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구성원 모두의 오늘을 담아내는 넓고 큰 그릇 돼야”

입력 2024. 06. 20   17:01
업데이트 2024. 06. 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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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를 다시 생각한다’ 국방정신전력원 연구보고서 

독보적 존재감으로 나아가라
1964년 창간, 반세기 넘게 국군과 함께해 와
군·국민과의 소통에 있어 존재만으로 가치 충분
군 구성원 하나로 뭉치는 것이 정신전력의 요체
국방일보, 구독자들 묶는 역할에 관심 기울여야

막중한 책임감으로 지켜가라
북핵·신냉전 구도 등 눈앞에 놓인 수많은 어젠다
치열한 공론의 장이자 토론의 장으로 역할 확대
군인들이 사명 완수하고자 노력하고 있을 때
다른 곳에 같이 나아가는 누군가 있음을 전해야

창간 60주년을 맞은 국방일보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전문적인 학술 연구가 나와 눈길을 끈다. 국방정신전력원이 지난 13일 발행한 정책연구보고서 정신전력 이슈브리프 제3호(24-1호) ‘국방일보를 다시 생각한다’의 주요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정리=김상윤 기자/사진=국방일보 DB



들어가며

오늘날의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농업혁명에는 최소한 수천 년, 산업혁명은 200~300년, 그리고 근래의 사회 변화를 지칭하는 정보화 혁명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시대의 변화는 기존 체계와 제도, 혹은 역사와 전통의 해체를 강력하게 요청하거나 종용하기도 하며, 그에 대한 파괴적 행위에 즉각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류에 영향을 받는 존재는 대한민국도 포함되며 군 조직, 그리고 국방일보 역시 포함된다.


국방일보를 향한 오늘의 시선

새로운 세계가 부여하는 ‘탈바꿈’의 압박은 국방일보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일정한 수준의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구체화됐다. 이는 국방일보와 함께 시작된 병영의 하루를 재구조화는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 이제 인터넷 포털 뉴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확인 가능하며 군 복무를 하고 있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나와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확인할 수 있다.

허버트 매클루언은 “전기의 힘으로 이제 지구는 사실상 하나의 촌락이 됐다”고 주장했는데, 전기의 활용은 스마트폰 보급을 통해 훨씬 더 광범위해졌다. 더욱이 2019년 이후 병사로 복무하는 이들에게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면서 “전기의 힘으로 영외와 영내는 이제 하나의 영이 된 것”이라는 결론도 가능하게 됐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마주한 위기, 곧 인구절벽이 가져온 외면하기 힘든 현실 세계의 문제는 국방일보를 앞으로도 현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따른 회의론은 ‘국방일보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란 질문으로 구체화된다. 그리고 이는 종이신문의 위기와도 연결돼 있다.


보고 만질 수 있는 종이 신문의 가치

그러나 여전히 종이는 없어지지 않았다. 종이가 지닌 강인한 생명력은 종이가 인류와 영원히 동행할 것이라는 추정에 힘을 싣는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무한한 확장 국면에서도 종이가 여전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종이가 인간의 감각과 친밀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에 힘입은 바 크다. 여러 연구에서도 지면에 있는 글자를 읽을 때가 화면 속의 글자를 볼 때보다 빠르다는 점, 종이 매체를 활용한 치료가 인지기능 향상을 가져왔다고 보고됐다. 종이가 가진 힘은 궁극적으로 종이의 가치로 연결되며 그 가치를 포함하고 있는 국방일보의 인쇄본은 인간 본연의 감각을 지닌 국방 가족 모두에게 친숙하고 친밀한 매체임을 증명한다.


‘전우’부터 ‘국방일보’까지 역사적 가치

국방일보는 1964년 11월 16일 창간된 이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창간 60년’을 맞이했고, 이제 짧지 않은 역사와 전통을 지닌 신문이 됐다. 국방일보는 오랜 시간 신문 제호의 변경과는 무관하게 대한민국 안전을 보장하는 대한민국 국군을 향한 관심을 이어왔다. 발행 햇수로만 따지면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몇몇 단체의 회보(會報), 혹은 창립 100년이 넘었거나 그에 다가서고 있는 대학 학보(學報) 정도가 국방일보에 비견될 만큼의 역사를 지닌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와 같은 신문은 인쇄가 되더라도 ‘주간지’ ‘월간지’ 형태라는 점에서 국방일보가 보유한 역사적 자산과는 질적인 측면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국방일보에 실린 뉴스 범주는 신문 이름에 ‘국방’이 들어가 있는 만큼, 비슷하거나 더 오랜 역사를 지닌 일간지와 비교해도 전혀 국지적이거나 지엽적이지 않다. 특히 국방일보 1면에 소개되는 내용은 국군통수권자는 물론 주권자인 국민에게까지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큼직한 소재인 경우가 많다.


존재, 그 자체의 가치

때로는 어떠한 존재자가 그 스스로 존재로서 인정받기 위해 세계의 운행 가운데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경우를 왕왕 살펴볼 수 있다. 바로 군이 그런 존재다. 대한민국은 “이 나라가 복구되려면 최소 100년은 걸릴 것”이라던 더글러스 맥아더의 전망을 뒤엎고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모든 성취를 가능하게 한 선결 조건은 바로 우리 군 조직의 존재 덕분이라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국방일보 역시 우리 군에 있어, 또한 국민과의 소통에 있어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하고 분명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

한편 일선 부대에서 ‘좋은 일’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 ‘좋은 일’의 여운이 가시기 전 부대원의 마음은 ‘이 일을 국방일보에 알려야겠다’ 정도로 수렴될 수 있을 것이다. 군인으로서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바쁜 일과를 보내고, 그 때문에 긴 시간 국방일보를 보지 못했다고 해도, 국방 가족의 ‘염두(念頭)’에 국방일보는 언제나 존재해 왔다.


다시, 국방일보 ①홍보의 장 

국방일보는 홍보의 장이다. 이것은 국방일보가 지닌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과 연결된 부분이다. 인쇄본이 있는 유일한 국방 관련 신문이자 유구한 역사를 가진 매체, 그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까지 가능한 국방일보는 앞으로도 군을 대표하는 매체로서 든든히 서 있어야 한다. 이제 국방일보는 국방 분야 종사자, 곧 현역 군인과 군무원, 국방부 및 산하기관, 그리고 외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나아가 방산 업체 직원까지 포함하는 ‘국방인’ 모두의 ‘오늘’을 담아내는 넓고 깊은 그릇이 돼야 한다.


다시, 국방일보 ②공론과 토론의 장

국방일보는 이제 우리 군이 고민해야 할 수많은 ‘어젠다(Agenda)’에 주목하고, 우리 군 구성원 모두에게 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의 이견이 지면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개발’ ‘신냉전 구도의 고착화’ ‘현역 비율의 감소’ ‘이주배경 가정 출신 장병의 증가’ 등등 논의할 주제는 차고 넘친다. 이러한 상황은 정책결정권을 지닌 계층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진지한 경청과 충분한 숙의를 반복하도록 한다. 우리 군 내부에서도 공청회, 세미나, 콘퍼런스 등의 이름을 단 행사가 줄을 잇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국방일보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해 우리 군 구성원 각자가 갖춘 경험적, 학문적 배경과 개별적으로 보유한 감각과 방향에 입각한 그들의 생각, 그리고 입장을 충분히 담아내는 것에 천착해야 한다. 앞으로 국방일보는 국방 분야의 어젠다에 관한 치열한 공론의 장, 토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발행 목적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

다만 토의의 선행을 통해 공정과 상식에 입각한 규칙을 정하고, 이를 토대로 계급과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건강한 논쟁이 국방일보의 지면 일부에서 펼쳐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힘을 쏟아야 한다.


다시, 국방일보 ③연결과 결집의 장

정신전력의 요체는 우리 군 구성원 모두가 국민과 국가를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 타협할 수 없는 그 하나의 사명으로 굳게 뭉치는 것에 있다. 앞으로 국방일보는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방일보는 이제 주요 구독자를 하나로 묶는 역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군인인 내가 ‘이곳’에서 그 사명을 완수하고자 노력하고 있을 때, 우리 국토의 다른 지점인 ‘저곳’에서도 같은 사명을 완수하고자 노력하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음을 확인해주는 기사(記事)로서 가능하다. “원팀이 드림팀”이라는 문장과도 일맥상통하는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이 국방일보를 통해 구현됨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국방일보의 관심은 이제 이 지점에도 반드시 머물러야 한다.


마치며

국방일보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대한민국 국군의 동반자로서 그들과 동행해왔다. 전쟁의 참화가 벌어지고 있던 시기에도, 해외에서 우리가 믿는 신념과 가치를 확산하고 지키는 과정에서도, 또한 우리 군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한다는 무한한 책임감을 발산해왔던 ‘모든 날, 모든 순간’에 함께해왔다. 이와 같은 국방일보의 모습은 군(軍)이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인터뷰 - 곽태환 국방정신전력원 전문연구원 


“독자적 가치 지닌 신문…국방일보는 계속돼야” 



“국방일보는 계속돼야 한다. 이것이 이번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지금까지 국방일보는 잘해왔습니다. 지금도 잘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분명히 잘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국방정신전력원 정신전력 이슈브리프 제3호(24-1호) ‘국방일보를 다시, 생각한다’의 연구자인 곽태환 전문연구원의 말이다. 공군 학사장교 129기 예비역 대위인 곽 연구원은 정훈장교로 근무하던 현역 시절부터 국방일보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국방일보는 우리 군의 아침을 여는 존재입니다. 현역 시절, 정말 어쩌다 한 번 국방일보가 부대에 오지 않으면 ‘왜 안 오지?’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우리 군에 굉장히 당연한 일상인 것이죠. 그런 국방일보를 이제 연구자로서 진지하게 바라보며 가치와 미래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곽 연구원은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에 비춰볼 때 오늘날의 국방일보가 외면하기 어려운 도전적 목소리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인구절벽에 의한 독자층 감소, 95%를 웃도는 스마트폰 보급률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종이신문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군 내부에서도 신분과 계급에 상관없이 개인 휴대전화의 활용이 비교적 자유롭게 된 현시점에서 국방일보에 대한 회의론, 전환론, 감축론 등은 상당한 위력을 지니게 됐습니다.”

그러나 곽 연구원은 오늘날에도 여전한 국방일보의 본원적 가치에 주목하며 섣부른 회의론은 국방일보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함을 꼬집었다.

“국방일보는 60년의 역사를 지닌 인쇄본이 있는 신문입니다. 그 존재만으로도 분명하고 독자적인 가치가 있죠. 우리 군은 이윤을 창출하는 조직이 아닙니다. 그 조직 안에 있는 국방일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타 일반 매체들과는 역할과 기능이 처음부터 다른 것이죠. 계량적 평가 기준을 국방일보에 적용하면서 회의론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강하게 표현하자면 우리 군에 대한, 국방일보에 대한 몰이해와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곽 연구원은 국방일보의 새로운 도약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국방일보가 현역은 물론 예비역 등 국방인 모두와 국방 분야에 관심이 있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홍보, 소통, 결속의 장(場)으로 존재하기를 바랍니다. 국방일보를 통해 우리 군 조직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서로의 소식을 공유하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더욱 굳건하게 결속되기를 희망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말 중에 ‘원팀이 드림팀’이란 말이 있습니다. ‘상하동욕자승’ 역할을 국방일보가 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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