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연설
‘8·15 통일 독트린’ 해외 무대 첫 소개
“인내심 가지고 국제사회와 연대” 역설
싱가포르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 합의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Institute of Southeast Asian Studies)가 주최한 ‘싱가포르 렉처’에서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과 관련, “8·15 통일 독트린이 추구하는 자유 통일 한반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해외 연설에서 8·15 통일 독트린을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대한민국의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아세안의 ‘인도·태평양에 대한 관점’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은 자유의 확산과 평화의 수호를 위해 국제사회와 더욱 협력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번영에 기여하기 위해 개방적인 경제협력 체계와 자유무역 가치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렉처는 동남아연구소가 싱가포르 외교부 후원으로 자국을 방문하는 주요 정상급 인사를 초청해 연설을 듣는 세계적 권위의 강연 프로그램이다. 윤 대통령이 ‘8·15 통일 독트린’과 관련해 처음으로 해외 연설에 나선 것은 ‘자유 통일 한반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대북정책과 8·15 독트린 추진에 대해 “헌법이 규정한 ‘자유 평화 통일 추진 원칙’ 아래 북한 주민에게 온전한 자유와 인권을 선사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또 대미·대중 외교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국제사회의 어떠한 경쟁도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존중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미·중 관계가 한국 기업·국민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우리의 입장을 설득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 양국이 ‘혁신의 파트너’이자, 경제 안보의 ‘핵심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두 나라가 함께한 지난 50년이 성장과 개척의 역사였다면 앞으로의 50년은 핵심 가치를 수호하고 복합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는 연대와 협력의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교 5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 한-싱가포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양국 협력의 지평은 첨단 기술 분야와 글로벌 이슈로 확장될 것”이라며 “역내와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공조도 강화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