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조직 중 군 본연의 임무와는 다소 괴리감이 있지만, 또 다른 영역에서 세계에 군과 우리나라의 우수성을 빛내는 곳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종목별 경기장에서 전투복 왼쪽 가슴에 국군 대표선수라는 명찰을 달고 국내외 각종 대회에 출전해 굵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국군체육부대다.
올해로 창설 40주년을 맞은 국군체육부대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약 300명의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파리올림픽에서는 펜싱 25초의 기적을 쏘아 올리며 올림픽 3연패의 대기록을 세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도경동 병장과 남자사격 속사권총 은메달리스트인 조영재 병장이 우리나라를 빛냈다. 또한 사격(산탄총) 김민수 중사, 육상(세단뛰기) 김장우 일병, 근대5종 서창완 일병이 국가를 대표해 선전했다.
혹자는 파리올림픽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더 많은 종목에 출전하지 못하고 48년 만에 최소 인원이 경기에 참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선수단은 세계 8위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국민의 가슴에 희망의 순풍을 불어넣어 줬다. 다만 이번 대회 각 종목에 국군체육부대 전·현직 선수와 코치진이 종목별로 다수 참가해 놀라운 소식과 성과를 전하는 데 기여한 것은 잘 알려지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
냉전시대가 끝나고, 세계는 스포츠라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붉은악마가 돼 대한민국을 외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축구경기가 있는 날은 TV 앞에 모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고 결과에 따라 온 나라가 축제의 장이 됐다. 지금도 국가대항전이 열릴 때는 국민 모두 원팀이 돼 한목소리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고 승리의 기쁨을 함께한다. 몇 해 전,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국가 이미지 홍보 효과가 몇 조 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지금의 스포츠가 단순한 경기 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껏 우리 국군체육부대 장병들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약 300개의 메달은 국가 이미지 홍보 효과만으로 따진다면 그 값어치를 매기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로 인한 군사외교 강화 등 긍정적인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국군체육부대는 군 본연의 임무가 아니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하고 국가 이미지를 선양하며 ‘백련천마, 수사불패’라는 구호 아래 국가 체육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래의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와 우수 지도자 배출의 산실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 국군체육부대의 날갯짓 또한 국방, 그 이상의 가치를 창조해 내는 매우 중요한 과업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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