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징적외선 센서 장착 지상·공중표적 모두 공격

입력 2024. 08. 07   16:15
업데이트 2024. 08. 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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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무기와 미래전쟁 - 이란 ‘샤헤드-238 제트드론’ 

샤헤드-136 드론 엔진·탄두 개량

서방세계 부품·기술 활용 단점 극복
속도 높이고 정밀공격 능력 향상
생산비 저렴 반미 테러단체 대량 공급
러시아와 대규모 판매 계약 추진
새로운 국제분쟁 불씨 가능성에 우려 

 

이란이 만든 샤헤드-238이 국제분쟁의 새로운 불씨로 주목받고 있다. 저렴한 비용을 무기로 이란이 친이란계 민병대, 반미 테러단체 등에 대량 살포하고 있어서다. 사진은 샤헤드-238의 비행 장면을 그래픽으로 구성한 모습. 출처=랜더허브 홈페이지(www.renderhub.com/efc/shahed-238-uav)
이란이 만든 샤헤드-238이 국제분쟁의 새로운 불씨로 주목받고 있다. 저렴한 비용을 무기로 이란이 친이란계 민병대, 반미 테러단체 등에 대량 살포하고 있어서다. 사진은 샤헤드-238의 비행 장면을 그래픽으로 구성한 모습. 출처=랜더허브 홈페이지(www.renderhub.com/efc/shahed-238-uav)

 


이란이 중동지역 반미 테러단체와 친이란계 민병대에 제공한 샤헤드(Shahed)-238 제트드론으로 미군의 MQ-9 리퍼(Reaper) 드론을 수차례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올해 초 예멘과 이라크, 레바논에서 각각 임무를 수행 중이던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드론 중 최소한 3대 이상이 이란에서 지원한 샤헤드-238 제트드론의 공격으로 격추됐다. 참고로 지난해 10월 이란이 영상으로 처음 공개한 샤헤드-238 제트드론은 기존 샤헤드-136 자폭드론의 엔진과 탄두를 개량한 파생형이다. 


이란의 새로운 비대칭 무기


주장의 진위를 떠나 고고도에서 정찰임무를 맡고 있는 군용드론을 요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샤헤드-238 제트드론에 대한 미군과 서방세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존 정찰용 군용드론으로는 샤헤드-238 제트드론의 위협에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때 미국이 보유한 최첨단 군사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MQ-9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작전환경이 적대적으로 변하고 있어서다. 그런데 이제는 샤헤드-238 제트드론의 요격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샤헤드-238 제트드론의 기술적 완성도나 획득비용이 미군이 현재 운용 중인 MQ-9이나 개발 중인 무인 전투기에 비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소모하며 인공지능(AI)으로 자율임무 수행이 가능한 무인 전투기 개발에 집중하는 동안 이란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의 무인기 운용 전술을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샤헤드-238의 기술적 특징 

올해 초 우크라이나 언론은 격추된 샤헤드-238 제트드론에 관해 보도했으며, 2월에는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이 분석한 샤헤드-238 제트드론의 기술정보가 공개되기도 했다.

일단 기술적 측면에서 샤헤드-238 제트드론은 길이 3.5m, 날개 폭 3m로 미니 터보제트엔진을 제외한 대부분이 기존 샤헤드-136 드론과 유사하다. 하지만 미니 터보제트엔진 교체로 인해 세부적인 부분에선 큰 차이를 보인다. 일단 샤헤드-136 드론의 피스톤엔진 중량은 17.59㎏에 불과하지만 샤헤드-238 제트드론의 톨루(Toloue)-10 미니 터보제트엔진 중량은 20.5㎏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요격된 일부 기체에는 체코에서 제작한 18.9㎏급 TJ150 미니 터보제트엔진이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체 상부에 공기흡입구가 추가되면서 구조가 변경됐고, 내부 연료 탑재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반대로 시간당 연료 소모량은 더 늘어나 최대 비행시간은 2시간에 불과하다. 순항속도는 520~600㎞/h에 최종 돌입속도는 700㎞/h이며 기체 총중량은 250㎏에서 380㎏으로 130㎏이나 증가했다.

 

 

이란이 지난해 11월 처음 실물을 공개한 샤헤드-238은 기존 샤헤드-136보다 빠른 속도와 향상된 정밀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MQ-9과 같은 드론의 요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군과 서방세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출처=위키데이터 홈페이지(www.wikidata.org)
이란이 지난해 11월 처음 실물을 공개한 샤헤드-238은 기존 샤헤드-136보다 빠른 속도와 향상된 정밀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MQ-9과 같은 드론의 요격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군과 서방세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출처=위키데이터 홈페이지(www.wikidata.org)

 

 

미국·스위스·캐나다산 부품 활용 

이란의 아슈라항공우주과학기술대 설계자들은 미니 터보제트엔진 교체로 발생한 문제들을 서방세계 부품과 기술, 세 종류의 선택 가능한 탄두로 극복했다.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에 의하면 위성신호를 활용한 장거리 항법에는 캐나다 탤리스먼에서 판매 중인 TW1721 안테나 4개로 구성된 블록과 미국에서 생산된 반도체 모듈을 이용하고 있다. 관성항법시스템은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서 제작한 STM32F405 마이크로컨트롤러 칩과 미국 애널로그 디바이시스가 제조한 i센서 ADIS16480을 사용한다. 비행 제어 및 명령 모듈은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TMS320 F28335PGFA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중심으로 제작됐다. 샤헤드-136 드론에 비해 보다 다양해진 탄두 역시 샤헤드-238 제트드론의 기술적 특징으로 평가된다. 먼저 별도의 유도장치 없이 50㎏ 고폭탄 탄두만 장착한 파생형은 식별된 표적을 빠른 속도로, 확실히 파괴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

수동방식의 대레이다 추적장치가 장착된 파생형은 폭발 위력이 고폭탄 탄두 장착형에 비해 미약하지만 레이다, 방공무기체계 등을 표적으로 정밀공격이 가능하다. 끝으로 탄두에 이미징적외선(IIR) 센서가 장착된 정밀유도형은 GPS/INS 및 GNSS 위성항법으로 표적 근처에 접근한 뒤 최종 공격 단계에서 표적을 식별하고 추적해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의 분석과 해킹으로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탄두에 IIR 센서가 장착된 샤헤드-238 제트드론은 지상·공중표적을 모두 공격할 수 있다. 특히 미군의 MQ-9 드론과 같은 공중표적을 성공적으로 조준·추적하고 요격에 성공할 수 있다.


해커들이 밝혀낸 이란·러시아 커넥션 

지난 2월 프라나 네트워크로 불리는 해커집단이 이란 방위산업체인 사하라 선더의 이메일을 해킹하고 샤헤드-238과 관련된 정보를 일반에게 공개했다.

이란 국방부와 이란 내 주요 방위산업체 간의 내부 이메일과 관련 문서에 따르면 이란은 러시아에 최소 6000대 이상의 샤헤드-136 드론을 판매했다. 이란은 최초 러시아에 샤헤드-136 드론 한 대당 37만5000달러를 요구했지만 결국 한 대당 19만3000달러(6000대 기준)에 합의했고 전체 계약 규모는 12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러시아 국내 생산시설 설치가 추가되면서 최종 계약 규모는 17억5000만 달러였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샤헤드-136의 면허생산 가격을 4만8000달러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까지 3700대 이상의 샤헤드-136 자폭드론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했으며 현재 샤헤드-238 제트드론 700대의 구매를 추진 중이다. 러시아는 MC-236으로 부르고 있으며, 대당 90만 달러 이하의 금액으로 2000대 이상 도입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헤드-238과 점점 커지는 불확실성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새로운 국면 전환자로 급부상 중인 샤헤드-238 제트드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동지역 내 친이란계 민병대와 이란의 군사지원을 받는 반미 테러단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군에 의해 샤헤드-238 제트드론이 실전에 투입된 증거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음에도 샤헤드-238 제트드론은 급부상하고 있는 이란의 군사혁신 능력을 상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란의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서방세계의 최첨단 기술과 민수용 부품이 대량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여기에 더해 샤헤드-238 제트드론을 요격무기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지금까지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군사적 균형이 한순간에 무너질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마이크 브룩 미 해군소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샤헤드-238과 같은 저렴한 비용의, 새로운 방식의 위협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적 대응 능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러시아에서 주요 무기를 수입하던 이란이 러시아의 새로운 무기 공급자로 변신한 것은 국제사회에 심각한 안보 위협이며 샤헤드-238은 새로운 국제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필자 계동혁은 'Aerospace & Defense' 취재팀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이 있다.
필자 계동혁은 'Aerospace & Defense' 취재팀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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