한다는 안내를 전하며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곳 시설물 사진과 영상이 불투명한 경로로 외부로 나가면 안 된다는 의미다.

이어 박 소령은 북한의 다양한 도발 수단을 경고하며 최근에는 미사일, 무인기, 쓰레기풍선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나로우주센터가 적의 공격 대상이 될 경우, 대한민국 우주산업의 마비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번 훈련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육군 경비정(왼쪽)이 미상의 어선 진입을 저지하고 있다.
육군 경비정(왼쪽)이 미상의 어선 진입을 저지하고 있다.

 

이순신여단 장병들이 경찰과 함께 대항군과 교전하고 있다.
이순신여단 장병들이 경찰과 함께 대항군과 교전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드론.
나로우주센터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드론.

 


대테러 훈련의 시작, 긴박한 경보 발령 

훈련은 적의 해상 침투로 시작됐다. 나로우주센터 인근 7㎞ 해역에서 미상 선박이 식별된 것. 소식을 접한 부대는 선박경보체계를 이용해 유관기관과 상황을 공유했다.

부대는 해당 선박이 아군에 위협이 되는지 판단하기 시작했다.

“현재 식별된 미상 선박은 신호가 없으며, 조류 반대 방향으로 이동 중입니다. 적 상황과 기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공 혐의점이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적으로 판단된다는 대대 정보장교의 보고가 이어졌다.

이에 유관기관에 즉시 선박경보가 발령됐고 고흥경찰서, 여수해경, 나로우주센터는 즉각적으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대대는 경찰 및 해경과 긴밀한 협조 아래 초동 대응에 나섰다.

경보 발령에 따라 상급부대는 경계태세를 1급으로 격상했다. 경계태세 1급은 대대가 모든 작전을 통제하며 나로우주센터 방호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상황이다. 이날 해·공군 전력의 실제 출동까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경계태세 1급 상황에서는 육·해·공군이 합동작전을 펼치게 된다.

출동 지시를 받은 해안기동타격대는 해안통제선 확보를 위해 신속하게 현장으로 투입됐다. 육군과 해경 경비정도 즉각 해상으로 출동해 적 침투 저지에 나섰으며,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드론이 공중에서 적의 움직임을 감시했다. 대대 역시 TOD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침투 선박을 추적했다.

경비정들이 미상 선박을 성공적으로 차단하며 1차적인 해상 침투 위협은 해소됐다.

 

 

대항군을 제압하고 있는 이순신여단 장병들.
대항군을 제압하고 있는 이순신여단 장병들.



적 침투와 공중 정찰 저지… 발사대 침입 최종 제압

그러나 더욱 긴박한 상황이 부여됐다. 정선한 미상 선박에서 바다로 뛰어든 적 병력이 해안으로 침투한 것. 이들은 드론을 이용한 정보 획득과 함께 시설물 테러에 나섰다.

이를 감지한 나로우주센터 경계 드론은 즉시 상황을 대대에 보고했다. 경계 드론이 공중에서 적 침투 경로를 추적하는 동안, 해안기동타격대는 신속히 진지를 점령하고 경찰 초동대응팀과 협력해 적을 저지했다. 공중 정찰을 시도하는 적 드론은 나로우주센터 소속 특수경비원이 재밍건을 사용해 무력화했다.

이번 훈련의 하이라이트는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지상 대항군이 침입하는 상황이었다. 드론을 이용한 정보 획득과 테러 시도가 실패하자, 대항군은 시설 중심부로 진입해 직접적인 피해를 가하려고 했다.

대항군은 방파제로 몰래 접안을 시도, 지상으로 침투를 시도했다. 부대는 드론 영상을 통해 소총으로 무장한 미상 인원 2명을 식별했다. 즉시 현장으로 출동한 해안기동타격대 및 경찰 초동대응팀과 대항군 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투항을 거부하고 버티던 적이 모두 격멸되면서 훈련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신철(중령) 대대장은 “이번 훈련은 국가중요시설 방호와 테러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유관기관 간 협력 체계가 더욱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언제든 나로우주센터를 철저히 방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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