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게 듣는다

입력 2024. 06. 16   15:13
업데이트 2024. 06. 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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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강·끝 원칙
날 선 대비태세 몸으로 체득


부대 전체가
강하고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장병 개인이
우리 임무 자부심·사명감으로


 지금 북한은… 
오물풍선 살포·GPS 전파교란
몰상식하고 비이성적 도발 감행
해상국경선 획정하기 위한 의도

국방혁신 4.0 방향은…
4차 산업혁명·첨단기술 접목
AI 과학기술 강군 변화에 주력
2040년까지 혁신성과 가속화

간부·지휘관 정책은…
‘쉴 때 푹, 할 땐 팍’ 문화 개선
전투 지휘 전념할 수 있도록
복무여건 만족도 높이기 최선 다해

혈맹타이 외교…
한미 버건디색 넥타이 함께 매고
‘피로 맺어진 굳건한 결속력’ 다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3일 “야전부대에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해야 할 과업은 ‘강하고 실전과 같은 훈련’”이라며 “이러한 전술 전기 구비를 통해 적이 도발한다면 망설임 없이 도발 원점뿐만 아니라 지휘세력까지 타격할 수 있는 날 선 대비태세와 응징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군 장병들에게 “역사상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글=조아미·서현우/사진=이경원·양동욱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방일보와 인터뷰에서 국군 장병, 군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임무를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방일보와 인터뷰에서 국군 장병, 군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임무를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 북한이 최근 대남 오물풍선 부양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교란 등의 도발을 했다. 북한의 의도를 어떻게 보는지?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군사력 강화와 경제 회복을 모색하고 있으나, 내부 사정은 오히려 경제난 지속 등으로 북한 주민 기대에 부응하기에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김정은은 주민 불만을 희석하고 내부 결집을 위해 외부 긴장 조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초부터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행보를 강화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을 김정은 체제 유지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는 북한은 오물풍선 살포라는 몰상식하고 비이성적인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우리 사회 내 ‘민간단체의 대북 풍선 중단 여론’을 확산하고 정부 차원의 ‘대북 풍선 부양 차단’ 강요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최근의 고강도 GPS 전파교란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는 북한의 입장을 우리에게 간접적으로 시위하고, 북한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상국경선을 획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향후 북한은 최근 국방성이 발표한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서해 작전 활동, 정찰감시에 대한 ‘공세적 대응’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한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태세와 의지 시현이 긴요하다.”


- 지난 4일 정부가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그동안 9·19 군사합의로 인한 제약과 우리 안보의 어려움은 무엇이었고, 앞으로의 안보 태세 복원 로드맵은 어떻게 되나? 

“최근 북한은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오물풍선 살포, GPS 교란 등으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고 재산 피해까지 발생시켰다. 그러나 우리 군은 지·해상 등에서의 군사행동을 제한하는 ‘9·19 군사합의’로 인해 정상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제한됐던 전략·전술적 차원의 심리전 재개 및 작계지역에서의 여단급 이상 실질적 훈련과 포병사격 등을 시행하게 되어 대비태세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번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결정으로,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즉각·강력히·끝까지’ 응징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필요하고 충분한 대응조치를 할 것이다. 향후 우리 군은 자체 계획에 따라 해당 작전 지역 내에서 사격 및 기동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다.”


-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에서는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 

“성과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단합된 대응을 촉구했다. 또한 양자·3자 차원의 다양한 현안 논의를 통해 동맹 및 역내 주요 가치공유국과 협력·연대의 수준을 심화·발전시켰다. 마지막으로, 우리 인도-태평양 전략의 이행을 본격화하는 한편, 우리 방산업체의 해외 진출 여건을 더욱 우호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지난해에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맞춤형 억제전략(TDS) 개정 등으로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서 지난 10~11일 우리 국방부 주도로 한국에서 진행된 제3차 NCG 결과와 의미는? 

“핵심적인 성과는 지난해 워싱턴선언 이후 출범한 NCG가 1년도 되지 않아 ‘공동지침(Guide Line)’을 완성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효과적인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해 NCG가 추진할 세부 과업과 과업별 목표, 원칙, 절차 등이 담겨 있다. 이번 NCG를 통해 북핵 위기 시 한미 정상 간 즉각적인 소통을 보장할 수 있는 정상 간 협의 절차 및 통신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한미 간 긴밀한 협의는 평시부터 전시까지, 정상급부터 실무급까지 빈틈없이 지속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 우리 군 정찰위성과 고체연료추진 우주발사체의 발사 성공은 국민에게 희망을 전하며 큰 성과로 찾아왔다. 

“군 정찰위성의 확보는 감시정찰 능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전력이다. 군 정찰위성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곳을 낮과 밤, 기상상황에 상관없이 전천후로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추가 군 정찰위성의 배치와 초소형위성체계 개발을 통해 북한 전 지역에 대한 독자적 상시 위협 징후 감시 능력이 강화될 예정이다.”


- 국방혁신 4.0의 효과와 추진 방향은? 

“국방혁신 4.0의 핵심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북한 핵·미사일 등 현존 위협과 병역자원 감소 등 미래 위협의 변화에 대비해 우리 군을 4차 산업혁명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AI 과학기술 강군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군을 단계적으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 혁신해 군의 전투력을 향상하고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국방과학기술과 전문인력은 사회로 환원되어 민간 과학기술 역량을 제고할 것이며, 이것이 새로운 국가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될 것이라 확신한다. 국방혁신 4.0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2027년까지는 혁신기반을 구축하고, 2032년까지는 혁신성과를 가시화하며, 2040년까지는 혁신성과를 가속화할 것이다. 첨단과학기술 활용과 본질적 변화가 필요한 핵심 분야 위주로 우선 추진하며, 동시에 법률·제도·예산지원 및 시범·실험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회의 정례화가 추진 중이다. 유엔사회원국들과의 글로벌 안보 연대가 왜 중요한가? 

“대한민국 안보의 3가지 축은 첫 번째 우리 군의 압도적인 국방 태세, 두 번째 강력한 한미동맹, 세 번째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입장국과의 연대다. 유엔사는 정전 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전협정 이행은 물론, 유사시 별도의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없이도 유엔사 회원국들의 전력을 통합해 한미연합군에 제공하는 등 대한민국을 방위하는 강력한 힘의 원천이다. 우리 군은 유엔사 및 유엔사회원국과의 공고한 협력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평화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오는 9월에 두 번째 회의를 개최하는데 이를 계기로 정례화할 생각이다.”


- 초급간부 복무 여건 개선을 비롯해 중견·고급간부와 지휘관에 대한 정책도 추진되고 있다. 

“국방부는 올해 경계부대 시간외근무수당 상한 시간 100시간 확대, 당직근무비 2배 인상, 단기복무장려금(수당) 33% 인상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단기복무장려금(수당) 인상과 초급간부 성과상여금 기준호봉 상향, 당직근무비 인상 등 처우를 개선했다. 아울러 2026년까지 간부 숙소 1인 1실 확보 등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병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불필요한 대기 태세를 최소화하는 등 ‘쉴 때 푹, 할 땐 팍’의 일하는 문화 개선을 통해 초급간부들의 복무 만족도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견 지휘관들의 경우 지휘관의 무한책임과 병력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전투지휘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전투지휘 활동비 증액 및 작전 관련 예산을 현실화하고 있다.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증원을 통해 상담은 상담관이 전담하여 지휘관의 인사관리 부담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 K방산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방산의 강점과 성과, 앞으로의 수출 전망은? 

“최근 2년간 연평균 방산 수출 수주액은 150억 달러 이상으로 사상 최대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국산 헬기 수리온의 첫 수주를 기대하고 있고, 다양한 국가와 본격적인 수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우리 방위산업은 대규모 실전 운용 경험과 신속한 납품 등 우리만의 강점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주요 무기 수출국 중 하나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방산기업들 스스로가 국내 수요에 따른 생산뿐만 아니라 국제 경쟁력을 갖춘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2021년에는 무기 수출액이 수입액을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 군이 사용한다는 것만으로 세계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고 있으며, 무기체계 운용과 교육훈련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K방산의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방부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지난 7일 F-4 팬텀 퇴역식이 큰 화제가 됐다. 이는 군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많은 감동을 준 뜻깊은 행사였다. 

“팬텀은 1969년 우리 군에 도입될 당시 세계 최강의 신예기로 55년간 우리나라 상공을 지켜 왔다. 팬텀 퇴역식에서 전역자에게 화환을 수여해 예우를 표하고, ‘전설을 넘어 미래로!’라는 슬로건으로 팬텀의 오랜 역사와 영광을 기렸다. 우리 군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킨 영웅을 예우하고 기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55년간 대한민국 영공수호에 평생을 바치고 퇴역하는 팬텀의 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퇴역 행사를 준비했다. 다음 세대의 전투기들이 그 임무와 의미를 지속해 우리와 영원히 함께한다는 정신을 부여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 우리 군의 중요한 행사에서 ‘호국영웅 지정석’을 마련하고 최근에는 ‘호국영웅 추념 행사’도 열렸다. 이러한 행사를 하게 된 이유는 ? 

“국방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주요 행사 시 ‘호국영웅 지정석’을 마련하고 있다. 또 ‘호국영웅 기(旗)’를 상시 게양해 호국영령들의 뜻을 기리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공헌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6·6 추모주간’과 ‘6·25 안보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영웅들께 대한 감사와 예우를 표현함과 동시에, 우리의 호국정신을 한층 더 고취하기 위한 것이다. 호국영웅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의 자유, 평화, 번영이 있다는 것을 모든 장병이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취임 이후 강조한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이 이제는 완전하게 우리 군에 정착된 것 같다. 이 원칙이 장병들에게 어떻게 체득되길 바라는지? 

“우리 군의 본질이자 존재 가치는 적과 싸워 이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병 개개인은 물론, 부대 전체가 전투적 사고로 무장하고 실전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지난 2년여 동안 우리 군의 훈련은 이전과 비교해 야외기동훈련은 약 1.3배, 연합훈련은 약 2배 정도 확대됐다. 훈련 내용과 강도 면에서도 실전성이 배가됐다. 저는 야전부대에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해야 할 과업은 ‘강하고 실전과 같은 훈련’이라고 본다. 이러한 전술 전기 구비를 통해 적이 도발한다면 망설임 없이 도발 원점뿐만 아니라 지휘세력까지 타격할 수 있는 날 선 대비태세와 응징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 장관님의 ‘넥타이 국방 외교’가 큰 시선을 모으고 있다. 상대국과 더욱 친밀한 분위기를 만들면서 좋은 성과를 만드는 하나의 바탕이 되는 것 같다. 

“특별 제작한 넥타이를 처음 착용한 것은 지난해 11월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때다.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타이(Tie)’가 연대와 결속을 의미한다는 점에 착안해 한미 양국 장관이 같은 넥타이를 착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한미가 ‘피로 맺어진 굳건한 결속력’으로 이어져 있다는 의미에서 버건디색 ‘혈맹타이(Blood Alliance Tie)’를 나란히 착용했다.”


- 우리 장병과 군무원 등 모든 국방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나 지휘 지침이 있다면? 

“지금도 지상·해상·공중 그리고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지키고 국위를 선양하는 국군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한미연합군사령부 장병들, 한국에 주둔하는 유엔군사령부 장병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아마 여러분들이 하는 노력에 비해서 보상이나 이런 것들이 아주 미비할 수 있고 또 근무하는 여건도 불리할 줄로 생각한다. 그러나 머리를 맞대고 개선하는 노력과 함께 우리가 정말 역사상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꼭 하면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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