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실전성으로 승부한다!] ⑩ 현대전 진화 맞춰…최정예 전투원도 ‘레벨 업’

입력 2024. 08. 01   17:08
업데이트 2024. 08. 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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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실전성으로 승부한다! ⑩ 300워리어 선발방법 개선·신규과제 신설 (끝)

더 많이, 더 다양하게 참가한다 
포병·방공·통신 등 종목 신설하고
팀 선발 모집 단위 분대서 중대로…
탄피 회수 규정 개정 등 제도 개선도

예선전부터 뜨겁다 
8월까지 작전사·군단별 대표팀 선발 경쟁
30기갑여단, 적 포탄 낙하 상황 부여 실전성 제고
소부대 전투기술·조우전·팀워크 등 꼼꼼히 살펴

변화하는 현대전에서 천편일률적인 교육 방법만으로는 적의 공격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육군은 병과별 특성을 고려한 ‘최정예 300 선발대회’를 통해 교육훈련 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육군, 실전성으로 승부한다!’ 기획의 마지막 순서로 전사적 기질을 갖춘 최고의 전투 전문가를 선발하는 훈련 현장을 다녀왔다. 글=박상원/사진=이경원 기자

 

육군30기갑여단 쌍용대대 1분대 장병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훈련장에서 열린 ‘최정예 300전투원 선발대회’ 예선전에서 경계하고 있다.
육군30기갑여단 쌍용대대 1분대 장병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훈련장에서 열린 ‘최정예 300전투원 선발대회’ 예선전에서 경계하고 있다.

 


“장갑차 분야 최정예 전투원을 찾아라”

지난달 30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훈련장에서 K200A1 장갑차 한 대가 질주하고 있었다. 육군본부에서 주관하는 ‘최정예 300전투원(300워리어) 선발대회’에 출전할 1군단 대표 기보분대팀 선발 예선전을 치르고 있었다.

300워리어 선발대회는 육군이 2018년 이후 매년 개최하는 대표적인 전투경연대회다. 올해 대회는 지난 2월부터 시작해 오는 10월 말까지 진행된다. 4월부터 8월까지는 종목별 전 제대가 참석해 작전사·군단별로 대표팀을 선발하고, 10월에는 22개 분야, 330명의 육군 최정예 요원을 선발하는 최종 경연이 열린다.

이날 대회에 출전한 장병들은 30기갑여단 쌍용대대 1분대 소속이었다. 조종수를 비롯한 승무원들은 이정훈(중사) 1분대장 지휘에 맞춰 기동하고 있었다.

평가는 5단계로 진행됐다. 1단계는 적 포탄 낙하 상황, 2단계에서는 적 포탄 낙하로 부상자가 발생한 상황이 주어졌다. 3단계는 적 핵·화생방 공격, 4단계는 적 조우, 5단계는 적 항공기 공격 등으로 이뤄졌다.

군단을 대표하는 평가인 만큼 공정한 심사를 위해 다른 부대에서 평가에 나섰다. 평가를 맡은 최대철(소령) 2기갑여단 평가계획장교는 장병들이 전술적인 행동을 적절하게 취하고 있는지 꼼꼼히 점검했다. 최 소령은 “적의 다양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소부대 전투기술과 기계화부대 조우전 시 행동요령을 살필 예정”이라며 “팀워크도 적절하게 발휘되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2기갑여단 통제관이 훈련 상황을 부여하고 있다.
육군2기갑여단 통제관이 훈련 상황을 부여하고 있다.

 

30기갑여단 승무원들이 부상당한 조종수를 구조하고 있다.
30기갑여단 승무원들이 부상당한 조종수를 구조하고 있다.

 

적 핵·화생방 상황에서 승무원이 장갑차를 제독하고 있다.
적 핵·화생방 상황에서 승무원이 장갑차를 제독하고 있다.

 


어떤 상황도 극복…물 흐르듯 이어진 훈련

1단계 적 포탄 낙하 상황이 펼쳐졌다. 이 중사가 “적 포탄 낙하!”를 외치자마자 조종수는 회피기동을 실시했다. 위험 지역을 이탈한 장병들은 해치를 개방해 적을 향해 화력을 쏟아부었다. 혹시 모를 추가 포탄 공격을 대비해 의심 지역 수색을 하는 것으로 평가가 끝났다.

2단계에서는 적의 포탄에 의해 조종수의 우측 팔이 절단되는 상황이 부여됐다. 조종수의 부상은 곧 기동이 불가능하다는 뜻. 장갑차 내부에 있던 승무원 2명이 조종수를 구조하자 부조종수는 조종수를 대신해 위험지역 이탈을 위한 기동에 나섰다.

이어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적 핵·화생방 공격 상황’이 펼쳐졌다.

상황을 인지한 조종수는 분대장에게 보고한 뒤 해치를 닫았다. 모든 장병은 방독면 착용을 마치자 추가 공격에 대비한 경계가 이뤄졌다. 일부는 제독 장비를 활용해 장갑차 제독을 수행했다.

무사히 오염 지역을 이탈한 장병들은 추가적인 화생방 위협이 없는 것으로 판단, 방독면을 해제하고 정상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아직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장병들은 이어지는 적 조우, 항공기 공격 등에 원활하게 대처하며 평가를 마무리했다.

박지훈(대령) 1군단 교육훈련처장은 “군단 대표를 선발하는 예선전을 치르며 부대 전투력이 질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예선에 참가한 장병들은 전장에 부합된 체력과 사격, 전투기술, 전투지휘를 숙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전투기술을 습득했다”고 평가했다.


보다 실전적인 300워리어 선발대회…새 종목 신설 등 대폭 개선 

육군은 최근 전쟁 양상과 현대전의 특성, 최신 전력화 무기체계를 반영해 올해 300워리어 선발대회에 새 종목을 신설하는 등 선발·평가 방법을 대폭 개선했다.

먼저 병과별 전력화 무기체계를 반영해 포병·방공·통신 등에 새로운 종목을 신설, 다양한 부대가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최정예 저격수 선발은 창끝부대부터 작전사까지 육군에 소속된 모든 저격수가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최종 선발된 최정예 저격수는 오는 9월 열리는 ‘제1회 국방부장관배 국제 저격수 경연대회’ 참가 자격을 획득한다.

이 밖에도 팀 선발 모집 단위를 기존 분대에서 중대로 조정해 부대별 작전대기, 교육훈련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팀원을 선발할 수 있게 하는 등 야전부대 참가 여건을 대폭 개선해 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대회에 선발된 인원은 오는 12월 참모총장이 주관하는 시상식에 참석해 최정예 요원을 상징하는 황금베레모·포제 휘장·기념배지를 받는다. 부상으로 나라사랑투어가 주어지며 일부 종목은 최정예 저격수처럼 국제대회 참가권을 획득할 수 있다.

 

 

장갑차 분대장이 승무원들에게 무전으로 명령하고 있다.
장갑차 분대장이 승무원들에게 무전으로 명령하고 있다.



육군 “실전성을 위해 과제 발굴 이어갈 것”

육군은 올해 실전적 훈련에 매진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전투현장에서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육군’ 구현을 위해 다양한 과제를 적극 발굴, 시행하는 등 실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개인·공용화기 사격능력 향상을 위한 △탄피 회수 규정 개정 △무작위 임의표적 제압식 사격훈련 방법 적용 △현궁 실사격 기회 확대 등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와 함께 보병대대 저격능력 보강을 위해 분대 단위까지 저격수를 편성하고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편제 인원 변경 없이 대대급 이하 창끝 전투력의 실질적 강화와 효과적인 전술적 운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 워리어 플랫폼과 더불어 방탄복 등 전투복장 착용 습성화를 통해 전투원이 부상 걱정 없이 보다 적극적으로 훈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사적 기질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밖에 △신형 소대급 마일즈 장비 활용 △실전적 전투부상자 처치 숙달 △전투현장 중심의 공세적 기질 전사 육성을 위한 학교교육 체질 개선 등 소부대 전투수행능력과 직결된 다양한 과제를 추진했다.

김양태(대령) 육군본부 교육훈련정책과장은 “현대전은 정규전, 게릴라전, 안정화 작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투가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한 뒤 “점차 복잡해지는 작전환경에서 적과 직접 조우하는 창끝부대의 전투력이 전쟁의 성패와 직결되는 만큼 소부대 능력을 보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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