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림팩 훈련 현장을 가다]미 핵 추진 항모·5세대 전투기…현존 최고 전력에 ‘뜨거운 관심’

입력 2024. 07. 07   16:37
업데이트 2024. 07. 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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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림팩 훈련 현장을 가다 ① 참가국 함정 공개 행사

아파트 25층 높이의 미 항모 칼빈슨함 ‘웅장한 위용’
함재기만 90대…1개 전단이 한 나라 해군력 맞먹어
한국의 율곡이이함·충무공이순신함, 수천 명 다녀가
세계 최강급 디젤 잠수함 이범석함에도 관심 쏟아져

7월의 하와이 날씨만큼, ‘2024 환태평양(RIMPAC·RIM of the PACific·림팩) 훈련’이 전개되고 있는 진주만 히캄기지 일대도 림팩 참가국들의 함정 공개 행사로 열기가 뜨거웠다. 6일(현지시간) 토요일 오전 9시부터 기지 입구에는 각국의 함정을 보려는 인파가 몰렸고,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세계 해군의 최신무기 각축장 속에서 우리 해군도 그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해군은 율곡이이함(DDG·7600톤급), 충무공이순신함(DDH-Ⅱ·4400톤급), 천자봉함(LST-Ⅱ·4900톤급), 이범석함(SS-Ⅱ·1800톤급) 등 4척의 함정을 외국군 등 방문객들에게 공개했다.    하와이(미국) 글=조아미/사진=양동욱 기자

 

2024 환태평양훈련 참가국들의 함정 공개 행사가 열린 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 히캄기지에 정박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비행갑판에 함재기들이 주기돼 있다.
2024 환태평양훈련 참가국들의 함정 공개 행사가 열린 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진주만 히캄기지에 정박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비행갑판에 함재기들이 주기돼 있다.

 

우리 해군 전력 보기 위해 4800여 명 몰려

올해 29개국 훈련 참가국 중 이지스구축함이 참가한 나라는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 4개국이다. 잠수함은 한국과 미국만이 참가했다. 한국의 이지스함과 잠수함을 보려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해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율곡이이함과 충무공이순신함에 3500여 명, 천자봉함에는 1300여 명이 직접 방문했다. 외부만 공개한 이범석함 주변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관심을 표했다.

방문객들은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등 대탄도탄 작전과 청해부대 대해적 작전, 해양안보작전 등 실전 능력을 입증한 율곡이이함과 충무공이순신함, 대규모 상륙작전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인 상륙함 천자봉함, 디젤 잠수함에서는 세계 최강급으로 평가받는 이범석함을 꼼꼼히 살펴봤다.

2010년 취역한 율곡이이함은 최신의 다목적 수상레이다(SPY-1D(V))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 레이다는 1000㎞ 떨어져 있는 목표물 1000개를 탐지·추적할 수 있으며, 이 중 2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SPY-1D(V) 레이다가 찾아낸 목표물을 SM-2 함대공 유도탄으로 최대 170여 ㎞ 밖에서 요격할 수 있다. 1단계 방어망을 통과해도 단거리 대공유도탄 램(RAM)이 기다린다. 발사기 1문에 장착된 20여 발의 유도탄은 9㎞ 이상 떨어진 항공기 등을 격추할 수 있다. 마지막은 30㎜ 근접방어무기체계(골키퍼)가 분당 4000여 발을 퍼부어 목표물을 파괴한다.

김봉진(대령) 율곡이이함장은 “탄도미사일, 저고도순항미사일 등 대상별 탐지거리는 지구곡률과 탐지 위치, 최초 탐지 시간 등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율곡이이함을 둘러보던 사이먼 존슨 미 해군중위의 아내 르타 존슨은 “남편이 부산과 진해에서 연합훈련을 하며 한국 해군 및 해병대와 함께 수륙양용 작전을 했다고 들었다”며 “오늘 함 내를 둘러보니 감회가 새롭고 멋진 경험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우리 해군 림팩 훈련의 주축인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뒤)과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
올해 우리 해군 림팩 훈련의 주축인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뒤)과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


마이클 워시 미 1항모강습단장 “한미 동맹, 더욱 강하게”

미 해군의 전략자산인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arl Vinson·CVN-70)의 웅장한 모습도 방문객들의 발길을 향하게 했다. 1982년 3월 취역한 칼빈슨함은 니미츠급의 3번함으로, ‘황금 독수리’라는 별칭을 지녔다. 길이 333m, 폭 76.4m으로, 아파트 25층 높이다. 축구장 3개 규모에 달하는 비행갑판에는 F-35C 스텔스 전투기,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EA-18 그라울러 전자전기 등 함재기 90여 대가 즐비했다. 함재기뿐만 아니라 구축함·순양함과 함께 하나의 전단을 구성해 이동하기에 보통 한 나라의 해군력과 맞먹는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이유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함재기 F-35C.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 함재기 F-35C.

 

진주만 히캄기지에 정박 중인 이범석함.
진주만 히캄기지에 정박 중인 이범석함.


방문객들은 한눈에 다 담기도 힘든 항모를 둘러보며 바쁘게 움직였다. 안내자의 설명을 놓칠세라 귀를 기울이며 주요 무기들을 살폈다.

미 해군3함대사령부의 지휘 통제를 받는 제1항모강습단 소속 칼빈슨함은 미 3함대사령부 책임 해역뿐만 아니라 미 7함대사령부 해역에서도 활동하며, 미 태평양함대사령부의 광활한 작전수행 능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매튜 토머스(대령) 칼빈슨함장은 “칼빈슨함은 제1항모강습단의 기함으로 현재 모든 항공자산들과 함께 이번 림팩 훈련에 참가했다”며 “항공작전·수상전 등에서 다양한 임무를 맡아 동맹국들과 상호운용성을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워시(준장) 미 1항모강습단장도 이날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림팩에서는 칼빈슨함과 5세대 F-35 전투기가 함께 투입된다”며 “한미는 강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함께 항해하면서 이 관계를 더욱더 강하게 유지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국 강습상륙함 서머셋함 함미에서 기동장비를 살펴보는 관람객들.
미국 강습상륙함 서머셋함 함미에서 기동장비를 살펴보는 관람객들.


또한 림팩 훈련에서 유럽 나토(NATO) 국가의 전력이 증강된 것 같다는 질의에 대해 워시 단장은 “나토 국가들이 한데 모여서 훈련한다는 건 전 세계가 연결돼 있다는 뜻”이라며 “이번 훈련이 더욱더 열려 있고 자유로운 인도·태평양을 만들어가기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칼빈슨함은 지난해 11월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바 있다. 이어 같은 달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미·일 해상 훈련’을 전개하며 긴밀한 공조와 작전 수행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문종화(대령) 환태평양훈련전대장
문종화(대령) 환태평양훈련전대장


인터뷰-문종화(대령) 환태평양훈련전대장

“강력한 전우애로 임무 수행…‘강한해군 해양강국’ 위상 세계에 떨칠 것”

우리 해군이 그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에 대한민국 해군의 우수성과 강대함을 각인시킬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군 기강을 확립하고 안전에 유의한 가운데, 대한민국 해군·해병대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연마해 온 모든 전투력과 역량을 마음껏 펼치겠다는 의지다. 문종화(대령) 환태평양훈련전대장은 “전대 모든 장병은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어 최고도의 팀워크를 이루며 훈련을 준비해 왔다”며 “‘즉각, 강력히, 끝까지’의 대비 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강한해군 해양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훈련에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 부사령관을 맡은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번 훈련에서 환태평양훈련전대의 훈련 중점은 부사령관의 임무수행 능력과 사령부에 설치된 연합해양작전본부의 지휘능력을 숙달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 훈련에서 습득한 지식과 전술을 활용해 향후 우리 군의 작전개념을 발전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세계 해군 간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잠재적 해양 위협에 대해 공동 대응함으로써 연합방위 태세를 구축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에 따른 훈련전대의 가장 큰 목표가 있다면?

“이번 우리 훈련전대의 모토는 가장 도전적인, 단합된, 성공적인 환태평양 훈련이다. 이번 훈련에서 우리 해군의 뛰어난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부사령관으로서 처음으로 검증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다양한 분야에 ‘도전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장병들이 한마음으로 ‘단합’해야 하며, 이를 통해 부여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훈련에서는 기존보다 확대된 임무 수행을 맡았다.

“우리 해군은 1988년 환태평양 훈련 참관을 시작으로, 1990년부터 정식으로 훈련에 참가했다. 그동안 해상에서는 해상전투지휘관, 원정강습단장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 능력을 인정받아 2024년인 올해부터는 해상지휘관을 지휘하는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의 부사령관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향후 2026년에는 지금보다 더욱 확대된 임무인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 임무를 수행하길 기대한다.”

-이번 림팩 훈련에 29개국이 참가했다. 다국적군과의 협력 관계는?

“지난해 6월 최초계획회의(IPC)에 참가해 부사령관 임무 직위를 확정하고, 참가국과의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했다. 또 지난 3월 최종계획회의(FPC)에서 모든 훈련 국면을 면밀하게 검토했다. 이번 훈련을 우리 군의 향상된 연합작전 능력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하와이로 오는 중에는 미국, 싱가포르,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과 연합기회훈련을 펼치며 다국적 해군과의 훈련 절차를 숙달했고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부대 지휘 방침은 무엇인가?

“올해 훈련에서 모든 전대원이 착용하고 있는 모자 뒷면에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가 새겨져 있다. ‘전우’라는 뜻이다. 모두 강력한 전우애를 바탕으로 부여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자는 의미로 넣게 됐다. 전우들을 신뢰하고 믿을 때 최고도의 전투력이 발휘될 수 있다. 전대장인 저 또한 전대원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전대원과 동행하며 행복이 충만한 환태평양훈련전대를 만들겠다.”

-림팩 훈련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고 들었다.

“올해 3번째 참가다. 2010년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함께 처음 림팩에 참가했다. 이어 2018년에는 서애류성룡함 함장으로, 이번에는 율곡이이함을 타고 하와이에 왔다. 다양한 이지스함을 타고 왔다는 게 보람이고 영광인 것 같다. 이번 훈련에서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우리 해군의 우수성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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