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사나이, ‘1100일의 기적’ 쏘다

입력 2024. 06. 17   15:51
업데이트 2024. 06. 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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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센 심장 제세동기 달고 유로 데뷔골
경기 MVP “이번 나의 이야기 다를 것”
덴마크, 슬로베니아와 접전 끝 1-1
잉글랜드·네덜란드 나란히 첫승 신고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17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뜨린 후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17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뜨린 후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3년 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때 그라운드에 쓰러졌던 덴마크의 간판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유로 무대에 돌아온 경기에서 득점포까지 가동하며 복귀를 자축했다.

에릭센은 17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1차전에 선발 출전,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요나스 빈이 공을 절묘하게 뒤로 흘려주자 에릭센이 중앙으로 달려들며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침착하게 오른발 슛을 꽂았다.

덴마크 대표로 A매치에 130경기 넘게 출전하고 42골을 넣은 에릭센에게도 여느 때보다 특별한 한 골이었다.

3년 전인 2021년 6월 유로 2020에 출전했던 그는 코펜하겐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해 뛰다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져 큰 충격을 안겼다.

심장마비가 왔던 그는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진 뒤 주변의 응원 속에 회복했고,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당시 심장 제세동기를 단 채로는 세리에A에서 뛸 수 없어서 소속팀인 인터 밀란을 떠나야 했던 그는 이후 잉글랜드 브렌트퍼드를 거쳐 지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덴마크 국가대표에도 복귀해 2022 카타르 월드컵 등에 출전한 에릭센은 유로 무대에도 건강하게 돌아왔고, 첫 경기에서 뜻깊은 골까지 넣었다. 그는 환한 미소와 함께 두 팔을 활짝 펼치며 그라운드를 달리는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3년 전 유로 첫 경기에서 많은 시간을 뛰지는 못했으나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던 에릭센은 정확히 1100일 만에 치른 유로 경기에서 또 한 번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에릭센은 “지난번과 비교했을 때 이번 유로에서 나의 이야기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내게 무척 큰일”이라면서 “다시 경기하는 것에 자신감이 있었고, 돌아와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골을 넣고서 매우 기뻤다. 내가 유로에서 골을 넣은 적이 없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었다”면서 “첫 골로 팀을 도울 수 있어서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덴마크가 후반 32분 슬로베니아의 에리크 얀자에게 동점 골을 내주며 1-1로 비겨 에릭센의 골은 승점 1을 안겼다.

잉글랜드는 겔젠키르헨의 아레나 아우프샬케에서 열린 C조 1차전에서 세르비아를 1-0으로 따돌렸다.

직전 대회인 유로 2020에서 결승에 올랐으나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지며 첫 우승의 기회를 날렸던 잉글랜드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가운데 나선 이번 대회 첫 경기를 승점 3으로 시작했다. ‘세르비아’라는 이름으로는 처음으로 유로 본선에 오른 세르비아는 첫 경기 패배를 떠안았다.

D조의 네덜란드는 함부르크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폴란드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승점 3을 따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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