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체류 국민 공군 수송기로 귀국

입력 2024. 10. 06   15:52
업데이트 2024. 10. 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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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330 시그너스 5일 서울공항 착륙
군·정부 도움 국민 97명 무사히 돌아와
“중동상황 면밀 주시…안전조치 지속”

김선호 국방부 차관과 강인선 외교부 2차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레바논 교민 수송에 이바지한 군·외교부 지원 요원들을 격려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과 강인선 외교부 2차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레바논 교민 수송에 이바지한 군·외교부 지원 요원들을 격려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레바논에서 중동 정세에 불안해하던 우리 국민이 군과 정부의 도움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레바논에 체류하던 국민 96명과 레바논인 가족 1명 등 97명은 지난 5일 우리 공군 수송기를 타고 귀국했다.

이들을 실은 공군 KC-330 시그너스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는 이날 낮 12시50분쯤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공항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교민 가족·친지·지인들은 시그너스가 착륙하자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과 강인선 외교부 2차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도 현장에서 교민들의 무사 귀환을 축하했다.

활주로에서 대기하고 있던 공군 장교들은 ‘우리 국민들의 안전 귀국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흔들었다.

김선호(왼쪽) 국방부 차관이 레바논에서 돌아온 교민 어린이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김선호(왼쪽) 국방부 차관이 레바논에서 돌아온 교민 어린이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오후 1시5분쯤 시그너스의 문이 열리자 두 딸의 손을 잡은 김서경 씨를 필두로 교민들이 안도의 미소를 띠며 계단을 내려왔다. 김씨는 “밤마다 폭탄이 떨어지는 레바논에서 한국으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 “정부에서 수송기를 보내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두 딸도 ‘군인님들 감사합니다’라고 쓴 편지를 흔들며 천진난만하게 웃어 보였다.

레바논 교민들의 귀국 지원은 지난 2일 급격히 악화된 중동 정세로 교민들이 민간 항공편으로 출국하기 어렵다는 상황을 보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군 자산을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즉시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군 의무요원, 공군 수송기 운용요원 등으로 지원팀을 구성했다. 이들을 태운 시그너스는 3일 김해공항에서 출발, 4일 오전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해 교민들을 태운 뒤 그날 오후 한국으로 향했다. 현지 공항을 활용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투입된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도 시그너스와 함께했다. 이번에 귀국한 교민들은 현재 레바논이 상당히 급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원팀 역시 대피 과정에서 현장의 위험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재용 신속대응팀 단장은 “베이루트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상황의 심각성을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김해공항 출발부터 38시간 동안 시그너스 조종대를 잡은 박성태 소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제 평화 유지에 이바지할 기회라면 그 어떤 순간에도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태세와 능력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총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줘 고맙다”면서 “그동안의 노력과 열정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며 임무를 완수한 공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레바논 등 중동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동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다양한 안전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맹수열/사진=한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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