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국경 넘은 이스라엘…불붙은 중동 화약고

입력 2024. 10. 01   16:02
업데이트 2024. 10. 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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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이어 헤즈볼라와 두 개의 전쟁
네타냐후 폭주에 확전 가능성 최고조
美 비행대대·병력 수천 명 추가 파병
보복 다짐한 이란 개입 여부에 촉각

 

1일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 이스라엘군 탱크와 장갑차가 집결해 있다. 연합뉴스
1일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에 이스라엘군 탱크와 장갑차가 집결해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일(이하 현지시간)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북부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작전을 시작하면서 중동에서 가자전쟁 1년 만에 확전 우려가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스라엘은 국경 남부를 맞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지난해 10월부터 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경 북부에서 이란의 가장 강력한 대리세력 중 하나인 헤즈볼라를 상대로도 전선을 넓히며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을 맹폭 중이다.

미국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폭주’를 사실상 저지하지 못한 채 중동 지역에 미군 수천 명을 추가 파병해 이란 견제에 나섰다.

이란은 ‘오른팔’인 헤즈볼라의 고전에도 일단 직접 개입은 보류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군은 1일 새벽 북부 국경을 넘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제한적·국지적 지상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사실상 레바논에서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지상전을 개시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지상작전에 앞서 전날 저녁 레바논 국경 접경지 일부를 ‘군사제한구역’으로 선포한 뒤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집중 포격을 가하며 정지작업을 했다.

이스라엘의 지상작전 개시 직후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 북부로 발사체 10여 개와 드론 등을 쏘아 올렸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히는 등 헤즈볼라 측도 반격에 나서며 양측이 공세를 주고받는 모양새다.

전날인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전역에서 95명이 죽고 172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밝혔다.

아직까지는 지상작전이 제한된 지역에서 소규모로 전개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스라엘이 최근 북부 지역에 병력 수천 명을 집결한 데 이어 국경 근처로 탱크와 장갑차 최소 120대를 결집시키는 등 작전이 더 큰 규모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즉각 미국은 지상전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이에 대비해 중동에 미군 전투기 등 병력 수천 명을 추가 파병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레바논 지상전에 관해 “지금 휴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미국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진행한 정례 브리핑에서 중동 지역에 F-15E·F-16·F-22 전투기, A-10 공격기 등의 비행대대와 지원인력을 파병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레바논에 “추가 병력을 보낼 필요가 없다”며 파병 가능성을 일축했던 이란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란은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사하자 “나스랄라의 피는 복수 없이 끝나지 않는다”며 보복을 다짐한 상태다.

지상전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레바논에서 전쟁을 피해 인근 시리아 등으로 넘어가는 피란 행렬도 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은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며 더 큰 확전을 막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레바논을 방문한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확전 방지를 위해 레바논 당국자들과 만났다고 WP는 전했다.

바로 장관은 아직 휴전을 위한 “희망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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