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까지 52개 프로그램 관람객 만나
선생님 손잡고 온 어린이들, 커다란 전차에 눈이 휘둥그레
각 군 홍보부스, 관련 학과·특성화학교 학생들로 인산인해
독신자간부숙소·병영생활관 재현 시설에도 관람객 관심 집중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은 ‘성년의 날’이다. 20살(만 19세)이 된 것을 축하하면서 자부심과 책임감도 일깨워주는 날이다.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20년을 맞으면 보통 성인이라고, 이제 어른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올해 20살로 성년을 맞은 2024년 지상군페스티벌 역시 축제계의 어엿한 성인으로 거듭나 성숙해진 모습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글=배지열/사진=김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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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지상군페스티벌 ‘화려한 성인식’
강한 육군의 모습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제20회 2024 지상군페스티벌은 ‘국민과 함께하는 자랑스러운 육군! 승리하는 육군!’이라는 주제로 2일 충남 계룡대 활주로에서 성대한 개막식을 했다. 올해는 K2 전차와 K9A1 자주포 등 육군의 주요 장비 130여 대를 투입한 가운데 3개 테마 △자랑스러운 육군 △승리하는 육군 △국민과 함께하는 육군 등 52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더욱 강화된 각종 기동시범과 체험·공연 등이 다채롭게 열린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로 옷깃을 여며야 했던 2일 계룡대 비상활주로 일대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막을 올린 2024 지상군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그 주인공. 청명하게 탁 트인 가을 하늘이 야외에서 진행된 행사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대한민국 육군이 주관하는 대규모 군 문화축제로 2002년 최초로 열린 지상군페스티벌은 민·관·군 교류의 장에 페스티벌 개념을 더하면서 매해 대성공을 거둬왔다. 2008년부터는 계룡시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계룡대 활주로로 장소를 옮겨 명성을 높여가고 있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취소되는 바람에 올해에서야 20살 어른이 된 지상군페스티벌은 오는 6일까지 관람객들을 맞는다.
행사 하이라이트는 이날 저녁 주 무대에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진행된 개막식이었다. 박 총장과 이응우 계룡시장을 비롯해 군과 지방자치단체 주요 직위자가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막이 올랐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축하비행과 한미연합 군악대 및 튀르키예 군악대 축하공연, 2군단 태권도 시범공연, 군집드론 시연 등 무대가 이어질 때마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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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체험 기회에 관람객 ‘웃음꽃’
행사장 한가운데 전시된 육군의 주요 장비는 입구에서부터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K방산’ 수출 신화로 이름을 알린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필두로 교량전차(AVLB), K10 탄약운반장갑차, K600 장애물개척전차 등이 위용을 뽐냈다. 성조기를 매단 미군 장비도 함께 전시됐다. 평소에 좀처럼 볼 기회가 없는 M270 다연장로켓(MLRS)을 비롯해 한반도에 배치된 미군 전력 모습에 관람객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추억을 선사했다. 완전 군장 품목을 확인하고 착용해 볼 수 있는 군장류 체험과 각종 소총과 기관총을 만져보고 겨눠볼 수 있는 총기류 체험 부스 앞에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장관을 이뤘다.
선생님의 손을 잡고 단체로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 관람객들은 처음 보는 군복과 커다란 장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안내 장병들 도움으로 장비에 올라 기념사진을 남기고, 육군 캐릭터 ‘호국이’와 하이파이브 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실제 장비가 기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야전 훈련장을 축소 재현한 행사장에서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이 무인항공기와 함께 ‘제병협동전투 시범’을 선보였다. 지능형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기반으로 소총 조준사격·탄약 투하·수송 등의 작전을 수행하면서 적 부대를 격멸하고 목표 지점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는 우리 군의 임무수행능력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담아 내려는 관람객들의 스마트폰 촬영 행렬은 끝없이 이어졌다.
지난 1일 국군의 날에 진행된 시가행진을 통해 군을 향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덕분에 평일임에도 많은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군 계급장이 나열된 전시판을 보면서 자녀들에게 내용을 설명하던 서인환(47·대전) 씨는 “내 군 복무 당시와 비교해 많은 발전을 이룬 모습에 많이 놀랐다”며 “국군의 날을 맞아 아이들과 같이 왔는데, 관심을 많이 가져서 덩달아 기쁘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의 군 관련 특성화학교와 학과에서 교복과 제복을 입고 온 학생들도 행사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육군홍보관’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군 모집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육군사관학교와 3사관학교, 학생군사교육단(ROTC) 홍보부스는 자세한 설명을 들으려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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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자간부숙소와 병영생활관을 그대로 재현한 시설에도 관람객들 관심이 몰렸다. 고급 모델하우스 못지않은 내부는 많은 이들의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했다. 시설을 둘러본 한민수(47·충남 공주시) 씨는 “얼마 전에 아들이 육군훈련소에 입대해서 잘 지낼지 걱정이 많았는데, 깔끔한 군 시설을 보니 마음이 한결 놓인다”고 말했다.
축제의 흥겨움을 더하는 특별 공연도 이어졌다. 이번 페스티벌을 위해 결성된 육군특별공연팀을 비롯해 육·해·공군 의장대와 통합군악대뿐만 아니라 주한 미8군을 비롯한 튀르키예·말레이시아 군악대까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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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 완수 장비 퇴역…신규 장비 전력화 행사
올해 지상군페스티벌에서는 전에 볼 수 없던 특별한 행사도 펼쳐진다. 4일 열리는 ‘임무 완수 장비 퇴역식 및 첨단 신규 장비 전력화 행사’가 바로 그것. 조국 수호 임무를 완수하고 퇴역하는 대공포 ‘승전포’와 해외파병 전용 차륜형장갑차 ‘바라쿠다’, 표적 파괴용 화기 ‘57㎜ 무반동총’ 등의 장비가 유종의 미를 거둔다.
작별이 있으면 새로운 만남이 있는 법. 신규 장비 4종에 대한 소개와 통상명칭 선포식이 예정돼 있다. △육군 항공의 새로운 주요 전력이 될 소형무장헬기(LAH) △사거리 300㎞ 이내의 적 장사정포와 갱도를 무력화할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레이저로 순식간에 표적을 제거하는 ‘레이저 대공무기’ △대화력전 수행의 핵심 무기체계 ‘230㎜ 무유도탄’이 주인공이다. 이어 5일에는 ‘KUH-1 수리온 조종사 체험 및 임명식’이 거행된다. 조종사 체험에 선발된 4명의 일반 국민이 처음으로 수리온 부조종사석에 앉아 비행을 체험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6월 육군에 최종 실전 배치된 수리온 헬기의 우수성을 국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박 총장과 이 시장,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등이 육군 항공 조종사의 상징인 ‘주황 머플러’와 임명장 등을 국민 조종사 4명에게 수여할 예정이다.
군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이 주관해 2일 열린 ‘제9회 미래 지상군 발전 국제심포지엄’에서는 관·군·학의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참호전과 미래전이 공존하는 전장, 지상군의 전략은?’을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의 상징인 ‘참호전’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미래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최근 전장의 양상을 두고 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목표로 하는 우리 군에 주는 시사점을 소개했다.
한민구 KRINS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정학적 위치와 지형, 북한의 대규모 재래식 전력 등을 고려할 때 한반도에서의 미래전쟁은 미래전과 참호전이 공존하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전략적 선택에 대한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미래전 준비가 올바른 방향으로 정립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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