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실전성으로 승부한다!] ⑧ 제병협동 연합 소부대 전술훈련

입력 2024. 07. 04   16:24
업데이트 2024. 07. 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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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하다
보병·화생방·공병 병과 ‘한 팀’ 구성
긴밀한 작전 수행…전투능력 극대화

무적칼여단-연합사단 ‘완벽 호흡’

부대 규모 줄이고 병과 늘려 몰입도 극대화 
양국 부족 자산 보완…실전적 노하우 공유
‘연합훈련 협조회의’ 통해 체계적 시행

작은 규모의 부대라도 특유의 기동력과 유연성을 십분 활용하면 전투의 향방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할 수 있다. 소부대가 전장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병과로 구성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더 극대화된다. 육군이 실전성 강화를 위해 각 병과별로 시행하던 소부대 연합훈련을 올해부터 제병협동으로 시행하는 것은 이런 가능성에 주목한 것. 육군1보병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이 펼친 ‘연합 소부대 전술훈련’에서 제병협동을 통해 보다 강력한 위력을 갖춘 소부대의 위용과 긴밀하게 움직이는 한미동맹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글=조수연/사진=김병문 기자

 

지난달 26일 경기도 양주시 일대에서 열린 ‘연합 소부대 전술훈련’에 참가한 육군1보병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 장병들이 보병·화생방·공병 등 병과 기능별로 연합팀을 이뤄 화생방 오염 지역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양주시 일대에서 열린 ‘연합 소부대 전술훈련’에 참가한 육군1보병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연합사단) 스트라이커여단 장병들이 보병·화생방·공병 등 병과 기능별로 연합팀을 이뤄 화생방 오염 지역에 진입하고 있다.

 

 

첫 특화된 병과 소대 연합훈련

지난달 26일 경기도 양주시 일대에서 열린 이번 훈련에는 무적칼여단에서 보병대대, 화생방소대, 공병소대 등 3개 부대가, 연합사단에서는 스트라이커여단과 화생방대대 등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여러 병과의 한미 소부대 지휘자가 모여 작전을 토의한 뒤 상황에 맞춰 보병·화생방·공병 등 각 병과를 한 팀으로 구성해 이뤄졌다.

훈련은 일부 지역이 적의 화생방 피해를 본 상황으로 시작됐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미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탑승한 미2사단/연합사단 장병들. 이들은 이어 도착한 1사단 무적칼여단 장병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피아식별을 위한 수신호임을 파악한 무적칼여단 장병들도 정해진 수신호로 응답했다.

연합팀을 구성한 한미 장병들은 오염지역으로 진입했다. 화생방 부대가 제독차량과 장비로 정찰·제독을 실시하자 투입된 연합 보병부대가 적을 격멸했다. 혹시 모를 폭발물 등에 대비해 수색팀에 합류한 공병부대 장병들까지 모든 격실을 샅샅이 훑었다.

스트라이커여단 선더대대 작전장교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연합사단 김현교 대위는 “각자의 주특기에 특화된 병과 소대들이 모여서 하는 연합훈련은 처음”이라며 “양국 부대가 항상 모든 자산을 갖추고 있을 수 없다. 양국이 부족한 자산을 서로 보완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스트라이커여단 션 무어 대위도 “이번 연합훈련으로 한국군과 서로 장비 특성을 이해하고 더욱 긴밀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작전 토의하는 한미 소부대 지휘자들.
작전 토의하는 한미 소부대 지휘자들.

 

연합팀이 화생방 오염 지역에 숨어든 적을 제압하고 있다.
연합팀이 화생방 오염 지역에 숨어든 적을 제압하고 있다.

 


한미 장병들 통역 없이도 열성적으로 작전 토의 

육군은 올해부터 보병·화생방·공병·포병 등 각 병과별로 시행했던 연합 소부대 훈련을 통합해 제병협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날 훈련도 그동안의 연합훈련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우선 규모는 줄이고 병과 종류는 늘려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특히 소규모로 진행돼 누구나 적극적으로 훈련할 수밖에 없는 환경도 만들었다.

두 나라 장병들의 소통 역시 극대화되고 있다. 소부대 제병협동 훈련에서는 모두가 전문성을 발휘해야만 하는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통역 없이도 열성적으로 작전을 토의하는 한미 장병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소부대 제병협동 훈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실전적 소부대 전투기술 숙달의 중요성이 대두된 요즘 시의적절한 훈련이라는 평가다. 김 대위는 “소부대 훈련으로 진행된 덕분에 장병 한 명 한 명이 움직이는 걸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며 “소대부터 전문요원을 양성한 뒤 중대급, 대대급까지 규모를 점차 늘린다면 성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육군의 교육훈련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최원식(준장) 육군본부 작전교훈처장은 “다변화된 적 위협과 많은 제한요소를 극복해야 하는 현대전의 특성을 고려하면 제 전장기능을 통합한 제병협동훈련은 필수”라며 “다양한 병과의 한미 소부대 지휘자가 상호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적보다 절대 우위의 전사적 기질, 승리의 자신감을 함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협조회의서 훈련 개념 설정 발전방향 논의 

육군의 연합훈련이 매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분기별로 열리는 ‘연합훈련 협조회의’ 덕분이다.

육군은 분기마다 한미 상·하급 부대가 참가하는 연합훈련 협조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회의에는 육군본부, 교육사령부, 각 군단과 미8군 등 80여 명의 한미 양국 훈련 담당자가 참가해 연합훈련의 개념과 방향을 설정하고 발전방향을 논의한다.

소부대 단위 연합훈련부터 자유의 방패(FS)·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연습과 연계한 제병협동 대규모 실기동·실사격훈련, 통합화력운용훈련에 이르기까지 한미 전 제대의 연합훈련을 체계적으로 계획·시행하고 있다.

김정혁(준장) 연합사단 협조단장은 이 자리에서 미군과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한미동맹과 연합훈련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다수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올해 구체적인 제병협동 연합훈련 계획도 이 회의에서 수립한 것.

김 단장은 “분기별로 연합훈련 협조회의를 시행해 연합 소부대 제병협동훈련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다수의 참전 경험을 가진 미군의 실전적 훈련에 대한 축적된 노하우를 공유하고, 연합작전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육군의 많은 부대들이 다양한 연합훈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줄지어 기동하는 미 스트라이커 장갑차.
줄지어 기동하는 미 스트라이커 장갑차.

 



육군, 전시 발생 가능한 다양한 상황 대비 

육군은 현대전의 전쟁 양상과 전훈을 고려해 국내외 연합훈련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국내 연합훈련은 총 200여 건이 계획돼 있으며, 이 중 전반기에 70여 건을 시행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이었던 지난해 150여 건의 연합훈련을 진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육군은 앞으로도 해외 연합훈련은 물론 국내 연합훈련 활성화를 위해 연합 KCTC 훈련과 K-ICTC(국제 과학화전투경연대회) 등 국내외 연합훈련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는 연합 KCTC 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측 규모를 중대에서 대대급으로 확대했다. 또 미 항공·전자전 자산을 활용하는 공병·화력·항공 등 지원배속부대의 참가를 확대해 성과를 높이고 있다.

연합 KCTC 훈련 외에도 실기동·실사격 훈련이 가능한 무건리·승진·로드리게스 훈련장 등에서 다양한 훈련을 연합사단 주도로 시행하고 있다. 연합전투사격, 도시지역작전, 연합 화생방대응팀 공중강습훈련, 연합합동 지속지원훈련 등 전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국외 연합훈련은 2014년부터 미 육군의 여단급 전술훈련인 국립훈련센터(NTC), 합동준비태세훈련센터(JRTC) 훈련에 한국군 중대급 병력이 참가해 연합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군은 순환배치 부대인 미 스트라이커여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한미 상호운용성을 높였다.

최 처장은 “엄중한 안보상황 속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획기적인 훈련 방법 개선을 통해 기동·화력·지휘통제 자산에 대한 상호운용성을 검증하고 적보다 절대 우위의 전사적 기질, 승리의 자신감을 함양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육군은 소부대부터 대부대에 이르기까지 연합훈련을 확대해 ‘이기는 것이 습관이 되는 육군’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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