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함께합니다 … 광화문광장 시가행진

입력 2024. 10. 01   17:37
업데이트 2024. 10. 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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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날]

74년 전 서울 탈환 ‘영광의 순간’ 재현
8명 영웅 등 각계각층 국민 참여 눈길
항공전력·기계화장비·드론 등 총출동
강력한 무기체계 시민들 눈 사로잡아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슬로건은 ‘강한 국군, 국민과 함께’였다.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슬로건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가치임을 보여줬다. 국민들은 강한 국군의 모습에 환호했고, 장병의 헌신이 있기에 일상의 평화가 지켜지고 있음에 감사해했다. 무엇보다 군이 언제나 국민 곁에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글=최한영·김해령/사진=조종원·김병문 기자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열린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국군 장비부대 기계화 제대가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열린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국군 장비부대 기계화 제대가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태극기 게양 재현에 시민들 박수

“대한민국 국군의 의지를 담아 구호를 제창하겠습니다.” “자유 대한민국 파이팅!” 시가행진 마지막, 윤석열 대통령의 격려사가 끝나자 국군 장병들이 외치는 구호가 광화문 일대를 울렸다.

국가와 국민에게 충성하는 의지를 담은 장병들의 구호 제창은 지축을 박차고 포효하는 호랑이의 기세를 보는 듯했다. 구호 후 장병들이 부른 군가 ‘푸른 소나무’ 속 “이 목숨 바쳐 큰 나라 위해 / 끝까지 싸우리라”라는 노랫말이 장엄하게 서울 도심에 울려 퍼졌다.

구호 제창 직전 순서였던 대형 태극기 게양은 선배 전우의 희생·헌신을 기리고, 국군 장병의 국토수호 의지를 담은 이벤트였다. 6·25전쟁 초기 적의 기습남침에 고전했던 국군이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힘입어 서울을 탈환할 때의 감격을 떠올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1950년 9월 28일, 박정모 소위(대령 전역)가 이끄는 해병대 2대대 6중대 1소대는 중앙청을 수복하기 위해 태극기를 지참하고 중앙청 내부로 향했다. 치열한 교전 끝에 박 소위와 소대원들은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시가행진에서는 74년 전 ‘영광의 그 순간’이 재현됐다. 고(故) 박 소위의 손녀와 해병대2사단 소대장이 대형 태극기 행진 제대를 이끌었다. 우리 군의 미래를 책임질 장교·부사관 후보생들과 특성화고교생, 예비역 대표로 재향군인회원들이 뒤따랐다.

태극기가 광화문 광장에 떠오르는 순간,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직장인 김태정 씨는 “평소에도 자주 봤던 태극기이지만 이날만큼은 느낌이 달랐다”며 “광화문에서만이 아니고 전국 곳곳에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각 군 사관생도와 도보부대 장병들이 행진하는 모습.
각 군 사관생도와 도보부대 장병들이 행진하는 모습.

 


호국영웅 카퍼레이드에도 관심

오후 4시에 시작한 시가행진은 오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기념식과는 다른 묘미가 있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역량을 토대로 우리 군의 압도적인 능력을 선보인다는 점은 같았지만, 각계각층의 국민이 참여했다는 크고도 중요한 차이가 있었다.

제병지휘부가 이끄는 장비·도보 행진 제대 출발 전 대한민국의 자유·번영을 위해 희생한 8명의 영웅이 탑승한 차량이 군사경찰 모터사이클 호위를 받으며 세종대로에 진입했다.

6·25전쟁에 학도병으로 참전한 후 소위로 임관해 베트남전쟁에서도 자유 수호에 앞장선 류재식 6·25참전유공자회 서울지부장, 6·25전쟁 당시 유격군으로 활약한 박충암 유격군전우회총연합회장, 인천상륙작전과 서울수복작전 등에 참가한 송치선 6·25참전유공자회 제주지부장 등이 주인공이었다.

전투기 조종사였던 남편(고 박명렬 소령)과 아들(고 박인철 소령)이 훈련 중 순직한 이준신 보훈휴양원장, 제2연평해전에서 부상을 입고 이후 천안함 피격사건에서 전사한 고 박경수 중사의 딸 박가빈 양,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으로 다친 하재헌 예비역 육군중사 등도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윤 대통령도 축하 단상에서 내려와 이들을 직접 맞았다.

우리 군이 보유한 항공전력과 기계화장비가 위용을 과시한 후 등장한 주한 미8군 장병들도 큰 박수를 받았다. 지휘부와 기수단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된 미군 도보부대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보여줬다.

K방산 첨단기술이 적용된 무기체계들도 속속 나타나며 우리 군의 뛰어난 과학기술력을 실감시켰다. 드론 편대와 무인항공기, 무인잠수정 등으로 구성된 ‘유·무인 전투체계’ 전력들에 이어 킬체인(Kill Chain)·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대량응징보복(KMPR) 등 한국형 3축 체계 장비들이 세종대로를 뒤덮었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국군의 강력한 무기체계 모습은 시민들 눈을 잡아끌었다.

 

 

K2 전차에 탑승한 장병들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K2 전차에 탑승한 장병들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 등 유엔군사령부 회원국 국기를 든 기수단이 행진하고 있다.
미국 등 유엔군사령부 회원국 국기를 든 기수단이 행진하고 있다.

 

시가행진의 마지막을 장식한 대형 태극기.
시가행진의 마지막을 장식한 대형 태극기.



국군 위상 느끼고자 거리로 나온 시민들 

시가행진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많은 시민이 세종대로 일대를 메웠다. 시가행진은 TV로도 전국에 생중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세종대로에 모인 이유는 ‘국군을 응원하고 그들의 위상을 가까이서 느끼기 위해서’다. 현장을 찾은 정용준 씨는 “북한의 반복된 도발로 시민들이 불안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우리 군의 강함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세종대로에) 나왔다”고 말했다.

시가행진을 본 시민들은 발전된 국군의 위용을 보게 돼 감격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헬기와 태극기가 그려진 모자를 쓰고 현장을 찾은 이모 씨는 “K2 전차를 비롯해 우리나라가 개발한 각종 무기체계를 직접 보고 싶었다”며 “과거 탄약만 겨우 만들던 나라가 지금처럼 첨단 무기체계를 만들어내는 국가가 된 모습을 보니 가슴이 뛴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동용 전투복’을 입은 민정우 군은 “장래 희망이 전차부대를 이끄는 육군 장교”라면서 “지난해에는 멀리서 서서 봤던 기억이 있어서 오늘은 일찍 와서 자리를 잡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행진 모습을 찍기 위해 카메라까지 챙긴 김재민 씨는 “어릴 때 국군의 날 행사를 감명 깊게 봤는데, 우리 군의 발전된 모습을 다시 한번 보게 돼 감동이 배가 됐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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