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군편소 공동기획] 반복된 교육훈련·전투준비…국민의 대군 신뢰도 높여

입력 2024. 10. 01   13:45
업데이트 2024. 10. 0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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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군사편찬연구소 공동기획 - '군인다운 군인' 군인기본자세 캠페인
③군인기본자세의 의미와 필요성 

군인다운 복장·용모·언행 유지해야
장병에게 자부심, 국민에게 신뢰감 줘
군기순찰 강화·엄정한 신상필벌 강조
기본·원칙에 충실한 군인자세 만들어

 

장병 개개인이 올바른 군인기본자세를 확립하는 것은 군대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부대가 교육훈련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한 군인이 평소 얼마나 교육훈련과 전투준비를 잘했는가를 알아볼 수 있으며, 동시에 그 군대가 실전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번에는 군인기본자세의 성격과 의미, 필요성 등을 알아본다.

 



군인기본자세의 특수성과 보편성

군대에는 고유의 역사, 문화, 전통이 있다. 그중 어떤 것은 ‘군인은 상관의 명령에 복종한다’처럼 일반적이고, 또 어떤 것은 ‘우리는 전우를 뒤에 남겨두지 않는다’처럼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군대 고유의 역사·문화·전통은 교육훈련, 군 구조와 편제, 무기 장비 등 모든 영역에 반영된다.

어떤 것은 ‘보고는 짧고 간명하게 한다’처럼 일반적이고, 또 ‘철수할 때는 보안사항에 유의하며 엄호부대를 남겨둔다’처럼 특수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일반적이며 특수한 군대의 여러 요소는 군인들만의 독특한 사고, 행동, 태도를 형성한다. 대표적인 것이 군인정신과 군인기본자세다.

군인정신은 군대가 가진 아이디어, 관념, 의식의 총체다. 따라서 군인정신이 알려주는 바에 따라 군인은 사고하고 행동한다. 이런 논리로 ‘군인기본자세는 군인정신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 말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예를 들어 군인정신 중 ‘필승의 신념’이나 ‘임전무퇴(臨戰無退)의 기상’이 겉으로 드러나서 군인기본자세로 표현된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군인기본자세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까?

군인기본자세의 보편성과 특수성은 역사의 산물이다. 군인기본자세는 폭력을 전담하는 원시적인 조직이 성립한 중세로부터 현대의 군대에 이르기까지 유사한 측면이 있다. 13세기경 서유럽의 무력을 책임진 기사들은 서임식에서 ‘철야 기도’라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철야 기도의 기본 동작은 무장한 채로 밤새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군대의 ‘차렷(Attention)’ 자세의 기원이라 여겨지고 있다.

아울러 경례 자세는 민족 기원과 지정학적 여건의 상이성에도 불구하고 만국이 유사한 동작을 선택하고 있다. 군인이 경례할 때 눈이 단상의 상급자가 아니라 정면 상방을 향하는 이유는 사람이 아닌 군대와 국가에 충성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중세의 기사가 자신의 주군을 향해서가 아니라 가문이나 왕실의 문장(Coat of Arms)을 향해 예를 표하던 전통에서 유래한 것이다.




군인기본자세의 내집단적 역할과 사회적 기대 

위와 같은 역사적 관점에서 보자면 군인기본자세는 군인과 군대의 고유 과업인 교육훈련, 전투준비, 의식·행사에 공통된 요소를 행동화·제식화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군인기본자세를 통해 군인이 평소 얼마나 교육훈련과 전투준비를 잘했는가를 알아볼 수 있고, 그 군대가 실전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근대 이후 군대가 독점한 안보와 전쟁의 영역은 고도의 전문화, 비밀 유지를 요구하는 특수 분야다. 따라서 대개의 국민은 군대의 능력, 구체적인 과업에 대해 피상적인 정보만 갖고 있다. 그러나 안보, 전쟁의 영역에 이익과 생존이 걸려 있는 국민은 항상 군대의 능력이나 과업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따라서 국민은 겉으로 드러나며, 주변에서 관찰할 수 있는 군인들의 복장·용모·언행을 통해 군대의 전투력 수준, 임무 완수 의지 등을 읽으려 한다. 평소에 규정대로 올바르게 제복을 입고, 절도 있는 행동을 하는 군인이라면 전시에도 계획대로 작전을 수행하고 명령받은 대로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것이다.

국가 기념일에 대로를 행진하는 군인들의 한결같은 보폭과 한 몸 같은 동작을 보면서 국군이 어떠한 우발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전투준비태세를 갖췄다고 믿게 될 것이다. 이 기대와 믿음이 모인 것이 다름 아닌 ‘대군 신뢰도’다. 대군 신뢰도는 평소 군대가 국방정책을 주도하고, 전시에 국민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국력의 중요한 요소다.

군대가 개별 군인의 복장, 용모, 언행을 엄격히 규제하는 사유가 이와 같다. 전 세계 많은 군대가 군사경찰을 운용해 복장 등을 계도하고, 현장 시정하며, 그 결과를 원소속 부대에 통보·보고해 신상필벌(信賞必罰)하게 한다. 이것이 단순히 한 군인의 일탈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대군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올바른 군인기본자세의 의미와 중요성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유행에 따라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개성에 따라 총천연색의 외투를 입을 수 있다. 그러나 군인은 유행이나 개성을 따르지 않고, 군대의 규정과 방침이 정하는 대로 복장, 용모, 언행을 갖추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이것을 우리는 ‘군인다운 복장, 용모, 언행’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군인다운 복장, 용모, 언행’의 하위 세부 요소는 무엇일까? 『기본자세 확립(육군본부, 1986)』과 국방부장관지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군인기본자세 확립(국방부, 2024)’은 ‘군인다운 외모’ ‘절도 있는 행동’ ‘바른 예절’ 등을 제시했다.

이들의 각 하위 항목은 군에 입대해 배우는 것들이다. 그리고 군 생활 전체를 통해 반복 숙달하는 것이기도 하다. 훈령·교범에 제시된 기준에 따라 군대의 기초훈련과정에서 가르치고, 병영생활과 교육훈련을 통해 반복 숙달한다.

따라서 군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올바른 군인기본자세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그가 속한 군대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배치된 부대가 교육훈련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군인기본자세의 규범적·규제적 성격

군인기본자세는 다음과 같은 규범적, 규제적 역할과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군에 소속된 장병의 실천을 촉구하는 규범적 성격이 있다. 군인기본자세는 군인이 국가를 위해 복무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으로서 스스로 우러나와 행동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둘째, 강제성이 있는 구체적 명령이기도 하다. 군인기본자세는 규정과 방침에 명시된 항목의 일부다. 우리 국군의 경우 국방부훈령 제2624호 ‘부대관리훈령’에 ‘군인은 단정한 자세, 절도 있는 동작을 취하여야 하고 군인다운 복장, 용모, 언행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셋째, 위반 시 처벌이 가능한 규제적 성격이 있다. 군인기본자세는 군대 내부의 상하 관계, 명령과 복종에 연결되는 엄중한 것이며 더 나아가 대군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국방부장관지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군인기본자세 확립(24.3.14)’을 보면 군인기본자세 확립을 위해 군기 순찰을 강화하고, 엄정한 신상필벌을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
디자인: 국방출판지원단 

‘군인다운 군인’ 군인기본자세 캠페인은 국방일보 창간 60주년을 맞아 ‘군, 기(紀) 세우기’ 일환으로 군사편찬연구소, 국방부 병영정책과와 함께 진행합니다. 본 캠페인은 각 부대의 군인기본자세 이해 목적으로 제작됐습니다.

감수 : 진중근 육군대학 전략학과장, 심호섭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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