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추운 봄이었다. 웅장했던 임관식을 마치고 육군 장교의 일원이 됐다는 설렘도 잠시, 새로운 교육기관으로의 입교는 엄청난 긴장감을 안겼다. 태어나 처음 이곳에 발을 내디디고 수많은 동기를 바라보며 ‘내가 잘 배워서 좋은 소대장이 될 수 있을까?’ ‘저 인원들과 어떻게 잘 지내지?’ 등 긴장감으로 가득 찼던 입교일이 떠오른다.
이곳에서의 생활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성화’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신임장교의 패기로 가득한 이곳에서 교육받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꺼지지 않는 올림픽의 성화가 떠올랐다. 처음 보는 장비들에 처음 접하면 어려운 전술이었지만 110명의 방공인, 37명의 신임 3반의 열정을 더하면 못 해 낼 과업이 없을 정도로 우리의 온도는 뜨거웠다.
특히 전술종합훈련은 이번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이라는 성화 중에서도 ‘속불꽃’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방공전술과 장비학을 한 자리에 망라해 전술을 수립하고 이를 대위 참모, 초급반과 공유하며 서로의 식견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전술을 작성해 중대장 역할을 하는 대위과정 지도를 받고, 또 야전을 경험하거나 장비를 직접 운용하는 부사관들의 의견을 전술에 반영하며 우리가 공부했던 방공전술 교범의 폭을 넘어 많은 부분을 고려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내가 해야 하는 전술적 업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부분을 고려하며 시야가 트인다는 느낌을 체험했다.
이 밖에 장비학을 배우며 방공무기의 이해도를 높이고, 참모나 소대장으로서의 인원 관리 혹은 해야 할 업무 등을 익히는 참모학 수업을 바탕으로 인원을 통솔하는 간부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갈고닦을 수 있었다.
임관할 당시 썼던 글이 하나 있다. ‘조국에 충성! 부끄럽지 않은 대한의 장교가 되겠습니다’라는 문장이다. 그 첫걸음이었던 이곳에서 조국에 부끄럽지 않은 방공장교가 됐다고 확신한다. 이제 이 확신을 야전에서 펼칠 날을 고대하며 정들었던 웅비대에 작별을 고한다.
마지막으로 4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정예로운 110명의 방공 신임장교, 방공장교로서 역량을 쌓고 야전에서 우리의 뜻을 펼칠 수 있게 노력해 주신 담임교관 및 전술학교육대대 대대장님과 교육단장님, 이 모든 여건을 마련해 주신 병과장이시자 학교장님이신 강경훈 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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