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전투력 ‘맥가이버’ “도전해야 성공 따라와”

입력 2024. 07. 08   16:47
업데이트 2024. 07. 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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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 공동연재 제대군인 취·창업 성공기 - ‘내 일(Job) 출근합니다’ 
⑨ 집수리 1인 기업 대표 오요한 예비역 육군대위 

전역 앞두고 삼촌 권유로 집수리 배워 
초급간부 마인드로 처음부터 열심히 도전
고민하기보다 밀어붙여야 기회 생겨
‘강철부대’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 출연
근성과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최선 다해
턱걸이 세계신기록·체육관 지점장 도전도

전역한 지 불과 1년여밖에 지나지 않았다. 생업을 위해 기술을 배우고 근무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정말 많은 일을 해냈다. 인기 TV 프로그램 ‘강철부대’와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해 현역 못지않은 전투력을 뽐내며 예비역의 위용(?)을 널리 떨쳤다. 그의 모습을 본 많은 시청자는 타고난 신체조건이 아니라 근성과 쉼 없는 노력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전역을 준비하는 전역 예정 장병들도 마찬가지. 막막하기만 했던 전역 후 삶이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뒤따르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내 일(Job) 출근합니다’의 아홉 번째 주인공 오요한(예비역 육군대위) 씨의 취·창업 성공기를 소개한다.
임채무 기자/사진=국가보훈부 제공 

육군특수전사령부 백호부대 출신 오요한 씨는 전역한 지 1년여 만에 집수리 1인 기업 대표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강철부대’ 등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전역 후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사진은 집수리를 하고 있는 오씨의 모습.
육군특수전사령부 백호부대 출신 오요한 씨는 전역한 지 1년여 만에 집수리 1인 기업 대표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강철부대’ 등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전역 후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사진은 집수리를 하고 있는 오씨의 모습.



국군 최고의 특수부대는 어디인가? 이러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예능 TV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즌3에 출연한 오요한 씨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탁월한 사격 실력은 기본, 자신보다 훨씬 더 신체조건이 좋은 다른 팀원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까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는 영화 속 히어로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작업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선한 눈에 수줍은 미소를 짓는 오씨는 근육질 몸매를 제외하면 길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안녕하십니까? 강철부대 시즌3에 출연했던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백호부대 출신 예비역 대위 오요한입니다. 현재 집수리 1인 기업 대표로서 ‘수리하는 남자’로 활동 중입니다. 주로 서울과 경기도 북부권에서 일하며 천연대리석, 칸스톤, 인조대리석 등 석재 관련 유지보수 시공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싱크대 리폼, 타일 부분교체, 각종 구멍 복원 등 집 내부에서 발생하는 하자 수리 및 교체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오씨의 이력만 보면 군문을 나온 지 꽤 된 것 같지만, 실상은 이제 1년여밖에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예비역이다. 전역 후 어떻게 짧은 기간 일을 배워 1인 기업 대표로 혼자 영업까지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전역을 앞둔 시점에 도배하시는 삼촌의 권유로 집수리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가정이 있다 보니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과연 돈이 될까 많은 의문이 들었지만, 고민보다는 먼저 부딪혀 보자는 생각으로 도전을 결심했습니다. 그때부터 휴가 때마다 집수리 교육을 받았습니다. 전역 후 퇴직금으로 화물차량과 각종 공구를 구매해 사업을 시작했죠. 두 달 정도는 수익 없이 집수리 교육을 더 받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현장을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고, 집에 돌아와서는 늦은 시간까지 마케팅을 공부했습니다. 삶의 여유를 찾기보다 우선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초급간부 마인드로 처음부터 열심히 배워 지금의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오씨에게도 전역 후 삶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기대와 다르게 성과는 더디게 찾아왔다. 하지만 오씨는 좌절하기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강철부대 출연도 그러한 도전 중 하나였다.

“강철부대 시즌1·2가 방영될 때는 현역으로 복무 중이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후 시간이 지나 우연히 모집공고가 올라온 것을 보게 됐습니다. 바로 지원했죠. 특전사는 부사관이 주축입니다. 하지만 장교도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촬영에 임할 때는 방송에서 제가 어떤 이미지로 보이는지 신경 쓸 틈이 없었습니다. 그저 특수부대를 전역한 군인으로서 보여 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 주고 최선을 다해 진정성 있게 임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우승하지 못해 아쉽지만, 너무 재미있게 촬영했고 후회 없이 잘 마무리됐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오씨가 24시간 턱걸이 기네스 기록에 도전해 세계신기록을 깼다는 사실이다. 24시간 턱걸이는 말 그대로 24시간 동안 턱걸이를 최대한 많이 하면 된다. 중간에 휴식은 자유롭게 취할 수 있다.

“제가 턱걸이하고는 인연이 좀 깊습니다. 육군3사관학교에서 교육받을 때 생도들을 대상으로 ‘턱걸이 왕’을 뽑는데 욕심이 생겨 열심히 준비했죠. 결국 ‘턱걸이 왕’으로 뽑혔어요. 특전사로 배치받았을 때도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턱걸이는 제가 1등을 했었습니다. 전역했을 때였는데, 마침 국내에서 턱걸이 대회가 열렸습니다. ‘군대에서 1등을 했으니 국내에서도 1등을 해 보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결과는 역시 1등이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제는 세계에서 1등을 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알아보니 기네스 세계신기록에 ‘24시간 턱걸이’라는 분야가 있었고, 기존 기록이 8600개더라고요. 제가 일명 707이라고 불리는 백호부대 출신이어서 목표를 8707개로 정하고 도전했죠. TV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도 촬영을 나왔었는데, 23시간 10분 만에 목표를 달성했어요. 벅찬 마음으로 기네스 기록에 등재 신청을 하고 기다렸어요. 그런데 그사이 일본인이 8940개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더라고요. 기록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 탓에 몰랐던 거죠. 만일 알았다면 50분이나 여유가 있어 충분히 그보다 더 많이 할 수 있었을 거예요. 지금 생각해도 매우 아쉽습니다. 오는 9월 다시 세계신기록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오씨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선 것. 그는 다음 달부터 시간을 쪼개 크로스핏을 전문으로 하는 체육관 지점장도 맡을 예정이다. 조국 수호의 막중한 책무를 다하고 머지않아 사회로 진출할 후배들에게 그는 ‘전역 선배’로서 진심이 담긴 조언을 전했다.

“지금 군 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들은 전역하는 마지막 날까지 군인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으면 좋겠어요. 시작도 그렇지만 마무리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제가 해 줄 수 있는 충고는 일단 도전해 보라는 거예요. 진로에 관해 많은 걱정과 고민이 있을 텐데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도전한 뒤에는 추진력 있게 밀어붙여야 합니다. 그래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조언을 더 하자면 사회에서 부딪힐 모든 일이 다 내 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전역한 선배로서 여러분의 앞날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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