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작전의 재구성] ⑩ 육군3보병사단 ‘7·16 완전작전’

입력 2024. 07. 16   17:04
업데이트 2024. 07. 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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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전 그날엔… 긴박했지만 침착했던 ‘즉·강·끝’
27년 후 그날도… 백골정신 이어받아 ‘즉·강·끝’

즉각… 남하하는 적에 경고 사격

강력히… 30여 분간 치열한 교전
끝까지… 완전 철수까지 경계 강화

 

‘즉·강·끝’은 ‘즉각, 강력히, 끝까지 적을 응징한다’는 의미의 대북 군사대비태세 용어로 최근 쓰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원칙은 1990년대에도 다르지 않았다. 절차에 따른 경고방송과 정확한 사격, 그리고 치열한 교전 끝에 아군 피해 없이 적을 격퇴하는 모습까지. 1990년대 대표적인 비무장지대(DMZ) 완전작전으로 기록된 육군3보병사단의 7·16 완전작전을 ‘완전작전의 재구성’ 열 번째 순서에서 소개한다.
배지열 기자/사진=부대 제공

 

철통같은 대비태세로 선배 전우들의 ‘7·16 완전작전’을 계승하는 장병들.
철통같은 대비태세로 선배 전우들의 ‘7·16 완전작전’을 계승하는 장병들.

 


적 군사분계선 침범으로 교전…북한군 사상자 발생 추정 

7·16 완전작전은 DMZ 내에서 적의 군사분계선(MDL) 침범을 경고·격퇴하고, 적 총격 도발을 분쇄한 1990년대 대표적인 완전작전이다.

1997년 7월 16일 오전 9시35분. 강원도 철원군 전방에서 단독무장한 북한군들이 MDL 쪽으로 남하했다. 이 모습은 이곳을 지키는 3보병사단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최초로 관측됐다.

쪽문을 개방한 후 남하하던 적들이 MDL 북방 50m까지 접근하자 아군 GP에서 1차 경고방송을 했다. 그러나 적 14명은 계속 남하했고, 이윽고 10시57분에 MDL을 침범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아군은 2·3차 경고방송과 1차 경고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적들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남하했다. 11시3분, 2차 경고사격까지 했지만 적은 우리 군의 감시 사각지역으로 이동해 버렸고, 곧이어 아군 GP에 조준사격을 하기 시작했다.

11시5분. 남하한 북한군들과 적 GP에서 우리 군의 GP로 사격을 가해왔다. 우리 군도 즉각 대응사격에 나섰다. 10분부터 40분까지 30여 분간 아군 2개 GP와 적 2개 GP 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이날 작전 중 아군은 적 도발에 맞서 2개 GP에서 K2 소총을 비롯해 기관총 등 가용화기로 총 220여 발의 대응사격을 하면서 강력하게 응징했다.

11시40분. 아군 GP에서 사격을 중지하고 경고방송을 하자, 이후 적도 사격을 중지했다. 12시12분. MDL을 침범했던 적들이 완전히 철수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12시15분부터 12시50분까지 관측한 결과, 적 구급차 1대가 적 GP로 진입했다가 떠나는 것이 확인돼 북한군에서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1997년 9월 22일 육군3보병사단 사령부에서 7·16 완전작전 유공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는 모습.
1997년 9월 22일 육군3보병사단 사령부에서 7·16 완전작전 유공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는 모습.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은 7·16 완전작전 유공 장병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은 7·16 완전작전 유공 장병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군 인명피해 없이 완전작전 완수

이날 작전 결과 아군은 단 한 명의 인명피해 없이 GP 시설물 일부만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적은 구급차 1대가 적 GP로 진입했다가 출발하는 등 인원 손실뿐만 아니라 많은 시설 피해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적은 시정이 양호한 낮에 다수의 병력이 표지판을 확인하고도 MDL을 넘었다. 특히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이를 계속 무시한 채 남하한 것으로 볼 때,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도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군은 △군사적 긴장 조성을 통한 내부 결속 △남한 내 혼란 조성 △정전협정 무력화 △타지역 도발을 위한 명분 축적 △아군 대응태세 확인 등 다양한 목적으로 적이 도발한 것으로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7·16 완전작전 당시 장병들은 육안과 열영상감시장비(TOD) 등 다양한 감시 수단으로 적 활동을 놓치지 않고 면밀하게 추적 감시했다. 교전규칙과 비무장지대(DMZ) 지형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었던 덕분에 적의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또한 평소 적 도발유형별 즉각조치 모델에 따라 실전적으로 교육훈련한 것 역시 즉각 대응이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특히 ‘필사즉생, 골육지정, 상승백골’이라는 백골정신이 장병들에게 내면화돼 있었기에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한 가운데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으로 완전작전을 완수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러한 백골정신은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당시 완전작전이 완성된 현장에서 철통같은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장병들의 굳은 다짐에서도 느낄 수 있다. 혜산진여단 GP장으로 임무 수행 중인 정윤혁 중위는 “GP 외벽에 남아있는 7·16 완전작전 당시 피탄흔을 보면서 당장 오늘이라도 적이 도발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매일 되새기고 있다”며 “언제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확고하게 갖추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곳에서 복무 중인 하승훈 일병은 “소대원들 모두가 GP라는 가장 중요한 곳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선배 전우들의 백골정신을 이어받아 주어진 전투현장에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눈빛을 빛냈다.


선배전우들의 ‘신화적 작전’ 전통 계승

사단은 매년 적 도발 만행을 상기하고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으로 적을 격멸한 선배 전우들의 백골정신과 DMZ 완전작전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7·16 완전작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7·16 완전작전 27주년을 맞은 사단은 16일 혜산진여단 멸공OP에서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사단 주요 직위자가 참석한 가운데 △개식사 △경계작전 유공자 표창수여 △7·16 완전작전 경과보고 △완전작전 결의문 제창 순서로 이어졌다.

기념행사에서 경계작전 유공으로 표창을 받은 여인규 대위는 “7·16 완전작전 27주년을 맞아 뜻깊은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며 “적이 만약 또다시 도발한다면, 주저함 없이 강력하게 응징해 적을 완전히 분쇄하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백골 부대의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대일(중령) 대대장은 “27년 전 선배 전우들이 보여준 ‘필사즉생 골육지정’의 백골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더 빈틈없고 강인한 대비태세로 적이 도발하면 처절한 응징으로 뼈저린 후회를 안겨주는 ‘즉·강·끝’ 백골사단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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