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와 미래전쟁 - 새로운 전쟁 적응 위한 미 육군의 노력
전통적 방식으론 전쟁 승리 보장 못해
현대 전장 전자기·가상공간까지 확장
무겁고 큰 불필요 장비 과감하게 정리
무선통신은 은밀하게 최소한으로 운용
병력 노출 최소화…드론으로 공백 메워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얻은 교훈을 실천하기 위한 미 육군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무기체계를 도입하고, 작전계획을 보완하며, 전열을 재정비하는 수준이 아니다. 특히 미 육군 제3보병사단 산하 제1기갑여단전투단은 최근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미 육군이 추구하는 일련의 변화가 급변하는 21세기 미래 전장에서도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지 검증했다.
미 육군 최정예 전투부대
제3보병사단은 미 육군에서도 가장 최신의 장비를 갖추고 있는, 미 육군 전력사령부(FORSCOM) 산하 최정예 전투부대 중 하나다. 그리고 제1기갑여단전투단(1st ABCT)은 제3보병사단이 자랑하는 가장 강력한 창끝 전투부대다.
일례로 1st ABCT가 보유한 전차는 M1 계열 전차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M1A2 SEPv3이며, 보병전투차량(IFV)의 경우 각종 센서와 능동방어장치(APS)가 장착된 M2A4다. 자주포 역시 최대 40㎞ 거리의 표적 타격능력을 갖춘 M109A7이며 장갑다목적차량(AMPV)도 가장 먼저 배치되고 있다.
강도 높은 훈련과 검증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 드론과 무인 무기체계,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기 위협은 전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며 승패 예측 역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1st ABCT는 캘리포니아 포트 어윈의 국립훈련센터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 내용은 ‘적대적 환경의 새로운 전장에서도 부대가 전투력을 유지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느냐?’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단순히 무기만 최신장비로 바꾼 것이 아니라 전투병력 배치와 운용부터 각 제대별 지휘 및 통제까지 광범위한 변화가 시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었느냐는 질문에 미 육군 장교들은 이구동성으로 “생존을 위해서는 지휘부와 병력을 분산하고 완전히 기척을 죽이거나, 반대로 적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드론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탐지체계가 전장을 손바닥 보듯 감시하고, 일단 포착된 표적에 대해서는 자폭 드론부터 포병 화력까지 모든 가용 공격수단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1년 테러와의 전쟁 당시 미군 항공정찰에 포착된 이라크군 전차의 평균 생존시간은 2시간 내외였지만 2024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치가 노출된 러시아군 전차의 평균 생존시간은 단 5분에 불과하다.
이러한 변화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기기의 대량 보급으로 전자전 분야에서 더욱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지휘부의 분산과 전파 침묵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 역시 이러한 변화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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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이 찾는 최적의 대안
이제 전쟁은 현실 세계를 벗어나 전자기 영역과 가상공간까지 확장되고 있다.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한때 강대국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사이버전자전이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사이버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까지 문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1st ABCT의 주요 지휘관들은 이번 훈련을 통해 미 육군의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앞으로 벌어질 전쟁에서 승리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미 육군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 역시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보유한 무기체계, 병사들의 훈련수준, 정보통신 활용능력, 전장의 자연환경(기후 및 지형) 등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0일, 제3보병사단장 크리스토퍼 노리 소장은 “지금 우리는 의도된 시행착오를 통해 급변하는 미래 전장에서도 생존하고 승리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미 육군의 새로운 시도
최근 미 육군의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지휘부의 축소와 창끝 전투부대의 전자기스펙트럼작전(EMSO) 수행능력의 확보 및 강화다. 일례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단급 지휘소가 전개하는 데 평균 14시간이 소요됐고 드론이나 적의 감시정찰자산에 대한 대응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원활한 지휘 통제를 위한 고출력 무선통신장비와 이를 가동하기 위한 무겁고 거대한 발전기는 필수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받아들인 미 육군은 지휘소를 축소하고 불필요한 장비들을 과감히 버리고 있으며 그 결과 15분 이내에 전개 및 철수가 가능해졌다. 사령부와 지휘부의 과감한 체중감량과 함께 지휘부와 주요 전투부대 간 무선통신 역시 은밀하게, 최소한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
반대로 EMSO 수행능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수요는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는 원격제어 기술을 활용해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된 훈련 기간 중 1st ABCT는 물리적으로 1만㎞ 이상 떨어진 조지아주 스튜어트 기지에 설치된 사이버전자전 시설과 장비를 활용해 가상의 적과 치열한 전자전을 벌였다. 1st ABCT의 지휘소는 적의 최대 사격 범위 밖에 설치됐으며 더 작은 규모의 이동지휘소들이 사령부와 전투부대의 중간 연결점 임무를 수행했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사령부와 이동지휘소, 야전병원, 탄약고 등 주요 거점을 보호하기 위한 가짜 표적들 역시 훈련장 곳곳에 흩어져 교란 임무를 수행했다.
생존이 곧 승리
크리스토퍼 노리 소장은 “EMSO 관점에서 지금까지의 미군은 매우 시끄러운 군대가 맞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간접경험을 통해 우리는 침묵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을 통해 미 육군은 무선통신망 대신 광케이블을 활용한 전투부대 간 유선통신망 활용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한 불가피하게 전파를 노출해야 할 경우 지휘소에서 최소 2~3㎞ 거리에 광케이블로 연결된 통신안테나를 설치해 적군이 아군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할 수 없도록 했다. 장병들의 움직임과 노출을 최소화하는 대신 대량의 드론 운용을 통해 그 공백을 채우는 방법 역시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서 1st ABCT는 90대의 드론을 훈련에 활용했으며 그중 70대는 일반 보병이 사용하는 분대급 드론이었다.
한편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 역시 이번 훈련을 통해 확인됐다. 1st ABCT의 장교들은 자연환경이야말로 가장 큰 변수이며 직사광선과 높은 기온은 전자장비의 정상적인 운용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 육군의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미 육군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고민과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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