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고난 닥쳐도… 뭉쳐서 살아남는다

입력 2024. 07. 25   17:21
업데이트 2024. 07. 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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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1함대, 혹서기 해상생환훈련 


30도 한낮에도 바다 수온 20도 
너울 때 낙오자 방지·체온 유지
수상행군·원형 모여 뜨기 실습
오후엔 이함·구명뗏목 승하선…
생환훈련 원칙은 안전규정 준수

 푸른 바다, 하얀 백사장과 맞닿은 해군1함대 해상생환훈련장. 휴가철을 맞아 서핑을 즐기러 온 피서객 너머, 푸른 함상복을 입은 해군1함대 1500톤급 호위함(FF) 부산함 승조원들이 힘차게 바다로 뛰어들었다. 해상생환훈련은 파도와 너울이 이는 해상에서 함정 승조원의 생존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이다.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여름을 나고 있는 해군 장병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글=이원준/사진=이경원 기자

25일 해군1함대 해상생환훈련장에서 1500톤급 호위함(FF) 부산함 승조원들이 바다에 입수해 기본배영법을 실습하고 있다.
25일 해군1함대 해상생환훈련장에서 1500톤급 호위함(FF) 부산함 승조원들이 바다에 입수해 기본배영법을 실습하고 있다.

 


해상생환훈련은 육군의 유격훈련, 공군의 전투지휘검열(ORI)처럼 해군을 대표하는 훈련 중 하나다. 주로 여름철에 실내외 훈련장에서 진행된다.

25일 1함대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진행된 훈련에는 1500톤급 호위함(FF) 부산함 승조원 120여 명이 참가했다. 이곳 훈련장은 동해와 맞닿아 있다는 특징이 있다. 덕분에 일부 실습을 바다에서 하면서 더 실전적인 훈련이 가능하다. 청수를 사용하는 수영장과 달리 조류·파도·염분 등의 영향을 받는 해안 훈련장은 실제 해상과 유사한 환경이다.

훈련장 내 모래사장에서 체조를 하며 몸을 예열한 부산함 승조원들이 곧바로 바다에 입수해 기본배영법 실습에 나섰다. 기본배영은 이름 그대로 구명의를 착용한 채 해상을 이동하는 영법이다. 이날 한낮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돌고 습한 날씨였지만, 바다 수온은 20도 정도에 머물러 차가운 편이었다.

바다에서는 원형 모여 뜨기 실습도 병행됐다. 해상에서 구명뗏목 파손 또는 작동 불량으로 이용할 수 없을 때 여러 명이 서로 팔을 엮어 수면에 떠 있는 방법을 숙달하는 것이다. 해상에서 원형을 유지하는 이유는 생존 문제와 직결돼서다. 너울로 인한 낙오자를 방지하고, 한데 뭉쳐 체온을 유지하는 목적이 있다. 

 

 

장병들이 5인 1조로 수상행군을 하고 있다.
장병들이 5인 1조로 수상행군을 하고 있다.

 

원형 모여 뜨기 절차를 숙달하고 있는 장병들.
원형 모여 뜨기 절차를 숙달하고 있는 장병들.

 

5m 높이에서 비상이함을 하는 모습.
5m 높이에서 비상이함을 하는 모습.



깊은 바다로 헤엄쳐 간 뒤에는 수상행군 실습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상행군은 대열을 형성해 안전한 수역이나 집결지로 이동하는 훈련이다. 5인 1조로 뭉친 승조원들은 바다 위에서 ‘일자 대형’을 만든 뒤 조장의 지시 아래 목표지역을 향해 힘차게 행군했다.

오후 훈련은 육상에서 시작됐다. 이함법과 구명뗏목 승하선 등의 교육을 한 뒤 조교의 시연이 이어졌다. 구명뗏목은 함정 탈출 등 비상상황 시 쓰이는 장비로 모든 함정에 필수적으로 배치돼 있다.

해상생환훈련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비상이함 실습시간이 찾아왔다. 비상이함은 함정에 위급상황이 발생해 불가피하게 배를 벗어나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다. 구명의를 착용한 승조원은 지상 5m 높이에서 수심 5m 물속으로 다이빙해야 한다. 특히 이함 시 부상 방지를 위해 정확하고 안전한 동작이 필수다.

“이함 준비 보고!” “이함 준비 끝!”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이함대에 선 승조원들은 한 명씩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신체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한 손으로 코를 막고 다른 손으로 급소를 보호하면서 일직선으로 입수해야 한다.

입수 후 물 위에 떠오른 승조원들은 곧바로 구명뗏목 승하선 실습에 나섰다. 구명뗏목에 먼저 오른 승조원은 전우를 끌어올리며 안전을 확보했다. 최대 25명이 탑승할 수 있는 구명뗏목에는 음식과 식수, 신호탄, 보온구 등이 마련돼 있어 실제 상황 시 생존에 큰 도움이 된다.

1함대 훈련전대는 안전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해상생환훈련을 전개할 방침이다. 김만성(준위) 훈련반장은 “해상생환훈련은 함정 승조원이 위급상황에 직면했을 때 자신뿐만 아니라 전우의 생명도 함께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 훈련”이라며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승조원의 생존능력을 향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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