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가 듣고 싶어 했을…첼로의 가능성을 품다

입력 2024. 10. 08   15:36
업데이트 2024. 10. 08   15:38
0 댓글

첼리스트 문태국 26일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리사이틀’
아시아인 최초 카잘스 국제 콩쿠르 우승 이후 10년…
3년 만에 서는 국내 무대 “자연스러운 소리 흐름에 몰두”

 



첼리스트 문태국이 ‘첼로의 성서’라고 불리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리사이틀로 오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음반 발매와 함께 열리는 이번 리사이틀은 문태국으로선 3년 만에 서는 국내 무대다. 특히 올해는 그가 2014년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작곡 이후 약 200년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이다. 바흐는 독일 쾨텐에서 카펠마이스터로 활동하던 1717년과 1723년 사이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작곡했다.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하고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가 13세 때 우연히 들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헌책방에서 잠들어 있던 악보(안나 막달레나의 필사본)를 발견해 12년 동안 연구, 어렵게 세상에 선보인 작품이다.

400년이 지난 지금은 ‘첼로 솔로를 위해 쓰인 최고의 작품’이란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명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는 “이 곡은 단지 음악이 아닌, 인생 그 자체”라고 극찬하며 스페인 프랑코 정권에 대항하는 무대에서 연주했다. 므스타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는 “음악의 알파벳이자 모든 첼리스트의 시작점”이라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이 곡을 연주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 9·11테러 추모식, 르완다 학살 추모식, 에드워드 케네디의 장례식장에서도 연주됐다. 무용 배경음악, 스포츠 피겨스케이팅 배경음악과 CF, 영화 삽입곡으로도 사용되며 널리 알려진 곡이 됐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6개의 모음곡으로 이뤄져 있다. 각 모음곡은 전주곡 1개와 춤곡 5개로 모두 합하면 총 36개의 곡이 된다. 곡마다 전주곡(Prelude)으로 전체적인 성격을 제시하고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 서로 다른 분위기를 지닌 다섯 가지 춤곡을 묶은 형태로 구성돼 있다.

첼리스트 문태국은 “바흐 무반주 1번을 녹음한 데뷔 앨범에서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깔끔하고 정갈한 소리와 음악을 추구했었다면,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소리와 음악의 흐름에 대해 몰두했다”며 “바흐가 작곡할 당시 생각하고 또 듣고 싶어 했을 무한한 가능성과 공간감, 자유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24일 경남 김해문화의전당과 다음 달 2일 경기도 안양시 평촌아트홀에서도 열린다. 송시연 기자

사진=크레디아뮤직앤아티스트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