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 대비, 속도와 강도를 높여라

입력 2024. 06. 28   16:33
업데이트 2024. 06. 3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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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아미타이거 부스트 프로젝트

다족형로봇 등 상용장비 시범 운용

즉시 적용 가능한 신기술 식별·실증
AI 지휘결심 지원체계 현실화 도모
민간 방산업체 첨단 기술 접목 나서 


육군이 미래 무기체계 ‘쇼핑’에 나섰다. 4차산업혁명과 맞물린 미래전에 대비하기 위해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심정으로 민간에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군과 산·학·연이 2주 동안 치열하게 머리를 맞댄 ‘아미타이거(Army TIGER) 부스트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글=조수연/사진=김병문 기자

 

지난달 27일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아미타이거실이 주관한 육군의 아미타이거 부스트 프로젝트 운용 결과 확인 현장에서 국방부·육군본부·방산업체 관계자들이 토의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아미타이거실이 주관한 육군의 아미타이거 부스트 프로젝트 운용 결과 확인 현장에서 국방부·육군본부·방산업체 관계자들이 토의하고 있다.

 


미래전 승리 목표…K방산 시장 적극 공략


지난달 27일 경기도 파주시 도시지역작전훈련장. 지휘소에 마련된 모니터에 적과 아군이 아이콘으로 표시됐다. 한눈에 들어오는 전장상황을 빠르게 파악한 대대장이 명령을 하달하자 소형 전술차량과 무인 전투차량이 지상을 누비고, 정찰·공격드론이 날아올랐다.

빛이 없는 지하시설(UGF)에는 다족형 로봇이 선두로 걸어들어가 정찰했다. 육군9보병사단 장병들이 그 뒤를 따랐다. 전장 상황은 동시에 지휘소에 생중계됐다.

일련의 과정이 ‘척척’ 진행된 것은 ‘인공지능(AI)지휘결심 지원체계’ 덕분이었다. 다양한 전장정보를 수집·분석해 지휘관의 지능형 지휘결심을 지원하는 시스템. 지휘소와 전장이 성큼 가까워진 걸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같은 날 훈련장 회의실에서는 방산업체들의 전시회도 열렸다. 다족형 로봇, 종이드론, AI지휘결심 지원체계 등이 저마다의 기량을 뽐냈다. 제아무리 구색이 화려해도 기본은 ‘전장에서 운용할 수 있는가’였다.

한 업체는 러시아군의 최첨단 전투기들을 파괴시켰던 ‘종이드론’을 소개했다.

이 드론은 종이상자의 재료인 누렇고 딱딱한 ‘판지’로 만들어졌다. 박스 형식으로 배달돼 현장에서 쉽게 조립할 수 있고, 레이다망을 피하기 유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드론 대비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사시 북한이 구축한 수많은 터널 갱도에서의 전투와 도시지역작전에서 활약할 ‘다족형 로봇’도 눈에 띄었다.

 

 

유·무인 복합체계를 활용해 장애물을 개척하는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운데).
유·무인 복합체계를 활용해 장애물을 개척하는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운데).

 

자폭 공격을 위해 비행하는 종이드론.
자폭 공격을 위해 비행하는 종이드론.



2040년까지 아미타이거 부대 완성 목표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아미타이거실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육군이 지난달 17일부터 2주 동안 이어온 ‘아미타이거 부스트 프로젝트’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국방부 국방혁신4.0 업무담당자와 육군본부 아미타이거 추진 및 획득 업무담당자, 국내 방산업체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육군은 2018년부터 미래프로젝트인 아미타이거를 3단계로 추진 중이다. 2040년까지는 모든 전투부대를 아미타이거로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미래전’이 더이상 미래 이야기가 아닌 요즘. 육군은 민간방산업체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받아들여 아미타이거 체계를 속도감 있게, 강력히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전에 필수인 첨단장비와 기술을 조기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눈부시게 발전하는 K방산 신기술을 육군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준비됐다. 특히 신경과 두뇌 역할을 하게 될 최첨단 기술을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저궤도 위성, 모바일 전술 네트워크, AI지휘결심 지원체계,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간의 상호 운용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이번 행사는 군과 민간 방산업체의 니즈(Needs)가 만나는 장이었다. 군은 필요한 첨단기술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방산업체들은 그들의 기술력을 군에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업체들은 군 적용 시 보완사항 등을 제시하며 이번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했다.


 

인터뷰 - 윤한일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아미타이거실장

“현대전 양상 보면 느긋할 여유 없어… 더 빠른 준비 필요해”

“현재 육군은 아미타이거의 발전을 절박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끊임없는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빠른 변화가 필수입니다.”


윤한일(준장)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아미타이거실장이 힘줘 말했다. 윤 실장은 요즘 민간의 첨단 상용장비를 도입하기 위한 ‘아미타이거 부스트 프로젝트’에 몰두해 왔다. 현대전 양상을 보면 느긋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최근 전쟁에서는 위성을 활용한 초연결 네트워크, 드론과 로봇을 활용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AI의 군사적 활용 등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육군도 이에 대해 보다 더 빠르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산·학·연과 손을 잡았다. 민간의 첨단과학기술을 아미타이거에 접목해 대내외적으로 체감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퍼졌다. 그렇게 탄생한 게 이번 프로젝트다.


“첨단 상용기술과 장비를 선제적으로 시범운용하며 육군의 무기체계 운용개념과 군사과학기술의 발전방향을 선도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이를 통해 산·학·연·군의 효율적인 연구개발은 물론, 아미타이거 체계의 진화적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군과 방산업체의 니즈가 잘 맞는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군이 민간의 첨단과학기술을 찾는 것만큼, 첨단기술을 가진 방산업체도 자신들의 기술을 군에 적용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부족했던 거죠.”


윤 실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이어질 시도들이 국가안보의 한 축인 K방산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산·학·연·군의 소통이 정례화된다면 아미타이거의 발전에 더해 K방산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육군이 미래전장 준비를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군 구성원들과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진=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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